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위크=이영실 기자 세계 영화제에서 작품성을 인정받은 이창동 감독의 8년 만의 신작 ‘가능한 사랑’이 넷플릭스를 통해 전 세계에 공개됐다. 배우들의 연기 앙상블과 인간의 삶을 향한 묵직한 질문이 글로벌 시청자들에게 어떻게 다가갈지 주목된다.
‘가능한 사랑’은 해고 노동자 호석(설경구 분)과 그의 아내 미옥(전도연 분), 다큐멘터리 감독 예지(조여정 분)와 그의 남편 상우(조인성 분), 두 부부가 다큐멘터리 제작을 위해 만나 서로 다른 삶과 숨은 욕망을 마주하는 이야기다.
넷플릭스 공개에 앞서 세계 유수 영화제에서 잇따라 성과를 거뒀다. 제83회 베니스국제영화제에서 한국 영화 최초로 은사자상(심사위원대상)을 수상했고, 제51회 토론토국제영화제에서는 이창동 감독이 한국인 최초로 TIFF 에버트 감독상을 받았다.
또 제49회 밀밸리영화제 어터상 수상과 함께 제99회 아카데미영화상 국제장편영화 부문 한국 대표 출품작으로도 선정됐다. 지난 9월 23일에는 국내 일부 극장에서 먼저 개봉해 관객과 만났다.
무엇보다 ‘초록물고기’ ‘박하사탕’ ‘오아시스’ ‘밀양’ ‘시’ ‘버닝’ 등을 연출한 이창동 감독이 오랜만에 내놓은 신작이라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다. 이창동 감독은 이번 작품을 통해 서로 다른 환경에서 살아온 네 인물의 관계를 따라가며 노동과 계급, 인간의 존엄성과 사랑의 가능성을 들여다본다.
쟁쟁한 배우 라인업도 빼놓을 수 없다. ‘밀양’의 전도연과 ‘박하사탕’ ‘오아시스’의 설경구가 오랜만에 이창동 감독과 재회했고, 조인성·조여정은 처음으로 호흡을 맞췄다. 전도연과 설경구는 오랜 상처를 안고 살아가는 해고 노동자 부부 미옥과 호석을, 조인성과 조여정은 경제적으로 풍요로운 삶을 누리는 상우와 다큐멘터리 감독 예지를 각각 연기했다. 네 배우는 서로 다른 처지에 놓인 인물들의 복잡한 감정과 미묘한 관계를 밀도 있게 그려냈다.
인물들의 삶을 현실감 있게 구현하기 위한 제작진의 노력도 돋보인다. 김지용 촬영감독은 자연광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인물의 움직임을 자연스럽게 따라가는 촬영 방식을 택했다. 장민우 미술감독은 미옥과 호석의 집, 상우와 예지의 별장 등 공간에 인물들이 살아온 시간을 담아냈다. 정재일 음악감독은 반복되는 피아노 단음을 중심으로 다양한 선율과 음향을 더해 영화 특유의 정서를 완성했다.
‘가능한 사랑’은 이창동 감독이 넷플릭스와 처음 손잡고 선보이는 영화이기도 하다. 이창동 감독은 이번 글로벌 공개를 통해 보다 폭넓은 시청자와 만나는 데 기대감을 드러냈다. 공개일인 6일 시사위크와 만난 그는 “한국과 해외에서 극장 개봉을 했지만 제한된 나라, 제한된 극장에서 상영했다. 아무래도 영화에 관심 있는 관객들이 찾아온 것”이라며 “일반 관객들을 상대로는 처음 공개하는 거라 과연 어떻게 받아들일지 기대되기도 하고 설레기도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빠르고 자극적인 이야기에 익숙하고, 조금만 느려져도 빨리 돌리거나 건너뛰는 시청자들을 언급하며 “나 개인적으로도 하나의 도전이라고 생각한다. 넷플릭스 역시 꼭 그런 영화만 있는 게 아니라 이런 영화도 있다는 것을 이야기하고 싶었던 것 같다. 앞으로 어떤 영향을 줄지 하나의 도전으로 받아들이려고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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