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국내 닭고기 수입 물량의 80% 이상을 차지하는 브라질산 닭고기 수입이 금지되면서 해당 닭고기를 수입해 제품을 제조 및 판매하던 업체들의 수급에 비상이 걸렸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농림축산식품부는 브라질산 종란(병아리 생산용 계란), 식용란, 초생추(병아리), 닭고기 등 가금육의 국내 수입을 이달 15일 선적분부터 전면 금지했다. 이는 지난 15일 브라질 남부 히우그란지두술주(州)의 상업용 가금류 사육 시설에서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HPAI)가 발생한 데 따른 조치다. 이달 1일 이후 이미 선적된 물량은 고병원성 여부를 검사한 뒤 반입 여부를 결정한다.

브라질은 닭고기 세계 1위 수출국이자 2위 생산국(1위는 미국·이상 브라질 농림축산부 발표 기준)이다. 미국 농무부 자료에 따르면 브라질은 전 세계 닭고기 생산량의 14%를 차지한다. 한국육류유통수출협회 통계에 따르면 한국 역시 작년 전체 닭고기 수입량 5만1147t 중 88%에 달하는 4만5211t의 닭고기를 브라질에서 들여왔다.
정부는 예고한 60일간의 수입 중단으로 약 1만3000톤 수준의 닭고기 공백이 발생할 것으로 추산한다. 이는 수입 닭고기의 월평균 소비량 중 약 20%에 해당하는 규모다.
정부가 브라질산 닭고기의 수입 금지 조치를 내리면서 국내 치킨업계의 가격 인상과 닭고기 수급에 대한 우려도 나왔다.
하지만 국내 치킨 프랜차이즈 업계는 이번 조치가 업계에 미치는 영향이 제한적이라고 선을 긋고 있다. 주요 치킨 프랜차이즈 업체 대부분이 브라질산 닭이 아닌 국내산 닭을 사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BBQ는 순살과 부분육 모두 국산 신선육을 사용하고 있다고 강조했고, 교촌치킨도 국내산과 태국산을 사용하고 있다.
이에 따라 수입 중단의 직접적인 영향을 받지는 않을 전망이다. 다만 수입산 수요가 국내산으로 일부 전환되면, 전체 공급망에 대한 압력이 증가해 중장기적으로는 간접적인 영향이 발생할 수 있다는 분석도 있다.
또한 냉동 가공식품, 간편식(HMR), 급식용 닭고기의 경우 저렴한 가격과 안정적인 물량 확보가 가능한 브라질산 원료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 조달이 막히면 가격 인상이 불가피하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아직 이슈 초기 단계인 만큼 가격 조정 부분에 대해서 논의된 사항은 없다"며 "수입 냉동육에 대해 수개월 분의 비축 물량을 쌓아두기 때문에 단기 대응은 가능할 것으로 본다. 그러나 이번 조치가 수개월 이상 장기간 이어진다면 수급에 있어 문제가 발생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치킨 프랜차이즈 업계는 일단 상황을 예의주시하며 대체 원료 찾기에 나선 상태다.
업계 관계자는 "우선 확보해둔 물량을 공급하면서 새로운 수입처를 찾거나 국내산으로 대체하는 등의 방안을 검토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브라질산 닭고기를 주로 수입해서 쓰는 급식업계도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한 급식업체 관계자는 "수입 중단에 따라 수급 불안이 예상돼 닭고기 메뉴를 줄이고 두부와 달걀 등 다른 단백질 재료를 사용한 식단으로 대체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편 정부는 이날 브라질산 닭고기 수입 금지 조치와 관련해 업계와 간담회를 열고 상황 점검에 나섰다. 농식품부는 관련 업계에 재고물량 방출 등 공급안정을 위해 적극적으로 협조해달라고 요청했다.
아울러 닭고기 공급안정을 위해 종계 생산기한 연장, 닭고기 계열사 병아리 입식 확대 등 국내 공급을 확대하는 한편, 닭고기 수입국을 다각화 방안을 검토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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