[김민석 인사청문회] 여 ‘정책 질의’vs 야 ‘의혹 추궁’

시사위크=전두성 기자  김민석 국무총리 후보자에 대한 국회 인사청문회가 24일 시작된 가운데, 김 후보자를 향한 여야의 질의 방식에 차이가 뚜렷한 모습이었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북극항로 개척’, ‘대통령·당과의 협력 관계’, ‘사회적 갈등 관리’ 등 정책 질의에 집중했다. 반면 야당인 국민의힘은 ‘재산 형성 의혹’, ‘칭하대 학위 취득 과정’ 등 김 후보자를 둘러싼 각종 의혹에 대한 추궁에 나섰다.

◇ ‘자료제출’ 두고 시작부터 ‘난타전’

김 후보자 청문회 첫날인 24일, 여야는 김 후보자의 자료 제출 상황 등을 놓고 청문회 시작부터 공방을 주고받았다. 인사청문위원회 야당 간사인 배준영 국민의힘 의원이 포문을 열었다. 그는 “가족과 전 배우자를 빼고 수상한 금전 관계가 있는 딱 5명만 증인으로 요청했는데, 민주당이 응하지 않았고 (김 후보자) 본인을 포함한 주변인의 개인정보 동의를 제대로 하지 않았다”며 ‘자료 없는 깜깜이 청문회’, ‘묻지마 청문회’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배 의원은 “6년 전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청문회 재방송을 보는 것 같다”고도 했다. 같은 당 김희정 의원도 “의결한 자료 중에 상당수 도착하지 않았고 25% 도착했는데, 4분의 1 자료도 사실이 아닌 자료가 오거나 불성실한 자료가 왔다”고 했다.

이에 김 후보자는 과거 한덕수·황교안 총리 후보자 등을 거론하며 “그간 인사청문회의 전례와 규정에 따른 것”이라고 반박했다. 민주당은 김 후보자 엄호에 나섰다. 

채현일 민주당 의원은 “국민의힘 의원들이 요구한 자료엔 (김 후보자) 자녀 성적표와 학생기록부, 전 배우자의 출입국 기록이 있다”며 “국민의힘 의원들이 요구한 자료 중엔 무례하고 비상식적인 요구들이 있다. 이게 정상적인 청문회인가”라고 쏘아붙였다. 전용기 민주당 의원도 “(청문회는) 검사 취조실이 아니다”라고 했다.

이러한 과정에서 여야 의원들 간의 반말과 비속어도 나왔다. 박선원 민주당 의원이 “조용히 하라”고 반말을 했고, 이에 곽규택 국민의힘 의원이 “미친 거 아냐”라고 말했다. 이후 곽 의원은 사과를 하기도 했다.

◇ 민주당, ‘정책 질의’ 집중

이처럼 여야가 공방을 벌이며 오전 청문회를 마친 가운데, 오후엔 본격적인 김 후보자를 향한 질의에 들어갔다. 민주당은 이재명 대통령의 북극항로 개척 공약과 ‘사회 갈등 해결 방법’ 등 정책 질의에 집중하는 모습이었다.

박균택 의원은 질의에서 “북극항로 시대에 대비하는 (이 대통령의) 공약 부분은 해양수산부에 맡길 주제가 아닌, 대통령 직속으로든 국무총리 직속으로든 기구를 설치해서 책임감 있게 추진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하며 김 후보자에게 이에 대한 의견을 물었다.

김 후보자는 “제가 정식 취임하게 되면 (이 대통령과) 말씀을 나눠서 대통령 직속 또는 총리 직속의 위원회에서 필요한 조율을 할 수 있도록 하겠다”며 “이것은 부산의 문제를 넘어서는 대한민국의 비전과 관련된 문제”라고 강조했다.

박선원 의원은 ‘대통령·당과의 협력 방법’에 대해 질의했다. 이와 관련해 김 후보자는 “큰 틀에선 당·정이 하나라는 마음으로 국정의 일치를 높이기 위해서 최선을 다하겠다”며 “형식적인 주례 회동도 의미가 있겠지만, 수시로 여러 현안에 대해 말씀을 나누는 것이 더 의미가 있을 것”이라고 답했다.

한정애 의원의 사회적 갈등 관리에 대한 포부를 묻는 질의에 대해선 “갈등 해결은 가급적 집중적으로 해결하고, 미제는 빨리 판단해서 도저히 안 될 것은 미제로 남겨두고 새로운 과제를 풀어가는 방식으로 접근하는 것이 맞다고 본다”고 답했다.

채현일 의원은 ‘통합 방안’에 대해 물었다. 이에 김 후보자는 “대선 때 다른 당에 계시다가 (민주당 선대위에) 참여하신 보수 출신 정치인들을 가급적 역할을 할 수 있는 공간을 찾으려고 노력하고 있다”며 “야당과 더 열심히 만나는 노력을 하려고 한다”고 설명했다.

◇ 국민의힘은 ‘의혹 추궁’

반면 국민의힘은 ‘칭하대 학위 취득 과정’, ‘재산 형성 의혹’ 등 김 후보자를 둘러싼 의혹에 대해 집중 추궁했다. 

김희정 의원은 칭하대 학위 취득 의혹과 관련해 “제가 공항편이 몇 시에 출발했고 몇 시에 도착했는지 확인했다”고 운을 뗐다. 그러면서 “후보자가 직접 제출한 자료 중, 2007년 5월 29일과 2007년 7월 13일엔 존재하지 않는 편명을 적어서 냈다”고 지적했다. 또한 김 의원은 김 후보자가 제출한 항공편엔 중국 국내선 비행기가 있었다고 꼬집었다.

이에 김 후보자는 “(제출 항공편은) 실무자들이 작성했고 제출됐다”며 “만약에 기록상 오류가 있다면 제가 확인하겠다”고 해명했다.

주진우 의원은 김 후보자의 재산 형성 의혹을 추궁했다. 우선 김 후보자는 이날 청문회에서 빙부상 부의금 1억6,000만원, 출판기념회 2차례 수입 2억5,000만원, 장모에게 지원받은 2억원 등 세비 외 수입을 공개했다.

이에 주 의원은 “출판기념회가 제일 문제라고 생각한다”며 “국민 눈높이에 엄격히 맞지 않다”고 지적했다. 이에 김 후보자는 “평균 제 (출판기념회) 경우는 (책을) 3,000부·2,000부 이런 경우로 해서 평균 5만원 정도 선에서 후원 축하금이었다”고 밝혔다.

주 의원은 빙부상 조의금에 대해선 “1억 6,000만원이나 들어온 것도 일반 국민 관점에서는 과도하다는 생각이 든다. 장례 비용도 부담을 했을 것이고, 처가 쪽에도 가족이 있을 텐데 후보자에게 1억6,000만원이 배정이 됐다는 얘기”라고 했다. 이에 김 후보자는 “축의금·조의금까지 다 문제를 제기하신 것은 국회의원의 범위를 넘어서는, 전 국민이 축의금·조의금을 신고해야 하는 문제를 새롭게 제기하신 것”이라고 반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