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이글스가 너무 잘해요" 농담 섞인 푸념…'OPS 리그 1위' 박동원이 지켜낸 공동 1위 [MD잠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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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트윈스 박동원./마이데일리

[마이데일리 = 잠실 박승환 기자] "한화 성적만 매일 보고 있다"

LG 트윈스 박동원은 6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5 신한은행 SOL Bank KBO리그 두산 베어스와 팀 간 시즌 5차전 원정 맞대결에 포수, 5번 타자로 선발 출전해 3타수 1안타(1홈런) 1타점 1득점으로 활약하며 팀의 승리를 이끌었다.

전날(5일) 두산과 어린이날 맞대결에서 2-5로 무릎을 꿇은 탓에 단독 1위에서 공동 1위가 된 가운데, 많지도 않았다. 단 한 방이면 충분했다. 박동원은 1-1로 팽팽하게 맞선 2회초 선두타자로 나선 첫 번째 타석에서 두산 선발 최원준을 상대로 2B-1S의 유리한 카운트에서 4구째 142km 직구가 몸쪽 스트라이크존을 파고들자, 거침없이 방망이를 휘둘렀다.

박동원의 타구는 방망이를 떠남과 동시에 홈런을 직감할 수 있을 정도로 좌익수 뒤쪽 외야를 향해 쭉쭉 뻗어나갔고, 164.3km의 속도로 뻗은 타구는 담장을 넘어간 뒤 돌아오지 않았다. 시즌 9호 홈런으로 비거리 117.6m. 이후 박동원은 단 한 개의 안타도 추가하지 못했지만, 수비에서 '에이스' 요니 치리노스와 환상적인 호흡을 뽐냈다.

치리노스는 이날 1회초부터 1점을 지원 받으면서 경기를 출발했다. 하지만 1회말 곧바로 동점을 허용했는데, 2회초 무사 1루 강승호 타석부터 시작해서 7회말 2사까지 무려 16타자를 연속 범타 처리했다. 치리노스의 훌륭한 투구와 박동원의 볼 배합이 완벽하게 적중했고, 치리노스는 7이닝 1실점(1자책)으로 퀄리티스타트+(7이닝 3자책 이하)를 기록하며 시즌 5승째를 확보했다.

경기가 끝난 뒤 취재진과 만난 박동원은 '선두를 빼앗길 수 있는 중요한 경기였다'는 말에 지금 한화가 너무 무섭게 치고 올라오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흔들리지 않고, 우리가 가야할 기을 가다 보면 좋은 성적을 낼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때문에 우리가 해야 할 것을 먼저 신경쓰는 중"이라고 말했다.

특히 이날도 한화가 삼성 라이온즈를 무너뜨리면서 8연승을 질주했다. LG가 만약 두산에 또다시 덜미를 잡혔다면, 1위 자리를 내어줄 뻔했다. 이에 박동원은 "한화가 너무 잘하고 있다"며 '오늘도 한화가 이기고 있더라'고 하자 "너무 잘해서 힘들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LG 트윈스 박동원./마이데일리LG 트윈스 박동원./잠실 = 박승환 기자

분명 한화의 기세가 매섭지만 LG도 최고의 시진을 보내는 중이다. LG는 6일 경기 종료 시점에서 23승 13패 승률 0.639로 승패마진 +10승을 기록하고 있다. 하지만 박동원은 순위가 신경 쓰이는 듯했다. 그는 '감독님이 지금은 순위를 볼 필요도 없다고 했다'는 말을 듣자 "나는 매일 보고 있다. 한화 성적만 매일 보고 있다. 감독님께서 선수들이 편하게 경기에 임할 수 있게 해주려고 그러신 것 같다. 하지만 나는 경기를 할 때 공을 가장 많이 잡고, 상황이 많이 이루어지는 포지션이다. 때문에 어떻게든 1위를 하려고만 생각하는 중"이라고 강조했다.

순위 만큼은 매일매일 체크하지만, 정작 본인의 성적은 확인하지 않는다는 게 박동원의 설명. 박동원은 이날까지 36경기에서 35안타 9홈런 25타점 22득점 타율 0.318 OPS 1.020으로 펄펄 날아오르고 있다. OPS는 KBO 전체 1위, 장타율은 2위, 타점도 공동 7위에 올라 있을 정도다.

박동원은 "나는 일단 숫자를 절대 보지 않으려고 노력한다. 현재 내 타율이 얼마인지도 잘 모르겠다. 가끔 하이라이트를 보다가 '내가 이만큼 치고 있네' 정도만 확인한다. 최근엔 '내가 언제부터 3할이었어?'라는 생각이었는데, 아직도 3할이더라. 그걸 보고 '그동안 많이 쳤구나'하며 많이 놀라긴 했다. 그래도 잘 되고 있어서 너무 기분이 좋다"며 "특히 오늘 팀 승리에 도움이 됐다는 것이 너무 기분 좋다"고 활짝 웃었다.

하지만 아직 100경기 이상이 남은 만큼 지금의 페이스를 얼마나 길게 유지하느냐가 중요하다. 박동원도 이를 너무나 잘 안다. 그는 "홈런은 타자의 꽃이기 때문에 많이 치면 칠수록 좋다. 하지만 아직 36경기 밖에 하지 않았다. 약 110경기가 남았기 때문에 그 경기를 어떻게 할 것인지가 더 중요하다"며 "시즌이 6~7개월 정도 진행이 되는데, 꾸준히 잘할 순 없다. 잠깐 쉬어갈 때도 필요하다. 그런데 최근엔 (팀 타선이) 많이 쉰 것 같다. 그래도 (문)보경이를 비롯해 타격감이 많이 올라오고 있는 것 같아서 기분이 좋다"고 미소를 지었다.

LG 트윈스 박동원./마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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