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코치님께 말씀드렸어요" 40세인데 DH 연투 자청이라니…최고참의 헌신, 이래서 LG가 강팀이다 [MD대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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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트윈스 김진성./대구=김경현 기자3일 오후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진행된 '2025 프로야구 KBO리그' LG트윈스와 SSG랜더스의 경기. LG 김진성이 역투하고 있다./마이데일리

[마이데일리 = 대구 김경현 기자] "제가 코치님께 말씀드렸어요. 저 (등판) 대기하겠다고"

LG 트윈스의 '최고참' 김진성이 더블헤더 2경기를 모두 뛰었다. 젊은 투수라도 쉽지 않은 상황. 알고 보니 김진성이 등판을 자청했다.

김진성은 10일 대구 삼성 라이온즈 파크에서 열린 2025 신한은행 SOL Bank KBO리그 삼성 라이온즈와의 더블헤더 2경기에 모두 등판해 각각 1이닝 무실점 1홀드를 기록했다.

LG 트윈스 김진성./LG 트윈스

더블헤더 1차전 팀이 5-3으로 앞선 7회 김진성이 마운드에 올랐다. 선두타자 양도근과 9구 승부 끝에 안타를 내줬다. 이재현을 헛스윙 삼진으로 처리하며 첫 아웃을 잡았다. 이때 양도근이 2루를 훔쳤다. 김성윤의 볼넷으로 1사 1, 2루가 됐다. 구자욱이 질 좋은 타구를 생산했는데, 이것이 유격수 오지환의 글러브로 향했다. 2루 주자 양도근은 3루로 뛴 상황. 오지환이 2루에 공을 던지며 아웃 카운트 2개가 동시에 올라갔다.

LG는 1차전 5-4 1점 차 신승을 거뒀다. 김진성은 시즌 10호 홀드를 달성했다. KBO리그 14번째 4시즌 연속 두 자릿수 홀드다. 2022년 12홀드를 시작으로 2023년 21홀드 2024년 27홀드를 적어냈다. 올해도 빠른 페이스로 홀드를 적립, 커리어 하이를 예고하고 있다.

더블헤더 2차전도 김진성이 LG를 구했다. 팀이 4-1로 앞선 8회 김영우가 등판했다. 김영우는 첫 타자 구자욱에게 좌중간 2루타를 맞았다. 몸을 풀고 있던 김진성이 마운드에 올랐다. 무사 2루의 위기. 김진성은 르윈 디아즈를 포수 파울 뜬공, 이재현을 유격수 땅볼, 이성규를 1루수 땅볼로 처리했다.

9회 장현식이 1이닝 무실점 세이브를 작성하며 LG는 2차전 4-1로 승리했다. 김진성도 시즌 11호 홀드를 챙겼다.

LG 트윈스 김진성./LG 트윈스

11일 경기 전 취재진과 만난 김진성은 "(4시즌 연속 10홀드) 기록에 의미를 크게 두지 않는다 젊었다면 기록을 생각했을 텐데, 언제 그만둘지 모르는 나이다. 안 아픈 게 첫 번째다"라고 담담하게 말했다.

2차전 등판을 자청했다. 김진성은 "1차전 운이 좋아서 잘 넘겼고, 2차전은 사실 (김)광삼 코치님이 쉬라고 말씀을 하셨다"라며 "그런데 (박)명근이도 쉬고, 저도 쉬면 운영할 때 타이트하지 않을까 해서, 연투하고 내일 쉬는 게 낫겠다고 코치님께 말씀드렸다. 저 (등판) 대기하겠다고"라고 했다.

이어 "(마운드에) 올라갔을 때 (김)영우 점수를 꼭 막아주고 싶었다. 자신감 잃지 않게 하고 싶었다"며 "집중하다 보니 운 좋게 막게 됐다"며 웃었다.

김진성은 1985년생으로 올해 40살이 됐다. 체력적으로 관리를 받아야 하는 나이. 김진성은 "사실 나이가 있으니까, (2차전 등판을) 준비하면서 등판한다고 괜히 말했나 싶더라. 부상당할까봐 염려가 컸다"며 "위기 상황이 되다 보니까 내 말에 책임을 져야 하지 않나. 그렇기 때문에 더 집중을 했다. 운이 좋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몸 상태에 이상이 없다고 했다.

2021시즌 김진성은 42경기 2승 4패 6홀드 1세이브 평균자책점 7.71로 부진했다. 이미 30대 중반에 접어든 나이. 반등은 쉽지 않다고 보는 의견이 많았다. 하지만 비시즌 LG와 FA 계약을 맺었고 2022년 6승 3패 12홀드 평균자책점 3.10을 기록했다. 2023년 21홀드 평균자책점 2.18, 2024년 27홀드 평균자책점 3.97로 제2의 전성기를 열었다. 현재 추세가 이어진다면 올해 41홀드를 작성할 수 있다.

김진성은 "절박한 마음가짐이 있으면 몸 관리를 할 수밖에 없다 절박한 마음을 가지고 있다면 저절로 그렇게 된다"라며 "저도 운동하기 싫다. 쉬고 싶고 일찍 집에 가고 싶다. 아침 일찍 일어나서 운동하기 싫다. 쉬고 싶다. 그런데 그럴 수 없으니까 해야 한다"며 강한 책임감을 보였다.

노장이 연일 호투를 펼친다. 더블헤더 연투까지 자청하며 팀을 이끌고 있다. LG가 최상위권을 달리는 이유다.

2025년 4월 12일 오후 서울 잠실구장에서 진행된 '2025 신한 SOL뱅크 KBO 리그' 두산 베어스와 LG 트윈스의 경기. LG 김진성이 7회초 1사 1.2루서 구원등판해 무실점 투구를 한 뒤 더그아웃으로 들어가고 있다./마이데일리

한편 김진성은 11일 휴식을 취했다. 경기 전 염경엽 감독은 "(김)진성이는 서울 올라가도 된다. 간다고 하면 나는 보내준다"며 웃었다.

이 말을 김진성에게 전했다. 김진성은 옆에 있던 임찬규에게 "서울 가자. 감독님이 서울 가고 싶다고 하면 보내준다고 하셨다. 진짜로 같이 가자"고 했다. 임찬규는 "형 너무 누리지 마세요. (경기를 지켜보며) 파이팅 해야 한다"고 김진성을 타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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