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잊지 말아요"…故 김새론의 마지막 열연 '기타맨' [MD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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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기타맨' 포스터/씨엠닉스

[마이데일리 = 박로사 기자] 평범한 이야기, 아쉬운 연출이다. 그럼에도 고(故) 김새론은 그 안에서 누구보다도 빛난다. 스치듯 지나가는 "나를 잊지 말아요"라는 대사는 깊은 여운을 남긴다.

고 김새론의 마지막 연기가 담긴 영화 '기타맨'(감독 김종면·이선정)은 긴 무명 시기에 지쳐 있는 기타리스트 기철(이선정)의 모습으로 시작된다. 기철은 친구의 소개로 밴드 볼케이노의 기타를 맡게 되고, 잊고 있던 음악에 대한 열정을 다시 불태운다. 볼케이노의 또 다른 멤버 유진(김새론)은 낮에는 공연 기획사에서 일하고, 밤에는 밴드 키보디스트로 살아간다. 기철이 아무도 알아주지 않는 현실에 괴로워할 때마다 곁을 지키고, 무조건적인 응원을 보낸다. '기타맨'은 볼케이노 멤버들이 현실의 벽을 깨부수고 세상에 대한 희망을 찾아나가는 작품이다.

'기타맨'은 배우 김새론의 유작으로 주목받았다. 김새론이 연기한 키보디스트 유진은 평면적인 인물. 극이 진행되는 내내 해맑고, 순수하고 열정이 넘친다. 감정의 폭이 넓지 않다 보니 연기력을 보여줄 수 있는 구간은 거의 없다. 다만 김새론은 아역 시절부터 탄탄히 쌓아온 내공으로 극을 안정적으로 이끌어나간다. 주인공 기철보다 더 주인공 같은, '기타맨'의 든든한 기둥이 바로 김새론이다. 특히 유진의 대사들이 김새론의 실제 상황과 겹치는 부분이 있어 먹먹함을 자아낸다.

영화 '기타맨'/씨엠닉스

'기타맨'은 이선정밴드를 이끌고 있는 성원제약 이선정 대표가 기획부터 제작, 연출, 주연까지 맡았다. 중학생 때부터 밴드 생활을 해왔던 그가 실제로 겪었던 일들을 작품 안에 녹여냈다. 한국에서 밴드로 살아가면서 생기는 고충을 대사에 담아 현실감을 살렸다.

영화의 퀄리티는 기대하지 않는 게 좋다. "연출이나 시나리오, 음악 작업을 다 처음 해봤다"는 이 대표의 말처럼 영화 자체가 작품성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 뜬금없는 전개와 올드한 대사가 중간중간 튀어나와 고개를 갸웃하게 만든다.

김새론의 마지막 작품이라기엔 많이 아쉬운 '기타맨'이다. 하지만 작품성을 떠나 공개된다는 것에 의미가 있다. 이선정 대표는 "촬영할 때가 새론 양에게 가장 힘든 시기였지만, 카메라만 켜지면 돌변했던 '천생 배우'였다. 영화에 새론 양이 웃는 모습을 많이 넣었다. 새론 양의 마지막을 웃는 모습으로 기억해 주셨으면 한다"고 당부했다. 십여 년간 대중과 함께했던 김새론의 유작이라는 것만으로도 볼 이유가 충분한 '기타맨'이다.

오는 30일 개봉. 15세 관람가. 10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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