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사위크=권신구 기자 ‘한덕수 단일화’를 두고 국민의힘의 내홍이 극심한 가운데, 개혁신당과 이준석 대선 후보가 반사이익을 기대하는 눈치다. 국민의힘 내분 사태에 실망했지만, 더불어민주당과 함께할 수 없는 이들에겐 개혁신당과 이 후보가 최적의 선택지가 될 수 있다는 기대감 때문이다. 실제 당원 수 증가 등 각종 긍정적 지표를 근거로 개혁신당은 이러한 움직임이 시작됐다고 평가하고 있다.
이 후보는 9일 서울 서초구 한국교총회관을 방문한 뒤 기자들을 만나 “자연스럽게 중도보수 진영의 헤게모니는 개혁신당과 이준석이 잡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날 서울 종로구 성균관대 일정 후 기자들을 만난 자리에서도 “저희는 역사를 바꾸는 대하드라마를 찍고 있는데 갑자기 국민의힘이 김치로 뺨을 때리는 막장드라마를 시작했다”며 “단기 시청률에서는 저희가 좀 지칠 수밖에 없지만 궁극적으로 정통 사극 쪽으로 사람들이 몰릴 것”이라고 자신했다.
지난 3일 김문수 후보를 최종 대선 주자로 낙점한 국민의힘은 이후 줄곧 갈등 국면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한덕수 무소속 후보와 단일화를 약속했던 김문수 후보가 당선 이후 미온적 태도를 보이기 시작하자 지도부를 중심으로 한 당내 세력의 압박이 고조됐기 때문이다. 신경전으로 시작했던 갈등은 전면전이 됐다. 김 후보 측은 법원에 대통령 후보 지위를 인정해 달라는 가처분 신청을 제기하기도 했다. 양측 다 물러설 기미를 보이지 않으며 사태는 최악의 상황만 거듭하고 있다.
이 후보와 개혁신당은 이러한 사태가 ‘호재’로 작용하길 기대하는 분위기다. 내분 사태로 보수 진영 궤멸 우려가 나오는 상황에서 범보수 진영의 ‘대안’이 될 수 있다는 기대감이다. 이 후보가 보수층은 물론 중도층에도 소구력을 갖고 있다는 점은 자신감의 배경이다. 천하람 개혁신당 선거대책위원장은 전날(8일) MBC 라디오 ‘뉴스하이킥’에 출연해 “(이 후보는) 전통적 관점에서 봤을 땐 보수주의자적 성향이 있지만, 국민의힘처럼 계엄을 옹호하거나 말도 안 되는 짓을 한 적은 없다”며 “건강한 보수 정치를 하는 정치인”이라고 강조했다.

◇ ‘동탄 모델’ 기대하는 이준석
개혁신당은 실제 수치를 근거로 이미 보수층의 이동이 시작됐다고 보고 있다. 개혁신당 선대위에 따르면, 그간 정체 상태였던 당원 수는 지난 4월 17일 유권자 접촉 캠페인 이후 급증세를 보이며 현재 8만4,000명에 근접하고 있다고 밝혔다. 허은아 대표 체제 당시 7만명 이하에 머물렀던 것에 비해 1만명을 상회하는 당원이 증가한 것이다. 일일 평균 508명으로 하루 최대 1,364명이 입당한 날도 있다는 게 개혁신당의 설명이다.
여론조사에서도 이 후보의 지지율이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엠브레인퍼블릭·케이스탯리서치·코리아리서치·한국리서치가 지난 5일부터 7일까지 만 18세 이상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차기 대통령감 적합도에서 이 후보는 5월 1주(4월 28~30일 실시) 조사 대비 3%p 증가한 5%를 기록했다. (표본오차 95% 신뢰수준 ±3.1%p.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관건은 이러한 흐름이 계속 이어질 수 있을지 여부다. 다만 개혁신당은 지난 총선 당시 이준석 후보가 당선됐던 ‘동탄 모델’이 이번에도 작동할 것이라는 기대를 드러내고 있다. 이 후보는 이날 TV 조선 유튜브 ‘류병수의 강펀치’와 인터뷰에서 “동탄 모델이라는 게 당시 공영훈 (민주당) 후보에 대한 의혹 제기가 있으면서 그분을 찍기는 어렵다는 이야기가 확산하고 국민의힘은 찍을 수 없다가 대세적 분위기가 되면서 이준석에게 표가 몰린 케이스”라며 “여러 상황이 겹쳤을 때 발현될 수 있는데 공교롭게 이번 주 들어서 그런 움직임이 좀 보이고 있다”고 했다.
이러한 측면에서 이 후보는 민주당과 국민의힘을 동시에 때리고 나섰다. 그는 전날 YTN 라디오에 출연해 “이재명 후보가 대통령이 되면 입법 권력은 거의 통제하기 어려울 정도”라고 했고, 국민의힘에 대해선 “대선 승리할 의향이 없고 당권 싸움에 몰두해 있다”고 직격했다.
본격 선거 레이스를 위해 정치적 중량감을 지닌 인사 영입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이 후보는 앞서 유튜브 채널에서 “보수 정치권, 주류 교체 또는 무게 중심 이동이 일어난다는 걸 상징적으로 보여줄 수 있는 분들”이라며 “적시 적소에 선보이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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