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축하해.”
김혜성(26, LA 다저스)에게 6일(이하 한국시각) 미국 플로리다주 마이애미 론디포파크에서 열린 2025 메이저리그 마이애미 말린스와의 원정경기는 죽을 때까지 잊지 못할 것이다. 5일에 대수비로 메이저리그 데뷔전을 치렀으나 도루 한번 한 게 전부였다.

9번 2루수로 선발출전해 4타수 2안타 1타점 1득점 1도루를 기록한 6일 경기가 실질적으로 제대로 된 데뷔전이었다. 마이애미의 간판투수 샌디 알칸타라에게 데뷔 첫 안타를 뽑아냈고, 데뷔 첫 득점을 해낸데 이어 데뷔 첫 적시타까지 쳤다. 호수비로도 팀을 놀라게 했다.
특히 첫 안타를 날리고 오타니 쇼헤이의 투런포에 홈을 밟았는데, 김혜성은 오히려 오타니에게 축하 인사를 받았다고 밝혀 화제를 모았다. 홈런을 친 오타니가 축하를 받아야 보통의 모양새지만, 오타니는 김혜성이 데뷔 첫 안타와 도루, 득점을 막 해낸 걸 잊지 않았다. 역시 인성이 좋고 세심한 선수다.
그런데 일본인 선수들의 매너는 또 돋보였다. 이번엔 ‘퍼펙트 괴물’ 사사키 로키다. 사사키는 이날 등판일이 아니었으니 나름대로 시간적 여유는 있는 선수였다. 그런데 이날 경기 후 클럽하우스에서 김혜성이 해맑게 웃는 모습을 찍어 자신의 인스타그램 스토리에 올렸다.
결정적으로 한글로 “축하해”라고 적었다. 사사키가 정말 ‘축하해’라는 말을 알았는지 몰랐는지는 중요하지 않다. 김혜성이 팀에서 유일한 한국인이니 직접 물어보고 게시물을 작성했을 수도 있다. 김혜성을 진심으로 축하할 마음을 갖고 표현했다는 게 중요하다. 김혜성도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이 게시물을 퍼간 상태다.
다저스에는 오타니, 사사키를 비롯해 야마모토 요시노부까지 3명의 일본인 선수가 있다. 큰 범주에서 보면 김혜성까지 아시아선수가 4명이다. 여기서 좀 더 범위를 넓혀 아시아계까지 포함하면 김혜성에게 자리를 잠시 내주고 부상자명단에 간 토미 에드먼도 있다. 편을 가르자는 게 아니라, 아무래도 김혜성으로선 같은 아시아, 혹은 아시아계 선수들 사이에서 심리적 편안함을 느낄 수도 있다.
사실 스프링캠프 때도 무키 베츠 등 몇몇 선수들이 김혜성을 잘 챙겼다는 후문이다. 김혜성이 올해 메이저리그에서 얼마나 오래 버틸 것인지는 아무도 모른다. 그러나 팀에 있는 동안에는 동료들과 좋은 케미스트리를 구축하고 지내는 게 좋다. 김혜성이 캠프 때부터 선수들에게 먼저 다가가 좋은 인상을 남겼기 때문에, 그들도 김혜성의 데뷔 첫 안타에 마음을 열고 진심으로 다가선다.

다저스도 구단 SNS에 김혜성의 사진을 게재하며 "첫 안타 축하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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