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이데일리 = 대구 김경현 기자] "테무산 오타니!"
크리스 페덱과 아리엘 후라도가 이재희에게 남긴 말이다. 최소한 오늘은 오타니 쇼헤이(LA 다저스)보다 이재희가 훨씬 멋진 투수였다. 오타니가 테무산 이재희다.
이재희는 7일 대구 삼성 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2026 신한 SOL KBO 포스트시즌 KT 위즈와 한국시리즈(7전 4선승제) 4차전 구원 등판해 2⅔이닝 4탈삼진 무실점 승리투수가 됐다.
절체절명의 순간 마운드에 올랐다. 팀이 7-1로 앞선 5회. 미야모리 사토시와 배찬승의 제구 난조로 삼성이 3실점했다. 7-4로 위태로운 1사 만루에 이재희가 등판했다.
첫 상대는 김상수. 4구 모두 포심을 던져 헛스윙 삼진을 잡았다. 허경민 역시 모두 포심을 뿌려 2루수 뜬공으로 솎아 냈다.
압도적인 투구가 이어졌다. 6회 헛스윙 삼진 2개를 곁들여 삼자범퇴를 만들었다. 7회에도 장진혁을 헛스윙 삼진, 안현민을 유격수 땅볼, 샘 힐리어드를 1루수 땅볼로 처리했다. 8회부터 김태훈이 등판, 이재희는 임무를 마쳤다. 이재희의 호투 덕분에 삼성이 10-5로 승리할 수 있었다. 이날의 MVP도 이재희다.

경기를 마친 뒤 이재희는 "4차전이 중요한 경기얐다. 오늘 승리할 수 있어서 기쁘다"고 소감을 전했다.
어떤 생각을 하고 마운드에 올랐을까. 이재희는 "한 타자씩만 막자고 생각했다. 그래서 좋은 결과 있었던 것 같다.
이재희가 올라가면서 포수가 강민호로 교체됐다. 이재희는 "1사 만루에 올라가서 막고 내려왔을 때 (강)민호 선배가 '공 좋으니까 (스트라이크 존) 끝에 보지 말고 가운데로 들어와라. 너 공 좋다'고 말씀해 주셨다. 맞더라도 상관없었다. 빨리 승부하자고 한 게 출루를 안 시킨 비결 같다"고 돌아봤다.
그러면서 "민호 선배고 꼬지 말고 들어오라고 해주셨다"고 덧붙였다.
동료들이 이재희를 얼싸안고 고마움을 전했다. 이재희는 "일단 (5회를 마치고) 사토시 형과 배찬승이 고맙다고 해줬다"라더니 "다 끝나고 페덱과 후라도가 테무산 오타니라고 해줬다"며 좌중을 웃겼다.


롤모델이 오타니인 것으로 유명하다. 투구폼도 투수 오타니를 빼다 박았다. 이재희는 "일단 야구선수다 보니 오타니의 실력을 좋아하고 빠져들었다. 알면 알수록 인간성과 사람을 대하는 태도, 모든 면이 좋다고 생각한다. 본받자고 생각해서 열심히 따라가고 있다"고 했다.
오타니처럼 쓰레기를 많이 줍느냐고 묻자 "운도 줍고 있다"고 강조했다.
힐리어드를 포함한 KT 강타자들 상대로 거침없이 가운데에 공을 꽂았다. 이재희는 "민호 선배가 '공 좋다고 가운데로 들어오라'라고 말씀해 주시니 제 공에 대한 믿음이 더 커졌다. 어차피 그런 상황에서 꽉 차게 봐서 볼넷을 주는 것보다 솔로 홈런을 맞는 게 팀이 경기를 풀어나가기 수월할 것 같아 승부했다"고 설명했다.
한편 삼성은 한국시리즈 우승까지 단 1승을 남겨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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