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번트-슬라이딩, 그게 트레이드 마크" 명장도 인정할 정돈데, 그래서 더 안타까운 마황의 부상 [MD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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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자이언츠 황성빈./롯데 자이언츠롯데 자이언츠 황성빈./롯데 자이언츠

[마이데일리 = 수원 박승환 기자] "슬라이딩을 워낙 잘해서…"

롯데 자이언츠 김태형 감독은 9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2025 신한은행 SOL Bank KBO리그 KT 위즈와 팀 간 시즌 4차전 원정 맞대결에 앞서 부상으로 이탈한 황성빈에 대해 이야기하는 시간을 가졌다.

황성빈이 부상을 당한 것은 지난 5일 어린이날. 1회말 선두타자로 나선 황성빈이 SSG 랜더스 선발 미치 화이트를 상대로 세이프티 번트를 댄 후 1루를 향해 전력으로 내달렸다. 그리고 헤드퍼스트 슬라이딩을 통해 세이프를 노렸는데, 이 과정에서 부상을 당했다. 황성빈은 2회초 수비를 소화하지 못했고, 곧바로 검진을 위해 병원으로 이동했다.

결과는 최악이었다. 부산의료원에서 받은 1차 검진에서 왼손 네 번째 중수골이 골절됐다는 소견이 나왔다. 그리고 이튿날 좋은삼선병원에서 2차 검진을 진행한 결과도 다르지 않았다. 이에 롯데는 빠르게 수술을 받을 수 있는 병원을 찾기 위해 3차 고려대학교 안암병원에 이어 4차 서울 삼성의료원에서도 검진을 진행했고, 마침내 수술 일정을 잡을 수 있게 됐다.

롯데 관계자는 9일 "고려대학교 안암병원 검진 후 부상 부위 크로스 체크를 위해 삼성의료원(서울) 검진 추가 진행했다. 검진 결과 왼손 네 번째 중수골 골절 소견이 나왔다. 플레이트 고정 수술이 필요하다. 복귀 일정을 당기기 위해 빠른 수술이 필요해 일정이 가능한 삼성의료원에서 수술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27일 오후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진행된 '2025 프로야구 KBO리그' 두산 베어스와 롯데 자이언츠의 경기. 롯데 황성빈이 7회초 2사 2루서 1타점 적시타를 치고 있다./마이데일리2025년 4월 25일 오후 서울 잠실구장에 진행된 '2025 신한 SOL뱅크 KBO 리그' 롯데 자이언츠와 두산 베어스의 경기. 롯데 황성빈이 8-2로 승리한 뒤 김태형 감독과 하이파이브를 하고 있다./마이데일리

수술대에 오르게 된 만큼 황성빈이 돌아올 때까지는 꽤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 롯데 관계자는 "수술 후 2주 동안의 안정이 필요하다. 기술훈련은 6주 이후에 가능하며, 복귀까지는 8~10주 정도가 소요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회복 기간에 따라 복귀 시기에 변화가 생길 순 있지만, 사실상 전반기 내 복귀는 어렵다고 보는 것이 맞다.

이에 김태형 감독은 9일 경기에 앞서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그럴 수밖에 없는게 황성빈은 지난해 125경기에서 117안타 4홈런 94득점 51도루 타율 0.320 OPS 0.812를 기록하면서 완전한 주전으로 거듭났다. '마황'이라는 수식어를 달고 다니는 황성빈은 그동안 롯데에서는 쉽게 찾아볼 수 없는 유형의 선수이기도 했다.

폭발적인 스피드가 가장 큰 무기로 내야 땅볼성 타구에도 안타를 뽑아낼 수 있고, 타구가 외야 깊숙한 방면으로 향하면 2루타를 3루타로 만들어내기도 한다. 상대팀 입장에서는 타석에 있으나, 주자로 있으나 매우 까다로움을 느낄 수밖에 없다. 그야말로 롯데 타선의 활력소와 다름이 없었던 만큼 마황의 이탈은 치명적이다.

롯데 자이언츠 황성빈./롯데 자이언츠22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5 신한 SOL BANK KBO리그' 롯데 자이언츠와 LG 트윈스 개막전 경기. 롯데 김태형 감독이 경기를 지켜보고 있다./마이데일리

이에 김태형 감독은 9일 경기에 앞서 '반즈도 없는데 황성빈까지 빠져서 심란할 것 같다'는 말에 "할 수 없다"며 헤드퍼스트 슬라이딩에 대한 물음에는 "내가 이야기한다고 되나. 번트를 대고, 슬라이딩을 하는 것이 황성빈의 트레이드 마크다. 물론 위험하긴 하다. 하지만 슬라이딩을 워낙 잘하기 때문에 별 이야기는 하지 않았는데…"라고 아쉬운 마음을 드러냈다.

황성빈의 공백을 메우는 것이 쉽진 않지만, 이또한 롯데가 해결해야 할 과제다. 일단 윤동희가 지난 두 경기 리드오프로 출전해 5안타 1홈런 2타점 3득점으로 좋은 활약을 펼쳤다는 것이 그나마 위안거리. 롯데가 또다시 찾아온 부상의 악령을 어떻게 떨쳐내느냐가 올해 성적에 큰 비중을 차지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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