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장거리도 즐겁고 편안하게”…르노 필랑트의 재발견

마이데일리
르노 필랑트. /심지원 기자

[마이데일리 = 영월 심지원 기자] 르노코리아의 플래그십 크로스오버 ‘필랑트’의 존재감은 장거리 주행에서 한층 빛났다. 부드러운 시트와 안정적인 핸들링, 코너링 성능은 운전의 피로를 덜어주는 동시에 주행의 재미를 더했다. 동승석에는 별도의 엔터테인먼트 환경을 마련해 이동 시간을 개인적인 여가 시간으로 바꿨다. 운전자와 탑승객 모두를 배려한 공간 설계가 돋보였다.

지난 4~5일 1박 2일간 르노 필랑트를 타고 제천 청풍호에서 강원도 영월을 거쳐 양평휴게소까지 약 200㎞를 주행했다. 시승 차량은 최상위 트림인 에스프리 알핀이다. 제천에서 영월까지는 산악 구간을 중심으로 연속된 곡선 도로를 달렸고, 영월에서 원주를 거쳐 양평휴게소까지는 국도와 지방도를 오가며 다양한 주행 환경을 경험했다.

운전석에 앉자 가장 먼저 체감한 것은 시트의 편안함이었다. 장거리 주행에서 시트의 착좌감은 운전 피로도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필랑트의 시트는 지나치게 단단하지 않고 부드럽게 몸을 받쳐주는 느낌이었다. 장시간 운전에도 부담이 크지 않았고, 동승자 역시 편안하게 이동할 수 있는 구성이었다. 뒷좌석 역시 320㎜의 무릎 공간을 확보해 넉넉한 거주성을 갖췄다.

주행 성능도 기대 이상이었다. 필랑트는 하이브리드 E-테크 시스템을 탑재해 시스템 최고출력 250마력을 발휘한다. 1.5ℓ 터보 직분사 가솔린 엔진과 구동모터, 시동모터를 조합한 직병렬 듀얼모터 방식이다. 실제 주행에서는 가속 반응과 조향 감각, 코너링 성능이 고르게 뒷받침됐다. 특히 제천에서 영월로 이어지는 산악 구간에서는 연속된 곡선 도로에서도 차체 움직임이 안정적으로 이어졌다. 운전자가 의도한 방향으로 차체가 움직이는 감각도 만족스러웠다.

운전의 재미를 놓치지 않았다는 점은 필랑트의 강점이다. 편안한 승차감에만 초점을 맞춘 차량과 달리 조향과 코너링에서 운전자가 주행에 몰입할 수 있는 경험을 제공했다. 주행이 길어져도 운전 자체가 지루하게 느껴지지 않았다는 느낌이다. 전륜 맥퍼슨 스트럿과 후륜 멀티링크 서스펜션, 주파수 감응형 댐퍼 등 섀시 구성도 안정적으로 주행할 수 있도록 보조했다.

르노 필랑트 운전석. /심지원 기자르노 필랑트에 탑재된 ‘오픈알 파노라마 스크린’. 동승석까지 3개의 화면을 이용할 수 있으며, 운전석에선 동승석 스크린이 보이지 않는다. 동승석에서 네이버 웨일 웹브라우저를 실행한 모습. /심지원 기자

영월에서 양평휴게소로 향하는 구간에서는 날씨가 변수였다. 출발 당시 비가 내리고 안개가 짙게 끼면서 노면이 젖어 있었고 시야 확보도 쉽지 않았다. 이때 운전자 보조 시스템이 유용했다. 필랑트는 차간거리와 속도를 조절하는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을 비롯해 차선 유지 보조, 긴급제동 보조 등 다양한 첨단 운전자 보조 시스템(ADAS)을 갖췄다. 최대 34개의 운전자 보조 기능을 제공하며, 르노 최초로 긴급 조향 보조 시스템(ESA)을 전 트림에 기본 적용했다. 악천후 속에서 운전자의 부담을 덜어주는 안전 사양의 필요성을 체감할 수 있었다.

