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이데일리 = 대구 김경현 기자] "홈런 친 것보다 기분 좋았어요"
KIA 타이거즈 오선우가 결정적인 홈 보살로 팀을 승리로 이끌었다. 내외야 유틸리티 플레이어로 1군 입지를 단단히 하고 있다.
오선우는 23일 대구 삼성 라이온즈 파크에서 열린 2025 신한은행 SOL Bank KBO리그 삼성 라이온즈와의 원정 경기에서 5번 타자 겸 1루수로 선발 출전해 4타수 1안타 1득점을 적어냈다.
타격도 나쁘지 않았지만, 이날 오선우의 백미는 수비였다. 7회초 공격에서 KIA는 김석환 대신 변우혁을 투입했다. 7회말 수비와 동시에 변우혁은 1루수로 포진했고, 기존 1루수 오선우가 좌익수로 자리를 옮겼다.
7회말 1사 1, 3루에서 김성윤이 좌익수 방면으로 공을 날렸다. 오선우가 공을 잡은 순간 3루 주자 이재현이 홈으로 뛰었다. 오선우도 홈으로 송구. 정확한 송구가 꽂히며 김태군이 이재현을 태그 아웃시켰다. 이날 KIA는 7-6으로 승리했다. 오선우의 보살이 없었다면 승리를 장담할 수 없었다.
경기 종료 후 이범호 감독은 "7회말에 나온 오선우의 홈 보살이 오늘 경기를 뒤집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라며 선수를 칭찬했다.


24일 경기 전 만난 오선우는 "(홈 송구) 생각을 하고 있었는데, 뜬공이 마침 왔다. 7회 1점 차 승부 상황인 것 같았다. 어떻게 해야 하나 고민하다 승부했는데 좋은 결과가 나왔다"며 당시 상황을 돌아봤다.
그러면서 "홈런 친 것보다 기분 좋았다"고 덧붙였다.
앞서 오선우는 야구장에 나올 때마다 '쇼핑하고 나온 느낌'이라고 말한 바 있다. 팬들이 오선우를 많이 알아보고 응원해줘 기쁘다는 의미. 이에 대해 "한 달 정도 (1군 생활을) 해보니, 제가 야구를 계속 잘할 수는 없지 않나. 그래서 (경기력을) 유지하는 법을 선배들에게 물어보며 배우고 있다"며 "타석에서 결과가 안 나와도 수비로 도움이 되려고 한다"고 했다.
지난 4월 1군에 올라와서 많은 기회를 받고 있다. 2군과 1군의 차이점은 무엇일까. 오선우는 "똑같은 야구인데 끝나면 많이 힘들다. 2군에서 끝났을 때와 집중 빈도 차이가 워낙 크다. 그리고 수비 실수 하나에도 게임이 지는 상황이 나온다. 빈틈을 보이면 안 되니 힘들다"고 답했다.
최근 체중이 줄어 고민이다. 오선우는 "경기 끝나면 1~2kg씩 빠진다. 억지로 먹는데도 빠져서 어떻게 할지 고민 중"이라고 밝혔다. 밥만 3~4경기씩 먹어도 살이 빠진다고 토로했다.

체력 관리를 위해 방망이도 가벼운 것으로 바꿨다. 오선우는 "힘이 빠지면 방망이도 조금씩 무거워지더라. 방망이를 제걸 쓰다가 한 번씩 가벼운 걸 들고 들어간다. 최근 KT전부터 방망이가 무겁게 느껴져서 가벼운 걸 들고 들어갔다"고 설명했다. 890g 방망이를 사용하다 최근 880g 방망이를 쓰곤 한다고.
오선우의 활약은 퓨처스리그 선수들에게도 큰 힘이 된다. 오선우는 "2군 주장할 때 (선수들이 콜업되면) 이렇게 이야기했다. 너희들이 잘해야 우리도 기회가 온다"라면서 "책임감이 생긴다"고 밝혔다.
올 시즌 내외야 유틸리티 플레이어로 자리를 잡는 모양새다. 오선우는 "1루를 하다 보면 어깨가 약해질 때가 있다. 가까운 거리를 던지다 먼 거리를 던지면 (어깨가) 약해진다"라며 "저의 과제다. 보완해서 어디를 나가도 100%로 할 수 있게끔 준비를 하는 것이 첫 번째"라고 말했다.
오선우는 데뷔 이후 줄곧 백업으로 뛰었다. 1군에 자신의 자리를 만들지 못했다. 드디어 주전급 선수로 발돋움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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