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이데일리 = 김경현 기자] 삼성 라이온즈가 박병호의 화끈한 활약 속에 아쉽게 패했다. 뼈아픈 패배 속 육선엽이란 희망을 발견할 수 있었다.
삼성은 19일 대구 삼성 라이온즈 파크에서 열린 2025 신한은행 SOL Bank KBO리그 두산 베어스와의 홈 경기에서 8-9로 패했다.
스윕승을 목전에서 놓쳤다. 삼성은 17일 열린 1차전서 12-1 승리, 18일 2차전서 6-3으로 2연승을 달렸다. 6월 첫 스윕에 도전했지만 투수진이 무너지며 무릎을 꿇었다.
박병호가 연타석 홈런으로 홀로 6타점을 뽑았다. 1회 2사에서 구자욱과 디아즈의 연속 안타, 이재현의 몸에 맞는 공으로 만루가 만들어졌다. 전병우의 밀어내기 볼넷으로 삼성이 선취점을 올렸다. 계속된 2사 만루에서 박병호가 두산 선발 잭로그의 변화구를 밀어 우측 담장을 넘기는 만루 홈런을 쏘아 올렸다. 박병호의 시즌 11호 홈런이자 통산 11번째 그랜드슬램. 3회 2사 2루에서 이번에는 몸쪽 공을 잡아당겨 좌월 투런 홈런을 신고했다. 시즌 12호 홈런. 박병호는 이어진 두 타석에서 삼진과 볼넷으로 경기를 마무리한 박병호는 4타석 3타수 2안타 2홈런 1볼넷 6타점 2득점으로 시즌 최고의 활약을 펼쳤다. 6타점은 올 시즌 한 경기 최다 기록.


하지만 투수진이 무너지며 경기를 내줬다. 선발 양창섭은 2이닝 5피안타 1볼넷 4실점으로 조기에 마운드를 내려왔고, 황동재도 2이닝 5피안타 2볼넷 2탈삼진 3실점으로 흔들렸다. 8-7로 앞선 상황에서 등판한 배찬승이 ⅔이닝 2피안타 2볼넷 2실점으로 패전투수가 됐다.
경기 결과는 아쉬웠지만 육선엽은 제몫을 다했다. 육선엽은 3이닝 2볼넷 2탈삼진 무실점으로 삼성 투수 중 최고의 투구를 선보였다.
양 팀이 7-7로 팽팽히 맞선 5회 육선엽이 마운드에 올랐다. 선두타자 오명진과 9구 승부 끝에 볼넷을 내줬다. 임종성의 보내기 번트로 1사 2루가 됐다. 득점권 위기에서 김민석을 삼구 삼진으로 처리하고 한숨을 돌렸다. 정수빈에게 볼넷을 내주며 대량 실점 위기가 됐다. 정수빈 타석에서 폭투까지 나오며 2사 1, 3루. 김동준을 중견수 뜬공으로 처리하고 실점하지 않았다.
실책에도 흔들리지 않았다. 6회 선두타자 양의지에게 유격수 방면 땅볼을 유도했는데, 이재현이 이를 포구하지 못했다. 유격수 포구 실책. 두산은 대주자 조수행을 투입, 삼성 배터리를 압박했다. 김재환 타석에서 조수행이 곧바로 2루 도루를 감행했다. 포수 김재성이 멋진 송구로 조수행을 저격했다. 육선엽은 김재환을 중견수 뜬공, 제이크 케이브를 루킹 삼진으로 처리하고 이닝을 마쳤다.
7회는 삼자범퇴로 장식했다. 이유찬을 유격수 뜬공으로 솎아 냈고, 전 타석 볼넷을 내준 오명진을 좌익수 뜬공으로 잡았다. 임종성을 중견수 뜬공으로 처리하고 육선엽은 투구를 마무리했다.

육선엽의 호투에 힘입어 삼성은 7회 공격에서 볼넷 2개와 안타 2개를 묶어 1득점, 8-7로 경기를 뒤집었다. 경기가 그대로 끝났다면 육선엽이 통산 첫 승을 거둘 수 있었다. 하지만 배찬승이 무너지며 육선엽의 승리 요건이 사라졌다.
올 시즌 최고의 투구다. 올 시즌 1경기 최다 이닝을 던졌다. 탈삼진도 1경기 최다 타이. 이날을 포함해 네 번 멀티 이닝을 소화했는데, 무안타로 마무리한 것은 5월 3일 두산전(1⅔이닝 무실점)에 이어 두 번째다. 구속은 최고 148km/h까지 찍혔다.
백마초-서울신월중-장충고를 졸업한 육선엽은 2024 신인 드래프트 1라운드 4순위로 삼성 유니폼을 입었다. 그해 곧바로 1군에 데뷔해 11경기에서 승패 없이 평균자책점 5.29을 기록했다. 시즌 종료 후 일본 미야자키 교육 리그를 거쳐 호주야구리그(ABL)에서 9경기 11⅓이닝 1홀드 평균자책점 1.59로 호투했다.
1년 새에 한층 성장했다. 올 시즌 성적은 11경기서 승패 없이 평균자책점 1.23이다. 지난 5월 4일 두산전 1⅔이닝 2실점을 제외하고는 실점이 없다. 현재 5경기 연속 무실점 행진 중이다.
특히 제구가 발전했다. 지난 시즌 육선엽의 9이닝당 볼넷 비율(BB/9)은 9.00개로 매우 높았다. 이닝마다 볼넷 1개를 내준다는 의미. 올해는 3.68개로 급감했다. 이날도 볼넷 2개를 내주긴 했지만 스트라이크 비율 62%(31/50)를 기록했다.

물론 검증이 필요하다. 육선엽은 주로 편안한 상황에서 등판한다. 박빙 상황에서 더 많은 공을 던져볼 필요가 있다. 이날은 동점 상황에서 등판, 3이닝 무실점을 적어냈다. 빡빡한 상황에서도 자신의 공을 뿌릴 수 있다는 것을 입증했다.
곧 KBO리그는 반환점을 돈다. 육선엽이 후반기 삼성 마운드의 활력소로 떠오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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