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이데일리 = 인천 김진성 기자] “작년엔 ‘와, 왜 이렇게 시간이 안 가냐, 아직 반이나 남았어’ 이랬는데…”
KIA 타이거즈는 21일 인천 SSG 랜더스전을 치르면 정규시즌의 반환점을 돈다. 반환점을 앞두고 시즌 첫 5연승에 성공했다. 37승33패1무, 5위까지 치고 올라왔다. 단독선두 한화 이글스를 4.5경기 차로 추격할 만큼 전반기 막판에 드디어 상승세를 탔다.

개막전부터 부상자가 속출했고, 부상자들을 대체한 선수들까지 다치는 불운에 시달렸다. 멀쩡하게 뛰는 몇몇 선수들은 작년보다 성적이 뚝 떨어졌다. 타선의 득점력이 뚝 떨어지면서 투수들도 정신적, 체력적 부하가 작년보다 훨씬 크다. 극심한 투타 엇박자로 승패마진 +1승을 좀처럼 넘어서지 못하다 이번 5연승을 통해 처음으로 +4승을 경험했다.
초반부터 베스트라인업으로 치고 나가면서 선두를 질주했던 작년과 완전히 딴 판이다. 경기를 운영하는 이범호 감독도 느낌과 생각이 완전히 다르다. 이범호 감독은 20일 인천 SSG 랜더스전이 장맛비로 취소되자 “작년엔 ‘와 왜 이렇게 시간이 안가냐, 아직 반이나 남았어?’이랬는데, 올해는 ‘와, 이제 73경기만 하면 시즌이 끝나네. 그러면 몇 승을 어떻게 해야 하지?’ 싶다. 치러야 할 경기가 줄어드니까 이게 또 부담이 된다”라고 했다.
거침없이 달렸던 2024시즌의 막판엔, 하루빨리 이대로 순위를 확정하고 싶어서 시즌이 빨리 끝나길 기도했다는 얘기다. 그러나 하위권에서 치고 올라가야 하는 올 시즌엔 눈 앞의 한 경기, 한 경기가 매우 소중하다.
이범호 감독은 미소를 짓더니 “벌써 조금 더 있으면 올스타 브레이크다. 작년보다 올해가 시즌이 훨씬 빨리 가는 것 같다. 이렇게 이렇게 잘 버티면서 7월과 8월에 또 어떻게 가야 할지 고민해야 한다. 하루하루가 길기도 하고 짧기도 하다”라고 했다.
최근 5연승은 큰 의미를 두지는 않았다. 이날 취소가 아깝지 않느냐는 물음에도 고개를 내저었다. 시즌을 긴 호흡으로 볼 때 장맛비로 하루 정도 쉬는 게 좋다는 생각이다. SSG 1~3선발 중 한 명(미치 화화이트)를 상대하지 않게 된 것도 다행이라고 했다. KIA는 후반기에 베스트 전력이 갖춰진다. 한 경기라도 8월 말 이후로 넘어가는 게 유리한 입장이다.
이범호 감독은 “선수들이 잘하는 거죠. 초반에 부상 선수가 많았을 때 올라온 친구들이 적응하는 시간도 좀 필요했을 것이고, 그때는 심리적으로 ‘무조건 잘해야 된다’라는 것만 있었을 것이다. 지금은 이제 경기를 좀 보면서 여유도 좀 생긴 것 같고, 그리고 타석에서 투수들을 상대할 때도 많이 안 쳐봤던 투수들을 자꾸 경험하니까 어린 친구들도. 옛날엔 다 좋은 선수들이어서 우리가 뽑았던 것이다. 믿고 쓴다”라고 했다.
결국 시즌 초반은 기다림의 시간이었다. 이범호 감독은 “이 선수들이 경기장에 나가서 뭔가 합심해서 할 수 있는 게 있다. 그래서 연승을 달리는 것 같다. 그리고 그 안에서 타자들도 엄청 열심히 해주지만 투수들도 희생을 많이 해준다. 외국인투수들, (김)도현이, (양)현종이, (윤)영철이하고 불펜, 필승조 친구들이 팀을 위해 노력하는 게 다른 선수들에게도 눈에 보인다. 그러면서 조금씩 팀이 하나가 돼 가고 있다”라고 했다.

KIA는 6월 들어 11승5패로 리그 1위다. 이번 SSG와의 원정 3연전을 시작으로 다음주 키움 히어로즈 및 LG 트윈스 3연전을 통해 수도권 원정 9연전에 들어갔다. 전반기 최종 성적표에 어떤 식으로든 큰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일단 20일 경기가 취소되면서 총 8연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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