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 섞인 구토' 장두성 부상에 싸늘했던 롯데 더그아웃…'5안타' 기쁨보다 걱정, 손호영 "별일 아니었으면" [MD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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앰뷸런스를 타고 병원으로 이송된 롯데 자이언츠 장두성./롯데 자이언츠

[마이데일리 = 수원 박승환 기자] "별일 아니었으면 좋겠다"

롯데 자이언츠 12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열린 2025 신한은행 SOL Bank KBO리그 KT 위즈와 팀 간 시즌 9차전 원정 맞대결에서 연장 승부 끝에 12-7로 대역전승을 거뒀다.

이날 롯데는 경기 시작부터 54일 만에 선발 투수로 마운드에 오른 김진욱이 안현민에게 연타석 홈런을 맞는 등 0-6으로 끌려갔다. 사실상 경기 초반부터 주도권을 빼앗긴 것을 넘어 승기까지 빼앗겼던 상황이었다. 하지만 3회초 공격에서 장두성과 고승민, 전준우의 적시타를 바탕으로 4-6으로 격차를 좁히면서, 경기 결과를 쉽게 예측할 수 없는 상황으로 끌고갔다.

그리고 롯데는 계속해서 점수를 쌓았다. 4회초 공격에서 장두성의 적시타로 격차를 1점차까지 좁힌 롯데는 5회초 손호영이 기어코 동점을 만들어냈다. 이어 흐름을 탄 롯데는 6회 만루 찬스를 살리지 못했으나, 7회 정보근의 역전타를 바탕으로 드디어 경기를 리드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9회말 KT가 김원중을 상대로 다시 경기를 원점으로 돌리면서 양 팀은 연장 승부에 돌입했다.

그 결과 위닝시리즈는 롯데의 몫이었다. 롯데는 연장 10회초 만루 찬스에서 전준우가 KT 마무리 박영현을 상대로 밀어내기 볼넷을 얻어내며 다시 주도권을 확보했다. 그리고 전민재의 평범한 포수 뜬공 타구를 장성우가 놓치면서, 롯데는 2점을 달아났고, 계속되는 찬스에서 손호영과 김동혁이 연속 적시타를 때려내면서 12-7로 대역전승을 거뒀다.

하지만 이날 롯데는 위닝시리즈에도 웃지 못했다. 이유는 10회초 부상자가 발생한 까닭.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장두성이 볼넷으로 출루했다. 그리고 박영현이 던진 견제구가 빠지면서, 장두성이 2루 베이스에 안착했는데, 갑작스럽게 장두성이 몸을 제대로 가누지 못하기 시작했다. 뭔가 문제가 발생한 것이 분명했다. 이에 롯데 트레이너가 급히 장두성의 상태를 살폈고, 급기야 입에 수건을 가져다대는 모습이 잡혔다.

앰뷸런스를 통해 병원으로 이송된 롯데 자이언츠 장두성./수원 = 박승환 기자롯데 자이언츠 장두성./롯데 자이언츠

느린 그림을 통해 본 결과 장두성의 '얼굴'이 다칠 만한 상황은 없었다. 다만 박영현의 견제구가 장두성의 오른쪽 옆구리를 강타한 장면이 잡혔고, 2루에 도착한 뒤 입에서 피가 관찰됐던 것이다. 이에 KT위즈파크에는 앰뷸런스가 들어왔고, 결국 장두성은 경기를 끝까지 소화하지 못하고 병원으로 이송됐다. 롯데 관계자는 "입에서 출혈이 있었으나, 우측 옆구리에 맞은 것이 원인인지는 확인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롯데는 최근 쏟아지는 부상자들로 매우 어려운 상황에 빠져있다. 주전 중견수 황성빈은 손가락 부상으로 수술대에 올랐고, 타격 부진으로 재정비를 위해 2군으로 내려간 나승엽은 수비 훈련 과정에서 눈에 공을 맞았다. 그리고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윤동희는 지난주 경기 중 왼쪽 대퇴부 근육손상을 당했다. 이밖에도 유강남과 박세웅까지 재정비를 위해 2군으로 내려가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올해 61경기에 출전해 47안타 23타점 47득점 타율 0.303 OPS 0.712로 활약 중이던 장두성이 앰뷸런스를 타고 병원으로 이송되는 장면은 그야말로 '날벼락'이 아닐 수 없었다. 부상이 심각한지, 경미한지의 여부는 아직 결과가 나오지 않았으나, 그 순간이 아찔했던 것은 분명했다.

이에 경기후 롯데의 더그아웃은 승리를 했음에도 불구하고, 마치 시베리아처럼 싸늘했다. 그 어떤 곳에서도 웃음은 찾아볼 수 없었다. 오히려 또 부상자가 발생할 수 있는 상황에 분노한 이들의 모습까지도 볼 수 있을 정도였다. 그리고 이날 무려 5안타를 몰아치며 대역전승의 선봉장에 선 손호영에게서도 기뻐하는 모습을 보기 힘들었다.

롯데 자이언츠 손호영./롯데 자이언츠2025년 6월 11일 오후 경기도 수원시 KT위즈파크에서 '2025 신한 SOL뱅크 KBO 리그' 롯데 자이언츠와 KT위즈의 경기가 열렸다. 롯데 장두성이 7회초 선두타자로 나와 타격한 뒤 뛰고 있다./마이데일

경기가 끝난 뒤 취재진과 만난 손호영은 "승리도 중요하다고 생각하지만, (장)두성이가 별일 아니었으면 좋겠다. 정말 진심으로. 지금 부상자도 많고, 굉장히 아픈 부위인 것 같아서 걱정도 많이 된다. 내가 잘했다는 생각이 갑자기 싹 사라지고 그 생각밖에 안 나더라. 이겼는데 분위기가 가라앉는 것은 처음인 것 같다"고 말했다.

특히 주자로 있을 때는 타석과 달리 투수가 던진 공에 맞을 것이라는 생각을 많이 하지 않는 만큼 충격은 있었을 것이라는 게 손호영의 설명이다. 그는 "피처가 던질 것에 맞을 때는 순간적으로 방어를 하는데, 견제구는 그런 생각을 아예 하지 않는다. 그래서 그런 것 같다"고 덧붙였다.

갈 길이 바쁜 롯데. 장두성의 검진 결과에 온 신경이 곤두서 있을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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