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사위크=손지연 기자 국민의힘이 16일 3선인 송언석 의원을 신임 원내대표로 선출했다. 윤석열 전 대통령의 비상계엄과 탄핵으로 대선 패배라는 결과를 맞았지만, 그 책임에서 자유롭지 못한 친윤계가 다시 원내대표로 뽑혔다. 이 때문에 당의 혁신과 쇄신에도 빨간불이 켜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 또 국민의힘 계파 결집
국민의힘은 이날 오후 국회에서 원내대표 선출 의원총회를 열었다. 투표 결과 송 의원이 106표 중 60표를 받아 결선 투표 없이 과반 이상 최다 득표로 신임 원내대표로 선출됐다. 송 의원과 함께 후보에 오른 이헌승(4선‧부산 부산진구을) 의원은 16표, 김성원(3선·경기 동두천·양주·연천을) 의원은 30표를 얻었다.
송 의원과 김 의원 양자대결로 친윤계와 친한(친한동훈)계의 ‘계파 대리전’ 양상이 될 것이라는 예상이 많았다. 이 의원이 후보등록 마감 한 시간 전 선거전에 참여해 중립 성향의 의원들이 선택할 ‘변수’로 작용할 것이라는 평가도 있었지만 이변은 없었다. 국민의힘의 텃밭이자 ‘탄핵 반대’의 열기가 높았던 TK 지역의 3선 의원이 선출됐기 때문이다.
이날 원내대표 선거 결과를 살펴보면, 그간 당내 내홍의 진원으로 지목된 계파 갈등이 고스란히 노출된 것으로 보인다. 그간 범친윤계로 분류돼 온 의원 수는 60명 내외로 송 의원의 득표수와 일치한다.
친한계 의원들의 지지를 받은 김 의원이 30표, 합동 토론회에서 계엄과 탄핵의 책임론을 거론하며 당의 쇄신을 강조한 정견발표를 한 이 의원이 16표를 얻었다. 친한계 의원이 20여 명 수준이고, 중립적인 입장의 의원이 30명 내외라는 분석이 나온 바 있다. 결국 대선 패배에도 당내 주류인 친윤계가 ‘쇄신’보다는 계파 결집을 선택했다는 분석이다.
원내대표 선출 결과가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과 대선 패배 책임, 김용태 비상대책위원장의 5대 혁신안 등의 수용 여부 등을 결정지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김 비대위원장이 내세운 ‘탄핵 반대 당론 무효화’와 ‘후보 강제 교체 당무감사’ 등의 쇄신안이 친윤계 원내대표 선출로 사실상 무산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친윤계는 그간 ‘탄핵 반대 당론’을 주도하는 등 윤 전 대통령을 비호했지만, 대선 패배 이후 결국 패착을 인정한 바 있다. 친윤계의 수장 격인 권성동 전임 원내대표는 지난 12일 퇴임 기자회견에서 “윤 전 대통령의 계엄은 정치적으로 대단히 잘못된 선택이고, 지금도 왜 계엄을 했는지 이해할 수가 없다”며 “윤석열 전 대통령이 당과 일체 상의 없이 비상계엄을 선포한 것은 정말 잘못된 것이었고 그것이 이번 대선의 최대 패착이었다”고 말했다.
대선에 패배한 뒤 윤 전 대통령의 계엄 선포를 ‘패착’이라고 평가했다. 비상계엄 선포 직후 처음으로 “윤석열 전 대통령의 계엄은 위법적인 계엄”이라고 인정하기도 했다.
송언석 신임 원내대표는 이날 선출 직후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탄핵 반대 집회에 나섰는데 대통령 파면에 대해 어떤 입장이냐’는 취지의 질문에 “헌재에서 탄핵 심판 결과가 나오기 전후 당에서 심판 결과에 승복한다고 했다”며 “탄핵 심판 결과에 대해서는 승복하고 끝난 상태인데 다시 거슬러서 얘기하는 게 어떤 도움이 되겠냐”고 답했다.
그러면서 “잘못한 게 있으면 저희는 분명히 잘못을 인정하고 사과하고 반성할 용의가 있고 지금까지도 그렇게 해 왔다”며 “그러나 지금 대통령이 된 그 분은 자기가 잘못한 것, 이미 유죄로 확정된 부분에 대해서도 사실상 반성이나 사과 같은 게 없다. 그런 것을 볼 때 국민들이 많이 분노하고 계신 게 아닌가 생각한다”고 말했다.
당내에서 송 신임 원내대표를 주축으로 한 신임 지도부가 ‘쇄신’에 방점을 두고 당을 수습해 나갈 수 있을지에 의구심을 드러냈다. 국민의힘 한 의원은 이날 <시사위크>와의 통화에서 ‘송 신임 원내대표가 혁신위를 구성해 당 쇄신에 나서겠다는데 어떻게 평가하냐’는 질문에 “그게 가능하면 사람들(의원들)이 뽑았겠나”라며 “송 의원의 당선으로 당내 개혁의 동력이 약하다는 것을 보여줬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어 “그 사람들이 진짜 혁신을 필요로 하는 순간까지 놔둬도 된다고 본다”며 “3대 특검이 시작되서야 사람들이 (혁신의 필요성을) 많이 느낄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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