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이데일리 = 김하영 기자] 화제가 됐던 만큼 백상의 대상 역시 많은 주목을 받았다. '흑백요리사'가 TV 부문 대상을 차지한 가운데 '폭싹 속았수다'의 수상 불발을 계기로 통합 시상 방식에 대한 문제 제기와 시상 부문 확대에 대한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제61회 백상예술대상이 시청률 2부 기준 3.3%(닐슨코리아 전국 유료 가구 기준)를 기록하며 막을 내렸다. 지난해 한국 드라마와 예능 콘텐츠가 모두 큰 인기를 끌었던 만큼 TV부문 대상 수상작으로 넷플릭스 예능 '흑백요리사: 요리 계급 전쟁'(이하 '흑백요리사')이 호명되자 온라인 커뮤니티와 SNS에서는 다양한 반응이 쏟아졌다.
'흑백요리사'가 보여준 파급력과 화제성을 고려하면 대상 수상 자체에는 큰 논란이 없었다. 다만, 유력한 경쟁작으로 거론된 넷플릭스 시리즈 '폭싹 속았수다' 역시 상반기 큰 반향을 일으킨 작품이었고, 가수 겸 배우 아이유 또한 '나의 아저씨'에 이어 연기력을 업계 전반에서 인정받은 만큼 아쉬움을 표하는 이들도 적지 않았다. 실제로 '흑백요리사'와 경쟁자들 간의 점수 차는 크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져 아쉬움을 표하는 목소리에 힘이 실리기도 했다.
이에 일부 시청자들은 "예능과 드라마를 같은 기준으로 평가하는 것이 과연 합리적인가"라며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현재 백상은 TV 부문 대상을 장르 구분 없이 통합 시상하고 있는데 지금처럼 장르와 형식이 다양화된 콘테츠 환경에서는 이 방식이 적절한가에 대한 회의론이 제기된 것이다. 비판하는 측은 "형식이 전혀 다른 콘텐츠를 동일 기준으로 심사하는 건 무리"라며 "미국 골든글로브만 보더라도 예능과 드라마는 따로 시상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반면, 기존 체제를 옹하는 시각도 있었다. 이들은 "올해 빈손으로 돌아간 '오징어게임2' 이정재, '승부' 이병헌 '폭싹 속았수다' 아이유, '먹을텐데' 성시경처럼 유명 콘텐츠와 인물들이 빈손으로 돌아갔다고 해서 문제가 되는 건 아니다"라며 "백상의 권위는 시상을 남발하지 않는 데에서 비롯된 것"고 반박하고 있다. 이들은 특히 "대상 하나가 주는 상징성과 무게가 유지되어야 시상식의 품격도 유지된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와 함께 예능 부문 시상 항목 확대에 대한 요구도 다시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다. 현재 백상 TV부문 내 예능 시상은 남녀 예능상 두 개가 전부다. 반면 드라마와 영화 부문은 남녀 주연상, 조연상, 신인상 등 총 6개로 구성되어 있어 상대적으로 예능은 수상 기회가 적다는 지적이 매년 반복되고 있다.

이러한 문제 제기는 콘텐츠 소비 환경 변화와도 맞물린다. 시청자들의 시청 방식이 OTT 중심으로 옮겨가는 상황에서 OTT 예능의 존재감도 확대되는 만큼 백상 시상식 역시 이에 발맞춘 변화가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백상은 2010년대 이후 지상파 3사의 연기대상·예능대상과 달리 종편·케이블·OTT 콘텐츠까지 아우르는 유일한 메이저급 시상식으로 자리매김해왔다. TV 부문에서 단일 최고 권위를 갖는 만큼 대상 수상 구조와 예능 시상 범위를 두고 벌어지는 논쟁은 단순한 '수상 결과 논란'을 넘어 백상의 정체성과 방향성에 대한 질문으로도 이어지고 있다.
과연 백상이 대중성과 권위 사이에서 균형을 잡는 해법을 내년에는 제시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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