실내에서 눈길을 끈 부분은 운전석부터 동승석까지 이어지는 3개의 12.3인치 오픈알 파노라마 스크린이다. 각 디스플레이가 독립적으로 작동해 운전자와 동승자가 서로 다른 콘텐츠를 이용할 수 있다. 특히 동승석 화면에서는 유튜브와 네이버 웨일 브라우저 등을 실행할 수 있고, 실제 주행 도로와 연동해 즐기는 레이싱 게임 ‘알(R):레이싱’도 지원한다. 운전석에서는 동승석 화면이 보이지 않도록 설계해 운전자의 시선 분산을 줄였다.

이 같은 구성은 장거리 이동에서 더욱 빛을 발한다. 운전자는 주행에 집중하고 동승자는 별도의 화면으로 콘텐츠를 즐길 수 있어 이동 중 각자의 시간을 보낼 수 있다. 보스 10스피커 오디오 시스템을 통해 음악을 들으면 차 안은 나만의 개인 공간으로 바뀐다. 정숙성까지 뒷받침되면서 음악에 몰입할 수 있었다. 노면과 외부 소음을 줄이기 위해 전 트림에 액티브 노이즈 캔슬레이션(ANC)을 적용하고, 상위 트림에는 이중접합 차음유리를 더한 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인공지능(AI) 기반 음성비서 ‘에이닷 오토’의 반응 속도도 인상적이었다. ‘하이 르노’라는 호출어로 실행할 수 있는 에이닷 오토는 내비게이션과 미디어, 전화 등 차량 기능을 음성으로 제어한다. 실제 대화 도중 ‘르노’라는 단어만 언급했을 때도 음성비서가 곧바로 반응해 대화를 시도할 정도로 민감하게 작동했다. 음성 명령을 통해 차량 기능을 제어하는 과정이 직관적이어서 주행 중 조작 부담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됐다.

디자인 역시 필랑트의 차별화 요소다. 프랑스어로 ‘별똥별’을 뜻하는 차명(필랑트)에 맞춰 차량 곳곳에 별을 연상시키는 디자인 요소를 배치했다.

야간 주행에서는 조명과 주변 시야가 조화를 이루며 차량의 존재감을 부각했다. 어두운 환경에서도 시인성이 뛰어나 주행 안정성 측면에서도 발군이었다.

르노 필랑트 측면부. /심지원 기자르노 필랑트 후면부. /심지원 기자

필랑트는 전장 4915㎜, 전폭 1890㎜, 전고 1635㎜, 축거 2820㎜의 차체를 갖춘 E세그먼트 크로스오버다. 트렁크 적재 용량은 기본 633ℓ이며 뒷좌석을 접으면 최대 2050ℓ까지 확장된다. 넉넉한 실내 공간과 적재 능력은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의 실용성을 살린 부분이다. 공인 복합연비는 15.1㎞/ℓ로, 도심 14.7㎞/ℓ와 고속도로 15.5㎞/ℓ다.

가격은 친환경차 세제 혜택 적용 전 기준 테크노 4495만원, 아이코닉 4864만원, 에스프리 알핀 5144만원이다. 세제혜택 적용 후에는 각각 4394만9000원, 4763만9000원, 5043만9000원이다.

한편 르노코리아는 최상위 트림 기반의 한정판 모델 ‘누아르 에디션’ 판매를 이날부터 시작했다. 1000대 한정으로 출시된 누아르 에디션은 메탈릭 블랙 외장 색상과 전용 20인치 올 블랙 알로이 휠, 블랙 스웨이드 헤드라이닝 등 전용 디자인 요소를 적용했다. 보스 프리미엄 사운드 시스템과 증강현실 헤드업 디스플레이 등 약 250만원 상당의 선호 사양도 기본 탑재했다. 가격은 친환경차 세제 혜택 적용 후 5193만9000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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