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발, 제발 잡지 마라” KIA 28세 멀티맨은 고척만 오면 기분이 좋다…너무 소중한 한 타석, 백업들은 그렇다[MD고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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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규성/고척=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마이데일리 = 고척 김진성 기자] “제발, 제발 잡지 마라.”

백업요원들은 어쩌다 맞이하는 한 타석이 매우 소중하다. 언제 타석에 들어갈지 몰라 타격감을 유지하는 게 참 어렵다. 그나마 홈 경기서는 실내에서 충분히 연습이라도 할 수 있지만, 원정경기는 그렇지도 않다. 그저 이미지 트레이닝을 더 잘하면서 빈 스윙을 할 뿐이다.

김규성/KIA 타이거즈

그런데 선수들은 경기장과의 묘한 궁합이 있다. KIA 타이거즈 내야수 김규성(28)은 유독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좋은 기억이 많다. 이젠 같은 팀이 된 조상우, 한현희(롯데 자이언츠)에게 결정적인 홈런을 터트렸다.

야구통계사이트 스탯티즈에 따르면 김규성은 6일 고척 KIA전 이전까지 고척돔에서 통산 23타석 21타수 6안타 타율 0.286 OPS 0.857 2홈런 5타점 6득점이다. 아주 강력한 건 아니지만, 통산타율 0.202 6홈런 타자라는 걸 감안하면 고척돔과의 궁합은 매우 훌륭하다고 봐야 한다.

그래서일까. 이범호 감독은 이날 결정적인 찬스서 정해원을 빼고 김규성을 대타로 활용해 재미를 봤다. 김규성은 3-3 동점이던 8회초 무사 1,2루서 타석에 들어섰다. 일반적이라면 번트가 유력하다. 더구나 김규성을 넣는다면 강공보다 희생번트 작전을 구사할 확률이 높았다.

실제 김규성은 번트 자세를 취했다. 그런데 키움 우완 박윤성의 초구가 높게 들어오자 재빨리 배트를 뺐다. 그리고 2구 역시 번트 자세를 취하다 강공으로 돌변해 낮게 떨어진 포심을 잡아당겼다. 잘 맞은 타구는 아니었지만, 코스가 좋았다. 바운드 된 타구가 전진수비한 키움 1루수와 2루수를 뚫고 외야로 느리게 빠져나갔다. 오선우가 결승득점을 올리기에 충분한 타구였다.

모처럼 KIA가 작전으로 결승점을 뽑고 5-3으로 승리까지 했다. 김규성은 “감독님이 번트 사인이 나도 키움 수비수를 보라고 했다. 압박을 하면 방망이를 빼서 최대한 땅으로 굴리라고 했다. 운이 되게 좋았다”라고 했다.

페이크 번트&슬러시. 그러나 김규성에게 자율을 부여한 페이크 번트&슬러시였다. 그 상황서 키움의 대응에 따라 희생번트를 해도 무방한 작전이었다. 결국 김규성은 키움 수비수들의 전진을 보고 강공을 했고, 결과가 좋았다. 김규성이 고척돔에서 또 한번 좋은 기억을 추가한 순간이었다.

김규성은 “2루수가 많이 움직이더라. 2루 쪽으로 치면 안타가 나오겠다 싶었는데 타구가 1루로 갔다. 그래도 운이 좋아 안타가 됐다. ‘제발, 제발 잡지 마라’ 그랬다. 이상하게 고척돔만 오면 공이 좀 잘 보이는 것 같다”라고 했다.

백업들은 한 타석이 간절하다. 김규성은 “백업은 힘든 직업이다. 상황마다 다르고, 타이트한 상황에도 나간다. 주전만큼 힘든 게 백업이다. 개인기록보다 팀이 이기는 것만 생각한다. 팀이 이기면 내가 못해도 기분 좋다. 백업들이 정말 열심히 준비한다. 한 번의 기회가 올 때 잡으려고 뒤에서 많이 준비한다”라고 했다.

김규성도 그러면서 강해진다. “내가 할 수 있는 역할만 생각하다 보니 계속 살아남는 것 같다. 어제 오늘 이기면서 밝은 분위기가 만들어졌다. 더 많은 경기를 이기고 싶다”라고 했다. 내야 전 포지션을 안정적으로 맡는 김규성이 타격으로 한 경기를 잡아준 건, KIA로선 엄청난 힘이 될 수 있다.

김규성/KIA 타이거즈

이범호 감독은 "찬스 상황에서 득점이 안나오면서 전체적으로 어려운 경기였다. 8회초 무사 1,2루 상황에서 대타 김규성이 그라운드 타구를 만들어내면서 그것이 결국 결승타로 이어졌다. 부담이 될 수도 있었을텐데 자신의 몫을 너무나도 잘 해줬다"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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