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KIA는 웃어야 하나, 울어야 하나.
KIA 타이거즈는 올 시즌을 마치면 최대 7명의 FA를 배출한다. 최고참 최형우를 비롯해 양현종, 조상우, 박찬호, 최원준, 이준영, 한승택이다. 시즌이 끝나고 나면 실제로 자격을 못 얻는 선수가 있을 수도 있고, 자격을 얻어도 FA 신청을 하지 않을 선수가 나올 수도 있다.

그러나 현 시점에서 최형우, 양현종, 조상우, 박찬호, 최원준 등 5명은 FA 자격도 얻고 신청도 할 게 확실시된다. 그리고 KIA가 이들 중 누군가와 먼저 비FA 다년, 연장계약을 하려는 움직임도 전혀 감지되지 않는다. 팀 케미스트리 차원에서 이해가 된다.
FA는 미래가치로 평가를 받는다. 그래도 FA 자격을 얻기 직전 시즌의 퍼포먼스는 중요하다. 올 시즌은 반환점을 향해 달려간다. KIA 7인방의 성적은 어떨까. 냉정히 볼 때 최형우를 제외한 6명은 제 몫을 100% 하고 있다고 보기 어렵다.
5월 MVP 최형우는 회춘했다고 극찬 받은 작년보다 올해 더 잘한다. 미쳤다는 말로는 부족한 수준이다. 62경기서 219타수 72안타 타율 0.329 10홈런 37타점 34득점 장타율 0.566 출루율 0.427 OPS 0.993 득점권타율 0.340이다.
OPS 1위, 타율-장타율-출루율 3위, 최다안타 6위, 홈런 12위, 타점 14위, 득점 15위다. FA 최대어라는 말이 심심찮게 나온다. 물론 나이 때문에 계약 자체를 아주 크게 맺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다가올 FA 시장에서 타 구단이 최형우에게 관심을 가질 것인지가 초미의 관심사다. KIA는 당연히 최형우를 잡아야 한다.
나머지 예비 FA들은 최형우처럼 활짝 웃을 수 없다. 박찬호는 56경기서 타율 0.256 2홈런 16타점 12도루 OPS 0.675다. 실책 5개로 수비는 여전히 탄탄하다. 그러나 지난 2년 연속 규정타석 3할을 친 것과 비교하면 타격이 살짝 부족하다.
조상우도 나쁘지 않은 수준이다. 35경기서 3승5패16홀드 평균자책점 3.85다. 홀드 개수를 보면 팀이 원하는 역할을 잘 수행하고 있는 건 분명하다. 그러나 3점대 후반의 평균자책점으로 보듯 점수를 제법 준다. 이밖에 이준영도 괜찮다. 34경기서 3승6홀드 평균자책점 3.32다. 슬라이더 전문이지만, 좌완 스페셜리스트라서 가치는 분명히 있다.
가장 안 풀리는 선수가 양현종과 최원준이다. 양현종은 13경기서 4승4패 평균자책점 5.27이다. 피안타율이 무려 0.308이다. 특유의 경기운영능력으로 최소실점을 한다고 하지만, 5점대 평균자책점이다. 5월 들어 급격히 안정감을 보였지만, 최근 다시 기복이 큰 투구를 한다.
최원준은 부진과 문책성으로 두 차례나 2군에 다녀왔다. 47경기서 타율 0.216 4홈런 15타점 21득점 7도루 OPS 0.589 득점권타율 0.167. 최근 흐름만 보면 분명 나쁘지 않다. 시즌 극초반처럼 방망이가 안 안 맞는 건 아니다. 그러나 여전히 최원준다운 행보가 아닌 건 사실이다.
한편, 한승택은 1군에서 기회를 많이 얻지 못하는 실정이다. 12경기서 타율 0.222다. 김태군과 한준수라는 2인 체제가 확고하다. 한승택은 두 사람 중 한 사람이 2군에 내려올 일이 생겨야 1군에 올라갈 수 있다.

KIA는 이를 즐거워야 해야 하나, 슬퍼해야 하나. FA의 마지막 시즌 성적이 안 좋으면 일반적으로 미래가치에 악영향을 미친다. 몸값 하락으로 이어질 수 있다. 최대한 많은 선수를 잡고 싶은 KIA로선 나쁘지 않다고 하기엔, 이들이 팀의 핵심이라 마음이 아플 수밖에 없다. 어쨌든 현 시점에선 눈 앞의 시즌을 잘 치르는 게 겨울 FA 시장보다 훨씬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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