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가총액만 484조원 증발… 삼성·SK하이닉스 주가 ‘마지노선’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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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행정부의 참패로 이어진 미국 중간선거 결과가 글로벌 인공지능(AI) 산업 전반에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국내 반도체 주도 폭락을 면치 못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주가의 이틀 연속 급락했다. 투자자들 사이에선 ‘반도체주 시즌 종료’라는 말까지 나오는 상황이다. / 생성형 AI로 제작한 이미지
트럼프 행정부의 참패로 이어진 미국 중간선거 결과가 글로벌 인공지능(AI) 산업 전반에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국내 반도체 주도 폭락을 면치 못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주가의 이틀 연속 급락했다. 투자자들 사이에선 ‘반도체주 시즌 종료’라는 말까지 나오는 상황이다. / 생성형 AI로 제작한 이미지

시사위크=박설민 기자  트럼프 행정부의 참패로 이어진 미국 중간선거 결과가 글로벌 인공지능(AI) 산업 전반에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데이터센터를 중심으로 AI산업 관련 규제가 강화될 것이란 전망에서다. 미국 민주당 기조가 ‘AI 속도 조절’에 가까운 만큼, 산업 성장에도 제동이 걸릴 것이란 예상이 지배적이다. AI산업 위축 우려 속, 국내 반도체 주도 폭락을 면치 못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주가가 이틀 연속 급락했다. 코스피(KOSPI) 지수도 10개월 만에 장중 5,000선이 무너졌다.  투자자들 사이에선 ‘반도체주 시즌 종료’라는 말까지 나오는 상황이다.

◇ 美중간선거 AI쇼크에 반도체주 ‘폭락’… 삼성전자·SK하이닉스 시총 484조원 증발

“이러다 탈출할 기회조차 없는 것 아니냐.”

국내 주식 커뮤니티 반도체주 투자자들 사이에서 나오는 이야기다. 단순한 기우는 아니다. 미국 중간선거 직후, 국내 반도체주 하락세는 무서운 수준이다. 6일 한국거래소(KRX)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주가는 18만8,700원과 113만2,000원으로 장을 마쳤다. 각각 전일 대비 6.35%, 10.44% 하락한 수치다. 

하락세는 선거 당일부터 시작됐다. 2일 기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주가는 각각 22만9,000원, 147만2,000원으로 장을 마감했다. 선거 판세가 드러난 지난 3일엔 전일 대비 4.15%, 5.03% 하락했다. 이후 급락세가 지속되면서 6일 기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2일 대비 17.6%, 23.1% 하락했다. 

양사의 주가 변동을 시가 총액으로 환산하면 하락세는 더욱 크게 체감된다. 지난 3일 하루만에 삼성전자와 SK하닉스는 각각 55조5,000억원, 54조1,000억원의 시가총액이 감소했다. 6일 기준으로는 양사 시가총액은 약 484조원이 하락했다. 불과 4일 만에 우리나라 정부 1년 예산의 67%에 달하는 천문학적 규모의 금액이 증발한 셈이다.

보통 ‘긍정적’ 의견을 내놓던 증권가에서도 AI산업에 대한 우려 섞인 전망이 나온다. 6일 KB증권은 “데이터센터 관련 우려에 AI 성장주 급락, 방어주 순환매의 증시 지지력도 소멸”이라고 분석했다. AI데이터센터를 둘러싼 민주당의 압박으로 이익 성장 경로, AI와 반도체 시장의 신뢰가 흔들릴 수 있다는 것이다.

안소은 KB증권 연구원은 리포트를 통해 “민주당 주도로 AI데이터센터 건설 중단 압박이 강화될 수 있다는 우려에 증시 전반의 투자심리가 악화됐다”며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는 12% 이상 하락, 시장을 지탱했던 AI성장주 밖으로의 순환매 흐름도 소멸했다”고 분석했다.

지난 3일 하루 만에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각각 55조5,000억원, 54조1,000억원의 시가총액이 감소했다. 6일 기준으로는 양사 시가총액은 약 484조원이 하락했다. 불과 4일 만에 우리나라 정부 1년 예산의 67%에 달하는 천문학적 규모의 금액이 증발한 셈이다. / 생성형 AI로 제작한 이미지
지난 3일 하루 만에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각각 55조5,000억원, 54조1,000억원의 시가총액이 감소했다. 6일 기준으로는 양사 시가총액은 약 484조원이 하락했다. 불과 4일 만에 우리나라 정부 1년 예산의 67%에 달하는 천문학적 규모의 금액이 증발한 셈이다. / 생성형 AI로 제작한 이미지

◇ 주가 바닥론도 고개… 증권가가 제시한 지지선은?

이에 반도체 투자자들의 관심은 ‘바닥은 어디인가’로 쏠리고 있다. 6일 한국투자증권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주가 지지선을 각각 17만5,000원과 100만원으로 제시했다. 주가 지지선은 매수세 유입으로 추가 하락이 제한될 것으로 예상되는 가격대다.

