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에 인공지능 더한다"…'ABC' 앞세운 구광모 호, 어디까지 왔나

마이데일리
구광모 LG그룹 회장이 5월 인도 뉴델리에 위치한 LG전자 노이다 생산공장을 찾아 생산라인을 점검했다. / LG

[마이데일리 = 황효원 기자] 취임 7년차를 맞은 구광모 LG그룹 회장이 '선택과 집중' 전략으로 대내외 경제적 불확실성에 정면 돌파하고 있다. 미래 성장산업 중심으로 LG그룹을 개편하고 있는 구 회장은 미래 먹거리로 'ABC'(AI·바이오·클린테크) 사업에 방점을 찍고 해당 분야에 대한 투자를 가속화하고 있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LG그룹은 2028년까지 5년간 국내에 100조원을 투자한다는 계획이다. 그간 구 회장은 공식석상에서 ABC사업 육성의 중요성을 강조해왔다. 이는 인사와 조직개편에서 고스란히 나타났다. LG그룹 2025년 정기 임원인사에서 ABC 분야 신규 임원 비중은 23%에 달했다. 그는 최근 사업보고서에서도 ABC 사업을 집중 점검하면서 과감한 투자와 혁신을 강조했다. LG는 2028년까지 5년간 100조원을 국내에 투자하겠다는 계획을 밝힌 상태다.

LG그룹은 2020년 설립한 인공지능(AI) 싱크탱크인 LG AI연구원을 중심으로 AI 기술 경쟁력 강화에 집중하고 있다. LG AI연구원은 2021년 '엑사원 1.0'을 발표하며 거대언어모델(LLM) AI 개발을 주도하고 있다. 이는 실제 성과로 이어지고 있다. 엑사원은 지난해 12월 '엑사원 3.5'까지 성장했다. 지난달 오픈소스로 공개한 추론 AI 모델 '엑사원 딥'은 미국의 오픈AI, 중국의 딥시크, 알리바바와 경쟁할 수 있는 국내 첫 모델이다. AI 전환에 속도를 올리고 있는 LG는 자사 AI 모델을 활용한 서비스를 각 계열사는 물론 글로벌 계열사가 활용하고 있다.

구광모 LG 대표(왼쪽에서 네 번째)가 LG화학 청주공장을 방문해 양극재 생산 핵심 공정 가운데 하나인 소성 공정 라인을 살펴보고 있는 모습. /LG

LG그룹은 미래 먹거리로 바이오 사업을 더욱 확대할 계획이다. LG그룹은 인공지능(AI) 기술을 통해 단백질 구조 등을 분석하는 한편 종국엔 신약개발로 바이오 산업을 이끌겠다는 구상이다. AI가 단순한 기술 혁신을 넘어 신약 개발을 위한 새로운 물질을 찾는데 시간과 비용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바이오와 AI 융합은 트렌드를 넘어 미래 먹거리로서 글로벌 산업의 핵심 성장 동력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LG AI연구원은 2월 백민경 서울대 생명과학부 교수와 '차세대 단백질 구조 예측 AI' 개발을 위한 공동 연구 계약을 체결하는 등 AI와 바이오 사업 연계 가능성을 드러냈다. 바이오 산업에 꾸준히 관심을 보여온 구 회장이 바이오 관련 투자를 결심한 이유도 바이오 업계의 '게임 체인저'가 될 AI 융합 기술 리더십을 조기에 확보해 시장 선점에 나서기 위해서다.

바이오 소재·신재생에너지 산업소재·폐배터리 재활용·전기차 충전 사업 등으로 대표되는 미래 산업 영역인 클린테크 역시 구 회장이 일찌감치 신사업으로 점찍었다. 그는 2028년까지 1조8000억원을 투자한다는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LG전자는 북미 시장에서 에너지 관리 사업 저변 확대를 위해 인공지능(AI) 기반 에너지 관리 솔루션 개발을 맡는 스타트업 '파도 AI 오케스트레이션'을 독립법인으로 배출했다. 파도는 LG NOVA 내 신사업 인큐베이션 조직에서 시작해 최근 독립법인으로 스핀아웃한 것이다.

AI와 머신러닝(ML) 기술을 활용해 에너지 수요·공급을 실시간으로 분석해 전력 부하·비용을 예측하는 솔루션을 보유 중인 파도는 차세대 데이터센터 에너지 최적화 솔루션도 개발하고 있다. 글로벌 에너지 테크 기업 '마라'와 협력 관계를 구축한 파도는 10만대 이상 서버를 갖춘 초대형 데이터센터를 대상으로 실시간 변화하는 전력 수요에 따라 에너지 공급과 부하 관리를 최적화하는 AI 기반 솔루션을 개발할 예정이다.

미래 먹거리로 'ABC 사업'을 점찍은 구 회장은 신성장동력을 적극 발굴해 차별적 가치를 창출하고 사업 포트폴리오의 미래 성장 기반을 견고히 다진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구 회장은 '차별적 고객 가치'를 경영 화두로 삼았다. 고객 중심 경영 철학은 LG사업 전략의 기초가 됐고 LG그룹은 고객과의 직접적인 소통 채널을 확대하고 있다. 구 회장은 2025년 신년사를 통해 "LG의 도전은 다양한 영역에서 최초, 최고의 역사를 만들고 고객의 삶을 한 단계 높이는 차별적 가치로 발전했다"며 "LG 없이는 상상할 수 없는 미래를 세우자"고 당부했다.

Copyright ⓒ 마이데일리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alert

댓글 쓰기 제목 "바이오에 인공지능 더한다"…'ABC' 앞세운 구광모 호, 어디까지 왔나

댓글-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로딩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