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타항공, 도쿠시마 노선 접은 이유… 현지 지사의 ‘대한항공 러브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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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타항공이 올해를 끝으로 도쿠시마 노선 운항을 중단한다. / 이스타항공
이스타항공이 올해를 끝으로 도쿠시마 노선 운항을 중단한다. / 이스타항공

시사위크=제갈민 기자  이스타항공이 인천∼도쿠시마 노선을 올해까지만 운항하고 내년 1월부터는 운항을 하지 않는다. 단항 이유는 일본 도쿠시마현청에서 대한항공 측에 취항을 요청한 것 때문으로 알려졌다.

이스타항공은 2024년 12월 일본 시코쿠 지방의 소도시 도쿠시마에 신규 취항해 현재까지 운항을 이어오고 있다. 도쿠시마 노선 취항은 이스타항공이 최초다. 당시 이스타항공은 도쿠시마 취항을 추진하면서 현지의 관광지와 먹거리, 교통, 추천 코스 등 관광 아이템과 코스를 직접 발굴했다. 현재는 주 3회(화·목·토요일) 인천∼도쿠시마 노선을 운항 중이다. 도쿠시마 아와오도리공항에 유일하게 취항 중인 국제선 항공사다.

그런데 최근 이스타항공은 2027년 1월 2일부로 인천∼도쿠시마 노선 운항을 임시 중단할 것이라고 도쿠시마현청에 통보했다.

업계에서는 ‘수익성 저조’와 ‘대한항공의 도쿠시마 취항 추진’이 맞물린 영향이 반영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그러나 이스타항공의 도쿠시마 단항 결정은 단순히 수익성과 경쟁사의 취항 검토가 아닌 도쿠시마현청의 이해하기 어려운 행보 때문으로 파악됐다.

현지 소식통에 따르면 고토다 마사즈미(後藤田正純) 도쿠시마현 현지사는 지난달 한국을 방문해 대한항공 측과 만나 도쿠시마 직항편 취항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이스타항공이 주 3회 스케줄로 한국인 관광객을 공급해주고 있는 상황에 ‘이스타항공 증편 제안’이 아닌 제3의 한국 국적 항공사에 신규 취항을 요청하고 나선 점은 이해하기 힘든 대목이다.

우리나라 항공사가 직항편을 편성해 운항 중인 일본 소도시 노선 중에서 여객 수가 많은 노선은 △마쓰야마 △다카마쓰 △시즈오카 △요나고 정도가 있다. 각각의 노선은 일본 노선 중에서 여객 수 순위가 △마쓰야마 8위 △다카마쓰 9위 △시즈오카 11위 △요나고 15위 등이다.

/ 언스플래시
도쿠시마는 인천국제공항발 한일노선 중에서 여객 수가 하위권인 소도시다. 사진은 나루토해협(왼쪽)과 도쿠시마 시내 전경(오른쪽). / 언스플래시

마쓰야마와 다카마쓰는 시코쿠 지방의 소도시다. 마쓰야마와 시즈오카 두 지역에는 제주항공이 인천국제공항 출도착 항공편을 운항 중이고, 에어부산이 부산김해국제공항에서 노선을 편성해 운항을 이어오고 있다. 다카마쓰는 진에어와 에어서울이 인천발 노선을 함께 운항 중이다. 요나고 노선은 에어서울만 취항해 운항 중이다.

소도시는 수요가 많지 않아 공급을 늘리게 되면 치킨게임을 벌일 가능성이 높다. 이 때문에 노선을 선점한 항공사가 있는 경우 일반적으로 경쟁사는 취항을 하지 않는다. 다카마쓰의 경우 진에어와 에어서울 모두 현재 한진그룹 계열 항공사라는 점에서 함께 취항 중이다. 다른 노선을 보면 인천발, 부산발 노선을 각각 운항하는 경우는 있어도 동일한 지역에서 두 개 이상의 항공사가 취항해 경쟁 구도를 만들지는 않는다.

그런데 도쿠시마의 경우 인천발 일본 노선 34개 중에서 여객 수 순위가 25위로, 사실상 계절편·부정기편 노선을 제외하면 도쿠시마 노선은 여객 수요가 일본 노선 중 최저 수준이다. 그럼에도 도쿠시마현에서는 대한항공 측에 신규 취항을 요청한 것이다. 더군다나 도쿠시마현은 대한항공 측에 취항을 요청한 것과 관련한 내용을 이스타항공에 알리지 않았다.

대한항공은 최근 도쿠시마현청의 취항 요청에 ‘인천∼도쿠시마 부정기편 운항’을 검토하고 나선 것으로 확인됐다.

이스타항공 입장에서는 대한항공이 도쿠시마에 직접 취항하게 되면 경쟁에서 불리한 위치에 놓일 수 있고 수익성 개선이 어렵다고 판단해 올 연말까지만 도쿠시마 노선을 운항하고 내년부터 단항을 결정하게 된 것이다.

올해 1∼9월 기간 이스타항공의 인천∼도쿠시마 노선 탑승률은 82% 안팎 수준을 기록했다. 탑승률이 높은 것으로 보이긴 하지만, 일본 소도시 노선 경쟁이 치열한 점과 도쿠시마의 경우 아직 관광 인프라가 제대로 갖춰지지 않고 인지도가 낮아 운임을 저렴하게 공급하지 않으면 충분한 예약을 확보하기 어렵다는 게 업계 관계자의 중론이다. 여기에 국제유가가 치솟고 운항 비용 상승 등 어려운 환경이 지속돼 이스타항공 입장에서는 대한항공의 도쿠시마 부정기편 취항 시 치킨게임이 우려돼 운항 중단을 결정할 수밖에 없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이스타항공의 도쿠시마 노선은 적자를 보면서도 운항을 이어왔고, 초기 관광 인프라도 직접 구축하는 등 많은 노력을 기울인 것으로 알고 있다”며 “그럼에도 도쿠시마 현지사는 기존 취항 항공사인 이스타항공과 사전 협의 없이 대한항공에게 신규 취항을 요청한 것은 상도의에 어긋난 행위로 보인다”고 말했다.

고토다 마사즈미 도쿠시마 현지사가 지난달 한국을 방문해 대한항공과 만나 인천~도쿠시마 신규 취항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 고토다 마사즈미 도쿠시마 현지사 페이스북 페이지 갈무리
고토다 마사즈미 도쿠시마 현지사가 지난달 한국을 방문해 대한항공과 만나 인천~도쿠시마 신규 취항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 고토다 마사즈미 도쿠시마 현지사 페이스북 페이지 갈무리

한편, 고토다 마사즈미 도쿠시마 현지사는 지난달 24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한국 최대의 풀 서비스 항공사(FSC) 대한항공”이라면서 “도쿠시마현은 LCC(저비용 항공사) 취항에 이어 FSC 추가 취항을 목표로 교섭을 진행 중”이라고 글을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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