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이데일리 = 수원 김경현 기자] KT 위즈 외야수 안현민의 주가가 뜨겁다. 선발로 출전한 경기에서 모두 안타를 때려내며 타점을 쓸어 담고 있다. 괴력으로 화제지만, 그만큼 뛰어난 재능이 또 있다. 바로 '노림수'다.
안현민은 4일까지 6경기서 22타수 9안타 4홈런 12타점 타율 0.409 OPS 1.435를 기록 중이다. 올 시즌 첫 경기인 4월 10일 NC전은 대타로 1타석 출전에 그쳤다. 실질적으로 5경기에서 모든 성적을 올린 것.
5경기 연속 타점 행진이다. 지난달 30일 두산전 5타수 1안타 1타점으로 시동을 걸더니, 다음 경기에서 1-3으로 뒤지던 9회초 동점 투런 홈런을 신고했다. 5월 2일 키움전은 연타석 홈런으로 3타점을 올렸고, 3일에는 결승타를 포함해 2안타 2타점을 적어냈다.
4일 엄청난 홈런과 함께 4타점을 기록했다. 안현민은 4번 타자 겸 우익수로 선발 출전해 4타석 3타수 2안타 1홈런 1몸에 맞는 공 4타점을 작성했다. 5회 1사 만루에서 2타점 적시타로 이날 첫 안타를 뽑았다.
7회 괴력의 144.7m 홈런이 나왔다. 팀이 4-3으로 뒤진 7회 2사 1루에서 안현민이 박윤성의 초구 140km/h 빠른 공을 통타, 좌중간 담장을 넘어가는 역전 투런 홈런을 때려냈다. 안현민의 시즌 4호 홈런. 이 홈런에 힘입어 KT는 5-4 승리를 거뒀다.
역사에 남을 비거리다. 2018년 위즈파크에 트랙맨이 도입된 이후 두 번째로 멀리 날아간 홈런이다. 1위는 2018년 9월 18일 수원 SSG전 로하스의 148m. 올 시즌 메이저리그를 기준으로 해도 2위다. 스탯캐스트에 따르면 마이크 트라웃(LA 에인절스)이 약 147.5m(484피트)로 최장 거리 홈런을 때렸다. 2위는 약 142.6m(468피트)의 애런 저지(뉴욕 양키스)다.

눈에 띄는 재능은 힘이다. 장타율이 1.000에 4경기 4홈런이다. 홈런 비거리도 모두 살벌하다. 1호 홈런이 129m, 2호 130.2m, 3호 127.8m를 비행했다. 한국에서 가장 커다란 잠실야구장에서도 모두 홈런이 되는 타구들.
강력한 파워 뒤에 '노림수'라는 재능이 숨어있다. 안현민은 초구와 타자가 유리한 카운트에서 모두 안타를 쳤다. 초구를 노려 2타수 2안타 2홈런, 1-0 카운트에서 2타수 2안타, 2-0 카운트에서 1안타 1홈런이다. 3-0 카운트는 아직 경험이 없다.
물론 표본이 적다. 하지만 5안타 중 3개가 홈런이란 것은 의미심장하다. 홈런이 아닌 2개의 안타 중 하나는 2루타다. 초구를 비롯해 1-0, 2-0 카운트는 타자가 특정 구종, 혹은 코스를 좁힐 수 있는 '타자의 카운트'다. 안현민은 타자의 카운트에서 10할 타율은 물론 장타율 3.000(15루타/5타석)을 기록한 것.
우연이 아닐 가능성이 있다. 앞서 안현민은 "카운트가 유리할 때는 장타를 노리고 크게 스윙을 한다"며 "투 스트라이크 때는 컨택으로 인플레이 타구를 늘리려고 한다. 노림수가 있을 때는 장타를 의식하고 (방망이를) 돌리는 편"이라고 했다. 지금까지는 모든 노림수가 맞아 떨어졌다고 해석할 수 있다.

두뇌까지 갖춘 거포의 탄생일까. 야구팬의 심장을 끓게 만드는 괴물이 등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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