벼랑 끝 내몰린 한국GM…또다시 불거진 '철수설'

마이데일리
지난 15일 GM 한국사업장 창원공장 임직원들과 미팅을 진행 중인 헥터 비자레알 한국GM 사장. /한국GM

[마이데일리 = 심지원 기자] 한국GM이 전국 직영서비스와 부평공장의 유휴 자산을 매각을 결정하면서 다시금 철수설에 휘말렸다.

29일 한국GM은 지난 28일 전 직원에게 "전국의 9개 GM 직영 서비스 센터를 순차적으로 매각하고 386개 협력 정비센터를 통해 고객 지원 서비스를 계속 제공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GM 한국사업장 부평공장의 유휴 자산 및 활용도가 낮은 시설과 토지 매각에 대해서도 여러 이해관계자들과 협의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한국GM은 현재 서울, 원주, 전주, 부산, 대전, 창원, 인천, 광주 등 9개의 직영 서비스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서비스를 완전히 협력 정비센터에 넘기기로 결정하면서 철수설이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한국GM은 이러한 매각 조치 후에도 직영 서비스 센터에서 근무하는 직원의 고용을 보장하고, 이미 계획된 생산 활동에도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한국GM이 단계적으로 철수를 준비하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앞서 한국GM은 올해 미국의 수입산 자동차 25% 관세가 예고되자 철수설이 나오기 시작했다.

한국GM의 지난해 판매량 49만9559대 중 국내 판매는 5% 수준인 2만4824대에 머물렀다. 나머지 47만4735대 중 42만대는 미국으로 수출되는 등 미국 수출에 대한 수익성 의존도가 높은 상황이다. 아울러 여전히 내수 부진이 이어지고 있다. 올해 한국GM은 전년 대비 41% 줄어든 5434대를 판매하며 실적이 좀처럼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여건이 악화됐음에도 한국GM은 강경하게 철수설을 부인하고 있다. 이를 위해 최근 트레일블레이저가 생산되는 부평공장에 증산을 2만1000대 증산 물량을 배정하고, 트랙스 크로스오버가 생산되는 창원 공장에 헥터 비자레알 사장이 직접 방문해 직원들과 소통하는 등의 모습을 보이며 잠재우기에 나섰다.

전국금속노동조합 한국GM지부가 지난 5일 오전간부합동회의를 개최하는 모습. /한국GM 노동조합

하지만 가장 근본적인 문제점인 신차 생산이 재개되지 않아 철수설을 잠재우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또 GM은 호주, 인도네시아, 태국, 인도 등 해외 생산기지에서 변수가 발생하면 발 빠르게 철수를 결정한 사례가 있으며, 한국에서도 지난 2019년 수익성 악화 등 이유로 군산공장의 문을 닫은 바 있어 철수설에 힘이 실리고 있다.

이와 함께 한국GM은 지난 23일 노조를 대상으로 한 인천 부평 본사에서 열린 경영현황 설명회에서도 차세대 신차 생산 계획이나 플러그인하이브리드(PHEV) 개발 및 생산, 소형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생산 등에 대해 모두 계획이 없다고 답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신 현재 생산 중인 내연기관차의 연식 변경 모델의 생산 계획을 밝혔으나, 노조는 국내 사업장의 지속 가능성을 위해 현재 생산되고 있는 내연기관차 외에도 신차 혹은 친환경차 추가 생산 배정을 요구하고 있다.

한국GM은 내달부터 본격적인 임단협 협상에 들어선다. 하지만 이같은 결정으로 노사 갈등이 거세질 것으로 전망된다. 안규백 전국금속노동조합 한국GM지부 지부장은 "창립 54주년 기념식을 앞두고 이런 행태를 보인 것은 2025년 임금협상에 대한 선전포고"라며 "회사가 반드시 후회하도록 교섭 과정에서 구체적으로 책임에 관해 증명해 보일 것"이라고 했다.

헥터 비자레알 GM 아태지역·한국사업장 사장은 이번 결정과 관련해 "유휴 자산의 가치 극대화와 적자 서비스 센터 운영의 합리화가 회사의 지속 가능성을 유지하는데 중요하다"며 "급변하는 산업 환경에서 재정 지속가능성을 확보하기 위해 이해관계자들과 협의를 시작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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