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한국GM이 직영 서비스센터 9곳과 유휴자산 및 토지를 순차적으로 매각한다. 급변하는 산업 및 글로벌 비즈니스 환경에서 재정 지속가능성을 확보하기 위한 방안이라는 것이 한국GM 입장이다.
다만 업계에서는 한국GM의 이번 행보를 두고 미국 관세 부담을 고려한 조치라는 시각도 있지만, 한국GM 철수설이 또다시 힘을 얻는 모양새다.
한국GM의 이번 자산 매각 결정이 모기업인 제너럴 모터스(General Motors, 이하 GM)의 미국 엔진공장에 대한 신규 투자 계획을 밝히는 과정에서 나온 데다, GM은 수익성 악화를 이유로 해외사업을 철수한 사례 역시 상당하기 때문이다.
또 한국GM이 여전히 국내 생산 라인업에는 신차를 투입할 계획이 없는 것은 물론, 전기차 생산 계획도 당연히 없어서다. 한국공장에서 전기차를 배정해서 생산하려면 또 다른 투자가 진행돼야하는데, 자산을 매각하고 있는 상황에서 막대한 자금을 투입할 여력이 없다.

한국GM은 지난 28일 전체 직원에 자신들의 비즈니스 업데이트의 주요 내용을 공지했다. 내용은 다음과 같다.
우선, 한국GM은 전국의 9개 GM 직영 서비스센터(서울·동서울·인천·대전·원주·전주·광주·창원·부산)를 순차적으로 매각하고 386개 협력 정비센터를 통해 고객 지원 서비스를 계속 제공할 예정이다. 특히 이번 조치 후에도 직영 서비스센터에서 근무하는 직원의 고용 보장은 약속했다.
또 한국GM은 이미 계획된 생산 활동에 영향을 미치지는 않는 선에서 부평공장의 유휴 자산 및 활용도가 낮은 시설과 토지 매각에 대해 여러 이해관계자들과 협의한다는 계획이다.
이와 관련해 헥터 비자레알 한국GM 사장은 "임직원 여러분들의 노력 덕분에 회사의 재정 상태를 개선하는 데 큰 진전을 이뤘다"며 "유휴 자산의 가치 극대화와 적자 서비스센터 운영의 합리화가 회사의 지속가능성을 유지하는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현재 차량 생산프로그램은 아직 수년이 남아 있고, 이번 조치는 회사의 비즈니스 효율성 확보에 중요하다"며 "이를 위해 한국GM은 공신력 있는 자산 가치 평가를 진행할 것이고, 관련 이해관계자와의 논의를 거칠 예정이다"라고 첨언했다.

이런 한국GM의 자산 매각 결정에는 미국의 수입산 자동차 25% 관세가 크게 작용했을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 업계의 시각이다. 그도 그럴 것이 내수시장에서 극심한 부진을 겪고 있는 한국GM은 전체 생산량의 85%를 미국에 수출 중이다. 즉, 사실상 GM 수출 기지 역할을 맡고 있는 탓에 관세 부담이 상당히 커졌다.
문제는 미국의 관세 부과가 장기화될 경우 한국GM은 추가 자산 매각에 나설 수밖에 없고, 이는 한국 철수를 택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게 된다. GM 역시 미국 관세 부과가 장기화되면, 공장 이전을 검토할 수 있다는 입장도 내놓기도 했다.
특히 수출이 한국GM의 생존과 직결되는 중요한 요소로 자리 잡으면서 '글로벌 하청기지' 논란은 물론, 한국 철수라는 외국계 기업의 냉혹한 현실을 여실히 보여준 한국GM을 향해 자생력을 잃었다는 비판이 나온다.
현재 한국GM은 국내에서 생산하는 모델(트랙스 크로스오버, 트레일블레이저) 보다 수입 판매하는 모델 라인업(트래버스, 타호, GMC 시에라, 콜로라도)이 더 다양해지면서 실질적으로 '국산차'라는 타이틀마저도 달기 애매해진 상황이다.

여기에 판매 모델들의 내수부진도 상당하다. 한국GM의 올해 1~4월 내수판매량은 △트랙스 크로스오버 4249대 △트레일블레이저 969대 △트래버스 43대 △타호 32대 △GMC 시에라 90대 △콜라라도 47대이며, 이는 각각 전년 동기 대비 △-38.6% △-43.1% △-88.2% △0.0% △-13.5% △-33.8%다.
업계 관계자는 "GM은 한국GM이 중요한 거점이라고 말은 하지만, 신차 개발에 많은 신경을 쓰지 않고 있는 것을 보면 한국GM을 그저 아시아 생산기지로 인식하고 있을 확률이 높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수입 판매 모델들의 성적도 좋지 않고, 올해 임단협 과정에서 국내 생산 모델의 생산차질이 빚어지기라도 한다면 GM은 얼마든지 한국에서 철수할 수 있는 명분이 생기게 되는 꼴이다"라고 우려했다.
이어 "GM의 시각에서 한국GM은 언제나 노사관계 리스크가 굉장히 컸다"며 "GM이 수익성 중심으로 글로벌 전략을 재편해왔다는 점을 감안하면 한국GM 철수는 글로벌 구조조정 연장선 처음에 서 있을지 모른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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