한국투자증권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주가가 하락하곤 있으나 이미 악재가 주가에 상당 부분 선반영된 것으로 분석했다. 지난 5일 종가 기준 올해 최고가 대비 각각 47%, 58% 하락한 만큼, 향후 추가적 하락은 제한적일 수 있다는 판단이다.

특히 증권가에서는 양사의 주가순자산비율(PBR)에 주목했다. PBR은 기업의 주가가 주당순자산(BPS)의 몇 배에 거래되는지를 나타내는 지표다. 일반적으로 PBR이 높으면 주가가 순자산 대비 비싸게 평가된다. 반대로 낮으면 상대적으로 저렴하게 평가된다는 의미다. 즉, PBR이 과거 저점 수준에 가까워지면 저평가 인식에 따른 매수세가 유입, 추가 하락이 제한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증권가에서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PBR이 과거 저점인 1~1.1배 수준에 가까워졌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한국투자증권은 2027년 예상 실적을 기준으로 삼성전자의 PBR은 1.25배, SK하이닉스는 1.3배 수준으로 추정했다. 하나증권도 6일 리포트에서 12개월 선행 PBR은 각각 1.21배, 1.23배까지 하락했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 7월 말 저점과 유사한 수준이다.

고영민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과거 역사적 하단에서 확인되는 1~1.1배 수준이 얼마 남지 않아 공포감이 클 수 있다”면서도 “최근 자사주 및 배당 정책, 이익 모멘텀 등을 감안하면 해당 레벨을 깨고 내려가는 것을 가정하는 것이 더 어렵다”고 분석했다.

이어 “당사는 2027년 PBR 추정치 기준, 1.1배 가격인 삼성전자 17만5,000원, SK하이닉스 100만원을 강한 지지선으로 판단한다”고 덧붙였다.

다만 증권가에선 여전히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주가 반등에 대한 기대감이 남아 있는 상태다. KB증권은 “향후 삼성전자, SK하이닉스 주가는 AI 우려에 따른 변동성 확대 속에서도 우려의 벽을 타고 상승하는 흐름을 나타낼 것”이라고 전망했다. / 뉴시스
다만 증권가에선 여전히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주가 반등에 대한 기대감이 남아 있는 상태다. KB증권은 “향후 삼성전자, SK하이닉스 주가는 AI 우려에 따른 변동성 확대 속에서도 우려의 벽을 타고 상승하는 흐름을 나타낼 것”이라고 전망했다. / 뉴시스

◇ 반도체 호황, 아직 여력 남았나… 실적·정책 변수 반등 기대

우수한 실적흐름도 증권가에선 삼성전자, SK하이닉스 주가 반등의 긍정적 요소로 평가한다. 4일 KB증권은 4분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영업이익을 128조원, 104조원으로 전망했다. 각각 전년 대비 539%, 441% 증가한 수치다. D램과 NAND의 출하량 증가, 평균 판매 가격 상승, HBM4 판매 비중 증가 등이 요인으로 꼽혔다.

KB증권은 “현재 반도체 주가를 좌우하는 것은 단기적인 AI 우려이지만, 우려를 넘어서는 실적과 이익이 증명하는 가치에 주목할 시점”이라며 “따라서 향후 삼성전자, SK하이닉스 주가는 AI 우려에 따른 변동성 확대 속에서도 우려의 벽을 타고 상승하는 흐름을 나타낼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한 미국 민주당의 중간선거 승리가 반드시 반도체와 AI산업 위축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당 내부에서도 AI 및 데이터센터 규제 관련 입장 차이가 존재하기 때문이다. 중국과의 AI 기술 경쟁을 고려해 산업 육성을 지속해야 한다는 의견이다.

실제로 마크 워너 민주당 상원의원은 당내 AI데이터센터 건설 중단 정책과 관련, “어리석은 짓(idiocy)”이라며 강력한 반대 의사를 표한 바 있다. 해당 발언은 지난 3월 개최된 미국 AI포럼 ‘AI+DC 서밋’서 나온 것이다. 당시 워너 의원은 중국이 AI주도권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또한 민주당 바이든 전 행정부도 2022년 ‘반도체지원법(CHIPS Act)’을 통해 반도체 산업 육성에 나선 바 있다. 당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각각 최대 47억4,500만달러, 4억5,800만달러의 보조금을 확정하기도 했다. 

민주당 주요 정치인 가족의 투자 행보에서도 AI·반도체 산업에 대한 관심이 확인된다. 대표적으로 민주당의 거물 정치인인 낸시 펠로시 전 하원의장 가족이 있다. 미 하원 금융거래 공시 자료에 따르면 펠로시 전 의장의 배우자 폴 펠로시는 올해 1월 기존 콜옵션을 행사, 엔비디아와 알파벳, 아마존, AI 의료기업 템퍼스AI의 주식을 취득했다. 지난 7월에는 반도체 기업 인텔과 데이터센터 전력 공급 기업 블룸에너지의 주식 및 콜옵션을 추가 매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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