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정으로 승패 좌우, 굉장히 마음 아파…'이례적 극대노' 홍원기 감독은 '퇴장'도 각오하고 뛰쳐나갔다 [MD고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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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 오후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진행된 '2025 프로야구 KBO리그' 두산-키움의 경기. 경기 전 키움 홍원기 감독이 취재진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고척 = 곽경훈 기자

[마이데일리 = 고척 박승환 기자] "굉장히 가슴 아픈 현실이다"

키움 히어로즈 홍원기 감독은 1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리는 2025 신한은행 SOL Bank KBO리그 두산 베어스와 팀 간 시즌 8차전 홈 맞대결에 앞서 전날(31일) 체크스윙 오심과 관련해 매우 큰 아쉬움을 드러냈다.

상황은 이러했다. 키움이 1-0으로 앞선 8회초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선발 케니 로벤버그가 3B-1S에서 두산 임종성을 상대로 5구째 140km의 바깥쪽 하이 패스트볼을 던졌다. 이때 임종성의 방망이가 따라나왔고, 홈 플레이트를 한참 지나갔다. 그런데 1루심이었던 최수원 심판의 판정은 '노스윙'이었다. 누가봐도 방망이가 한참 돌았던 상황에서 명백한 오심이 발생한 것이었다.

이를 본 로젠버그도 어이가 없다는 듯한 반응을 보였고, 홍원기 감독은 곧바로 더그아웃을 박차고 뛰쳐나와 최수원 심판을 향해 격렬하게 항의했다. 이에 최수원 심판은 홍원기 감독에게 퇴장을 선언했다. 그리고 이 오심의 여파는 꽤 크게 흘러갔다. 키움은 흔들리는 로젠버그를 주승우로 교체했는데, 연속 볼넷을 내주는 등 만루 위기를 자초했다. 자칫 주도권을 두산에게 넘겨줄 수 있는 상황이 만들어진 것이다.

그래도 상황이 더 악화되진 않았다. 주승우는 2사 만루 위기에서 양의지를 상대로 150km의 빠른볼을 던져 2루수 땅볼로 이닝을 매듭지었고, 끝까지 1점차의 리드를 지켜내며 창단 최다 연패였던 10연패의 늪에서 벗어났다.

느린그림을 통해 본 결과 방망이 돈 것으로 보이는 두산 베어스 임종성./MBC 스포츠플러스 중계화면 캡처14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5 신한 SOL BANK KBO리그' 키움 히어로즈와 LG 트윈스 경기. 키움 선발 로젠버그가 2회말 2사 만루에 LG 이주헌을 삼진으로 잡은 뒤 기뻐하고 있다./마이데일리

그리고 1일 홍원기 감독이 입을 열었다. 홍원기 감독은 '퇴장'까지 생각하고 최수원 심판을 향해 어필을 펼쳤다고. 그는 "사람이 하는 일"이라고 전제를 깔면서도 "ABS를 비롯해 비디오 판독, 체크스윙까지 기계에 의존하는 번위가 넓어진다는 것 자체가 안타까운 현실이다. 기계를 도입하기 전에 공정성에 대해 더 많은 노력이 필요하지 않았나 생각한다"고 말 문을 열었다.

이어 홍원기 감독은 "체크스윙은 사람이 하는 것이기 때문에 실수도 나올 수 있다. 하지만 그 범위가 누가 보더라도 명백했다. 그런 것들이 게임으 큰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우리가 조금 깊게 생각해 봐야 될 문제가 아닌가 생각한다. 이건 팀만의 문제가 아니다. 판정 하나 때문에 팬분들도 그렇고, 다른 팀들도 순위 싸움을 위해 노력을 하고 있다. 그런데 그런 판정 하나 때문에 승패가 좌우되는 것은 굉장히 가슴 아픈 현실"이라고 꼬집었다.

"화가 나서 나갔던 것은 아니었다. 누가 봐도 그 상황은 굉장히 클라이막스한 상황이었기 때문에 모든 스토리가 바뀔 수 있는 긴박한 상황이었다. 번복이 안 된다는 것을 알지만, 그냥 묻고 갈 수 없는 상황이었다. 그래서 퇴장을 각오했다. 그리고 퇴장은 내가 먼저 이야기를 했다. 번복이 안 되는 건 아는데 '체크스윙의 기준이 무엇이냐. 나는 공과로 봤다'고 이야기했다. 그리고 '퇴장을 각오하고 나왔으니, 알아서 하셔라'고 이야기를 했다"고 덧붙였다.

당초 홍원기 감독은 로젠버그에게 8회를 모두 맡길 생각이었다. 하지만 오심이 나왔고, 로젠버그가 심리적으로 흔들릴 수밖에 없는 상황이 만들어지면서, 모든 계획도 꼬였었다. 사령탑은 "흐름과 투구수를 봤을 때 로젠버그가 열흘을 쉬고 온 상황이었고, 앞으로 5일 후에 등판할 예정이기 때문에 8회까지 투구는 생각하고 있었다"며 "그동안 로젠버그가 마운드에서의 모습을 봤을 땐 심리적으로 굉장히 크게 작용할 것 같았다"고 설명했다.

1일 오후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진행된 '2025 프로야구 KBO리그' 두산-키움의 경기. 경기 전 키움 홍원기 감독이 10연패 탈출한 뒤 취재진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고척 = 곽경훈 기자

사실 홍원기 감독이 더그아웃을 박차고 나왔던 것은 로젠버그와 임종성의 승부 때문만은 아니었다. 앞서 루벤 카디네스가 삼진을 당하는 장면에서도 체크스윙과 관련해 애매한 판정이 나왔다. 이때 홍원기 감독은 한차례 마음을 다스렸으나, 두 번의 오심이 발생하자 더이상 지켜보고 있을 수만은 없었다.

체크스윙 비디오판독은 현재 2군에서만 테스트를 하고 있다. 1군의 경우 2026년 도입이 유력하다. 하지만 최근 잦은 오심으로 인해 현장에서는 후반기부터 체크스윙도 비디오 판독을 도입하자는 목소리들이 쏟아지고 있다. 과연 KBO가 어떤 결단을 내릴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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