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프로그래머가 사전에 정의한 수만 가지 규칙(Rule-based)에 의존하던 전통적인 자율주행 알고리즘의 시대가 저물고, 센서 데이터 입력부터 차량 제어까지 단 하나의 인공지능이 스스로 판단하는 '엔드투엔드(End-to-End·E2E)' 중심의 패러다임 전환이 현장에서 입증됐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자율주행기술개발혁신사업단(KADIF)은 5일 서울 엘타워에서 정보통신기획평가원(IITP),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과 함께 '2026 자율주행 AI 챌린지' 시상식을 열고, 차세대 자율주행 분야를 이끌어갈 우수 개발팀 10곳을 선정해 총 2400만원의 상금과 부총리 겸 과기정통부 장관상 등을 수여했다.올해로 3회째를 맞은 이번 대회는 역대 최다인 165개 팀이 참가해 자율주행을 둘러싼 기술적 열기를 실감케 했다.
특히 단순 차선 인식이나 장애물 회피 같은 기초 수준을 넘어, 불확실성이 극대화된 실제 복잡 도로에서 미래상황을 예측하고 즉각적인 주행 궤적을 스스로 도출하는 고난도 과제가 주를 이뤘다.
이번 대회의 최대 격전지는 단연 '엔드투엔드(E2E) 드라이빙' 부문이었다. 고정밀 지도나 모듈별 분할 제어 없이 오직 6대의 카메라 영상 프레임 정보만으로 출발부터 목적지까지의 주행 경로를 전적으로 생성해 내는 과제로, 이 부문에서는 '쉬었음청년'팀(팀장 김성욱)이 독창적이면서도 안정적인 신경망 구조를 제시해 장관상을 품에 안았다.
주변 환경 예측과 주행 의사결정의 정밀도를 겨룬 부문에는 '코와이네'팀(팀장 김기태)이 단연 독보적인 기술력을 과시했다. 코와이네 팀은 정밀도로지도가 포함된 9.1초 분량의 주행 데이터를 해석해 주행 제어 경로를 수립하는 '모션 플래닝' 부문과, 단 1초의 이동 패턴 관측만으로 주변 차량과 보행자가 향후 8초 동안 이동할 경로를 산출하는 '미래 궤적 예측' 부문 두 곳 모두에서 압도적인 성능 지표를 기록하며 동시 1위를 석권했다.
이번 챌린지가 기존 경진대회와 차별화된 지점은 '데이터의 실전성'과 '산업 생태계 연계'에 있다. 참가자들에게 제공된 학습 데이터는 정부가 2021년부터 추진 중인 범부처(과기정통부·산업부·국토부·경찰청) 자율주행기술개발혁신사업을 통해 국내 실제 도로 환경에서 정밀하게 축적된 공공 자산이다.
연구실 안의 시뮬레이션에 머물던 청년 개발자들이 상용화 직전 단계의 고품질 실도로 데이터를 다뤄보며 즉시 전력감의 알고리즘을 구현할 수 있었던 배경이다.
아울러 대회 주최 측은 결과물을 완주한 참가팀들을 대상으로 국내 대표 자율주행 기업 15개 사와의 채용 면접 기회를 직접 연계하는 프로그램을 병행했다. 알고리즘 개발 역량이 공모전 입상에 그치지 않고, 만성적인 인력난을 겪는 산업 현장으로 곧바로 수혈되도록 사다리를 놓은 셈이다.
정광복 KADIF 사업단장은 "자율주행 AI 기술 발전은 국가 R&D 성과가 담긴 고품질 데이터를 민간에 과감히 개방하고, 이를 통해 검증된 인재가 산업계로 유입되는 선순환이 뒷받침되어야 한다"며 생태계 확장의 중요성을 역설했다.
이도규 과기정통부 정보통신정책실장 역시 "자율주행은 소프트웨어와 물리 세계가 직접 결합하는 '피지컬 AI'의 핵심 승부처"라며 "글로벌 패권 경쟁에 대응할 수 있도록 범부처 협력을 통해 제도 개선과 실증 인프라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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