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에 나성범 없으면 역시 김선빈…정해원 인사 시키랴 방망이 불 뿜으랴, 위기의 KIA ‘실질적 기둥’

마이데일리
김선빈/KIA 타이거즈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나성범 없으면 김선빈.

지난 5일 고척 키움 히어로즈-KIA 타이거즈전의 주인공은 뜻밖에도 KIA 외야수 정해원이었다. 정해원은 이날 1군 데뷔전을 치렀다. 11-0으로 앞선 6회초에 데뷔 첫 안타를 쳤다. 그런데 정해원은 키움 내야진이 베이스를 비우고 물러서면서 주자 견제를 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표시했음에도 2루에 도루를 하며 불문율을 위반했다.

김선빈/KIA 타이거즈

정해원은 공수교대 때 키움의 1루 덕아웃에 가서 90도로 사과 인사를 건넸다. 이때 먼저 1루 덕아웃으로 가서 키움에 양해를 구한 선수가 다름아닌 김선빈이었다. 김선빈은 나성범이 종아리부상으로 이탈한 뒤 임시 주장을 맡았다.

주장이란 게 그렇다. 기록에 드러나지 않는, 여러 역할을 소화한다. 코칭스태프와 선수단 사이의 가교 역할을 하는 일부터, 선수단 사이에서 일어나는 일을 1차적으로 조율하고 관리하는 역할까지 맡는다. 쉽게 말해 일반 회사로 치면 팀장 정도의 역할을 수행한다고 보면 된다. 주장 선에서 처리할 수 있는 일은 처리하고, 그렇지 않은 일은 수석코치와 구단 프런트에 보고하고 조율하고 대화해야 한다. 은근히 할 일이 많다. 기자도 회사에서 팀장이라 주장의 고충을 너무나도 잘 안다.

KIA는 단단히 꼬였다. 부상자 속출에, 완전체 전력으로 단 1경기도 해보지 못했다. 부상자 공백을 떠나 타선과 불펜이 희한하게도 작년만큼의 퍼포먼스를 못 낸다. 작년 퍼포먼스가 개개인의 애버리지가 아니었다고 해도, 업계에선 놀랍다는 반응이 많다. 좀처럼 5할 승률을 못 맞춘다. 그 와중에 7일 고척 키움 히어로즈전 같은 치명적인 1패도 나왔다. 황동하가 황당한 교통사고까지 당하기도 했다.

선수단 분위기가 어수선할 수밖에 없다. 이럴 때일수록 주장 위주로 선수들이 똘똘 뭉칠 필요가 있다. 다행히 KIA 선수들은 각종 악재, 불운, 경기력 저하에도 팀 퍼스트마인드만큼은 철저하게 지킨다. 촤형우, 김선빈, 양현종을 중심으로 잘 뭉치고 있다. 이범호 감독의 리더십도 여전하다.

김선빈의 역할이 빛날 수 있는 건 역시 성적이다. 아무리 주장이나 기둥이 주장과 기둥 역할을 잘 한다고 해도, 성적이 안 나면 면이 안 선다. 진짜 기둥을 못 세운다. 그런 점에서 김선빈은 올해도 이름값을 톡톡히 한다. 3월 말 햄스트링 부상으로 잠시 쉬었지만, 돌아온 뒤에도 좋은 타격감을 보여준다.

김선빈은 7일까지 23경기서 75타수 26안타 타율 0.347 13타점 10득점 OPS 0.885 득점권타율 0.500이다. 잠시 쉬었지만, 특유의 컨택 능력, 밀어치기 능력은 여전하다. 큰 틀에서 보면 2024시즌 막판, 한국시리즈, 시즌 극초반부터 지금까지 계속 타격감이 좋다.

김선빈의 복귀로 KIA의 2번타자 고민은 해결됐다. 급기야 이범호 감독은 김선빈이 패트릭 위즈덤보다 찬스에서 효율성이 높다고 판단, 최근 김선빈을 5번 타순에 배치하기까지 했다. 김선빈의 최대 장점이 어떤 타순에서 어떤 역할을 맡겨도 괜찮다는 점이다.

김선빈/KIA 타이거즈

결국 앞으로 김선빈은 건강 관리가 가장 중요하다. 작년에도 다리 부상이 있었던 만큼, 앞으로도 부상 재발에 기본적으로 가장 크게 신경 써야 한다. 자기 야구를 잘하면서 나성범이 돌아오기 전까지 팀도 잘 이끌어주면 KIA로선 더 바랄 게 없을 듯하다. 3년 20억원 FA 계약의 두 번째 시즌. 지금까진 만점 활약이다.

Copyright ⓒ 마이데일리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alert

댓글 쓰기 제목 KIA에 나성범 없으면 역시 김선빈…정해원 인사 시키랴 방망이 불 뿜으랴, 위기의 KIA ‘실질적 기둥’

댓글-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로딩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