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뷔 첫 끝내기' 조성환 대행에 '첫 승' 선물한 김민석의 함박미소 "초대형 트레이드? 내겐 동기부여" [MD잠실]

마이데일리
2025년 6월 5일 오후 서울 잠실구장에서 진행된 '2025 신한 SOL뱅크 KBO 리그' KIA 타이거즈와 두산 베어스의 경기. 두산 김민석이 연장 10회말 2사 1.2루서 끝내기 안타로 2-1 승리를 한 뒤 기뻐하고 있다./잠실 = 유진형 기자

[마이데일리 = 잠실 박승환 기자] "성장해 나가는 과정"

두산 베어스 김민석은 5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5 신한은행 SOL Bank KBO리그 KIA 타이거즈와 팀 간 시즌 9차전 홈 맞대결에 좌익수, 5번 타자로 선발 출전해 5타수 2안타 1타점으로 끝내기 승리를 이끌었다.

두산에겐 너무나도 간절한 승리였다. 지난 2일 이승엽 감독이 성적 부진에 대한 책임을 지고 지휘봉을 내려놓은 이후 조성환 감독 대행 체제에서도 연패의 늪에 빠져 있었던 까닭이다. 조성환 대행은 경기에 앞서 취재진과 인터뷰에서 첫 승에 대한 간절한 바람을 드러냈는데, 이를 현실화 시킨 것이 '초대형 트레이드'의 주인공 김민석이었다.

김민석은 1회 첫 번째 타석에서 KIA 선발 김도현을 상대로 삼진을 당하며 경기를 시작했다. 그리고 4회말 1사 1루의 두 번째 타석에서는 안타를 뽑아내며 복수에 성공했으나, 구명환 3루심의 체크스윙 오심이 나오는 등 팀의 득점과 연결되지 못했다. 이후 김민석은 좌익수 플라이, 2루수 땅볼에 그쳤는데, 연장 10회말 김민석의 앞에 밥상이 차려졌다.

제이크 케이브의 2루타, 양의지의 평범한 땅볼 타구에 KIA 3루수 김규성의 실책으로 인해 2사 1, 2루의 기회가 마련됐다. 여기서 김민석이 타석에 들어섰고, KIA 마무리 정해영과 맞붙었다. 김민석은 정해영의 초구 152km 직구를 힘껏 잡아당겼고, 이 타구는 내야를 꿰뚫은 뒤 좌중간 방면에 안타로 연결됐다. 그리고 이때 2루 주자였던 케이브가 홈을 밟으면서 길고 길었던 승부에 종지부를 찍었다.

이 안타는 너무나도 많은 의미를 담고 있는 안타였다. 김민석이 프로 유니폼을 입은 뒤 처음 기록한 끝내기 안타였고, 팀의 4연패를 끊어냄과 동시에 조성환 감독 대행에게는 사령탑으로서의 첫 승리였다. 특히 9회말 끝내기 찬스에서 홈을 파고들었던 주자가 KIA 최원준의 보살에 아웃이 됐던 터라 기쁨은 배가 됐다.

2025년 6월 5일 오후 서울 잠실구장에서 진행된 '2025 신한 SOL뱅크 KBO 리그' KIA 타이거즈와 두산 베어스의 경기. 두산 김민석이 연장 10회말 2사 1.2루서 끝내기 안타로 2-1 승리를 한 뒤 기뻐하고 있다./잠실 = 유진형 기자2025년 6월 5일 오후 서울 잠실구장에서 진행된 '2025 신한 SOL뱅크 KBO 리그' KIA 타이거즈와 두산 베어스의 경기. 두산 김민석이 연장 10회말 2사 1.2루서 끝내기 안타로 2-1 승리를 한 뒤 조성환 감독대행과 함께 팬들에게 인사하고 있다./잠실 = 유진형 기자

두산으로 이적한 뒤 처음으로 단상 인터뷰를 가진 김민석은 조성환 대행이 방송사 인터뷰를 끝나기를 기다렸다가, 동료들과 함께 물을 뿌리며 기쁨을 만끽한 뒤 취재진과 만났다. "팀이 연패였고, 어떻게든 이기는 경기를 하고 싶었다. 점수 차이도 크지 않았고, 10회초 수비가 끝나고 들어올 때부터 찬스가 내게 걸릴 것 같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다"고 미소를 지었다.

이어 김민석은 10회말 케이브의 2루타 상황에 대해 "케이브가 1회에 (주루를 하다가) 한 번 죽어서, 도전을 안 할 수도 있다는 생각을 했다. 그 상황에서 또 죽으면 분위기가 바뀔 수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케이브는 역시 남자다웠다. 죽더라도 2루에서 죽자는 생각으로 뛰었던 것 같다. 워낙 성격도 밝고, 파이팅도 넘치는 플레이를 많이 해준다. 처음에는 아웃이 될 것 같았는데, 중간쯤 갔을 땐 '살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함께 기뻐했다"고 웃었다.

꿈꾸던 장면이지만, 반대로 부담스러울 수도 있는 상황. 선배들이 해결했으면 하는 마음은 없었을까. 김민석은 "특히 KIA 벤치를 보니 (김)재환 선배님보다는 나와 승부를 할 것 같아서, 타격 코치님들과 정해영 선수에 대한 구종, 패턴을 물어보면서 준비를 했다"며 "내게 기회가 오면 데뷔 첫 끝내기니까. 한번 치면 어떤 기분인지 느껴보고 싶었다. 그래서 초구에 승부를 내자는 생각으로 직구에 포커스를 뒀다"고 설명했다.

두산은 최근 이승엽 감독이 자진 사퇴하는 등 팀 분위기가 다소 뒤숭숭한 상황이다. 이런 상황일수록 두산 선수들은 하나로 뭉치고 있다. 그는 "선배님들께서 잘 잡아주셨다. 최근 어린 선수들이 많이 엔트리에 들어와 있는데, (양)의지 선배님께서 '각자 포지션에서 파이팅도 많이 하자'고 하셔서, 안 들렸을 수도 있지만, 외야에서도 스트라이크가 들어가면 '나이스 볼!'을 외치고, 아웃카운트도 같이 세면서 하고 있다"고 말했다.

두산 베어스 김민석./잠실 = 박승환 기자

지난해 트레이드가 됐을 때부터 '초대형 트레이드'라는 수식어를 달고 다니는 김민석, 부담스럽진 않을까. 김민석은 "그동안 가족, 팬분들도 내게 '자신감이 없어 보인다'고 하더라. 그런데 감독님께서 '결과에 신경쓰지 말고, 젊음의 패기와 열정을 보여달라'는 말을 해주셔서, 다시 자신감을 찾아가고 있다"며 "(초대형 트레이드는) 동기부여가 더 많이 된다. 어차피 트레이드가 된 것은 맞다. 지금 당장 결과가 좋지 않아도, 성장해 나가는 과정이라 생각한다. 감독님도, 구단도 그렇게 믿고 기다려주시는 것 같다"고 두 주먹을 힘껏 쥐었다.

지난달 30일 키움 히어로즈와 맞대결에 앞서 다시 1군으로 복귀한 뒤 6경기 중 3경기에서 멀티히트를 기록할 정도로 타격감이 좋아지고 있는 김민석의 본격적인 커리어는 이제부터 시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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