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아직도 0이다.
KIA 타이거즈 간판스타 김도영(22)은 작년만큼 폭발적이지 않아도, 충분히 이름값을 한다. 12경기서 41타수 14안타 타율 0.341 1홈런 12타점 4득점 장타율 0.512 출루율 0.404 득점권타율 0.357이다. 10일 인천 SSG 랜더스전서는 8회 1사 만루서 3루 땅볼로 결승타점을 올렸다.

김도영에게 현 시점에서 놀라운 기록 하나가 있다. 도루다. 아직 단 한 번도 시도조차 하지 않았다. 시도를 하지 않았으니 당연히 성공 개수도 0개. 물론 실패도 제로. 김도영의 핵심 무기가 방망이와 발이라는 걸 감안하면 의외다.
이범호 감독이 자제령을 내린 상태다. 김도영은 햄스트링 부상을 털어내고 돌아온 뒤, 도루와 3루타 자제령을 수행하고 있다. 선수의 건강을 생각하면 당연히 이해되는 조치다. 김도영은 2022년 데뷔 후 계속 크고 작은 부상에 시달려왔다.
그런데 올해 KIA의 공격력이 심상치 않다. 10일 SSG전서도 1점차로 이겼지만, 안타는 단 3개밖에 못 쳤다. 작년 팀 타율 0.301로 1위를 찍은 타선이, 올해 0.246으로 8위까지 처졌다. 팀 OPS도 0.723으로 5위다.
방망이가 안 터지면, 출루한 주자가 때로는 과감하게 뛰는 야구를 할 필요도 있다. 10일 경기서 3안타에도 5득점을 뽑아 이긴 건 리드오프 박찬호의 3도루 영향이 컸다. KIA로선 잘 맞고 있는 김도영이 좀 더 적극적으로 뛰면 득점력을 조금이라도 높일 수 있다.
그러나 이범호 감독은 멀리 본다. 아직도 시즌 초반이고, 김도영이 뛰어서 얻는 효과보다, 김도영이 잘 치고, 다른 타자들이 잘 쳐서 얻는 시너지가 크다고 믿는다. 기존 주축타자들이 잘 터지면, 굳이 김도영이 무리하게 공격적인 주루를 할 필요는 없다. 뛰는 야구보다 장타 1~2방이 잇따라 터지는 게 효율성이 높다고 생각하는 지도자이기도 하다. 이범호 감독은 시즌을 길게 보고 김도영의 건강도 챙기고, 타자들의 페이스 상승을 기대한다.
흥미로운 건 김도영이 이미 헤드퍼스트슬라이딩을 했다는 점이다. 지난 2일 광주 한화 이글스전 연장 10회말에 좌선상 깊숙한 타구를 날리고 2루에 상체부터 쓰러지면서 세이프 판정을 이끌어냈다. 당연히 김도영은 헤드퍼스트슬라이딩도 자제령을 받은 상태다. 이건 2023년 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 일본과의 결승 연장전서 1루에 헤드퍼스트슬라이딩을 시도하다 부상한 이후 현재진행형이다.
결국 김도영은 당시 본능에 따라 상체부터 쓰러졌다는 점이다. 다시 말해 이는 김도영이 갑자기 본능에 따라 도루를 시도할 수도 있다는 의미다. 사실 자제령일 뿐, 금지령은 아니다. 이범호 감독의 자제령은 굳이 따지면 ‘강한 권고’다.

마음만 먹으면 시즌 70도루도 가능하다는 평가를 받는 김도영. 그의 시즌 첫 도루는 언제 나올까. 팀을 생각하면 뛰어도 될 것 같지만, 이범호 감독은 멀리 내다본다. 김도영이 발보다 방망이로 팀에 기여하면 된다는 지론이다.
Copyright ⓒ 마이데일리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comment--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댓글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