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사위크|광주=권신구 기자 5·18 민주화운동 45주년 기념일을 하루 앞둔 17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광주에서 집중 유세를 펼쳤다. 이 후보는 광주를 “이재명을 사회적으로 다시 태어나게 한 사회적 어머니”라고 외치며, 5월 광주 정신을 힘입어 오는 6월 3일 ‘빛의 혁명 완수’를 다짐했다.
지난 15일 전남 광양·여수·순천·목포를 시작으로 호남 텃밭 다지기에 나선 이 후보는 이날 광주를 찾았다. 5·18 민주화운동 기념일을 하루 앞두고 광주에서의 첫 일정은 5·18민주묘지 참배였다. 충혼탑 참배에 앞서 작성한 방명록에는 이번 대선에 임하는 이 후보의 의지가 엿보였다. 그는 “함께 사는 세상; 5월 광주 정신으로 빛의 혁명을 완수하겠다”고 적었다.
이번 대선은 12·3 비상계엄 사태에 따른 윤석열 전 대통령의 탄핵으로 치러지게 된 만큼, 이 후보는 이번 선거의 성격을 ‘빛의 혁명’으로 규정해 왔다. 여기에는 내란 종식뿐 아니라 그로 인한 상처를 회복하고 나아가 민생 경제를 살리겠다는 구체적 의미가 내포돼 있다. 이러한 이 후보의 의지는 광주의 역사적 의미와도 맞닿았다. 45년 전 광주에서 벌어진 비극 역시 신군부의 비상계엄에서 비롯됐다는 점에서다.
광주 시민들에게도 이번 대선의 의미는 남다른 모양새다. 이날 광주 서구 김대중컨벤션센터 광장에서 만난 김모(60대·여) 씨는 “(5·18 당시) 총알이 집 안 벽으로 날아와서 이불을 문에다 쌓고 그랬었다”며 “우리는 그걸 정말 피부로 느꼈다”고 회고했다. 강모(60대·여) 씨는 “(12·3) 계엄령 내릴 때 잠을 못잤다”고 말했다. 김씨는 “평화로운 우리나라가 왜 이렇게 됐나”라며 “빨리 좋은 나라로, 정치가 바뀌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후보는 이날 유세에서 광주를 자신의 “사회적 어머니”라고 강조했다. 그는 과거 성남공단 노동자 시절을 언급하며 “가짜뉴스에 속아서 억울한 국가폭력의 희생자를 제 입으로 비난하며 ‘2차 가해’를 하고 있었다”고 했다. 이어 “광주 학살의 참상이 ‘판검사 돼 잘 먹고 잘살면서 떵떵거리겠다’ 마음먹은 저 이재명 같은 사람이 생각을 고쳐먹고 올바른 세상을 위해, 국가권력이 남용되지 않는 정의로운 세상을 위해 다시 탄생하게 했다”며 “그게 광주의 위대함”이라고 말했다.
◇ “호남인들 ‘자식 잘 키웠다’ 느끼게 만들겠다”
그는 “민주당에 호남은 부모님과 같은 존재”라며 애정도 드러냈다. 이 후보는 “자식 잘되라고 키우는데 가끔 자식이 엉뚱한 짓 할 때가 있다”며 “그럴 때마다 호남은 민주당에 죽비가 돼 혼도 내고 징계도 하고 심할 때는 집 밖으로 내보내기도 한다”고 했다. 이어 “철도 들었으니 제대로 준비해서 나라 살림 잘하겠다”며 “호남사람만 잘 살게 하는 것이 아니라 모두가 함께 잘사는 진짜 대한민국 만들어서 우리 호남인들 ‘자식 잘 키웠다’, ‘민주당 잘 지지했다’ 이렇게 느끼게 만들어 드리겠다”고 했다.
광주에서 이 후보는 지역·세대·젠더 등 우리 사회의 묵은 갈등에 대한 통합의 당부를 전하기도 했다. 그는 “정치인들이 싸워도 주권자인 국민은 싸우지 말자”며 “화합과 단결, 통합해서 이 위기를 이겨내자”고 했다. 이어 “그러려면 작은 차이는 용인해야 된다”고 했다.

‘5·18 정신’ 헌법 전문 수록도 강조했다. 이 후보는 이날 광주 e스포츠 경기장에서 열린 ‘e스포츠 산업 현장 간담회’ 후 기자들을 만나 “5·18 정신은 광주란 지역의 정신이 아니라 대한민국 국민 주권의 정신”이라며 “헌법 게재는 꼭 했으면 좋겠다”고 했다. 이후 광주 금남로에서 열린 제45주기 5·18 민주화 운동 기념 전야제에 참석한 이 후보는 강기정 광주시장, 우원식 국회의장 등과 함께 ‘임을 위한 행진곡’을 제창하기도 했다.
한편, 전날(16일) 전북 익산에서 국민의힘을 탈당한 김상욱 의원과 손을 잡은 이 후보는 이날 광주에선 또 다른 보수 인사인 김용남 전 의원과 함께했다. 개혁신당을 탈당한 후 이 후보를 공개 지지한 김 전 의원은 “저는 이재명 후보가 김대중 대통령의 못다 한 꿈을 이룰 사람이라 믿는다”고 했다. 그러면서 “DJ의 꿈은 대한민국을 금융강국으로 만드는 것”이라며 “그동안 반칙과 꼼수가 난무했던 한국시장을 공정하고 신뢰할 수 있는 시장을 만들어 차기 정부 임기 내 코스피 5,000을 돌파할 그 사람이 이재명이라고 확신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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