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속등재 첫 관문 오른 초고가약…'헴제닉스' 향방은

프라임경제
[프라임경제] 1회 투여로 장기간 치료 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초고가 유전자치료제 '헴제닉스'(성분명 에트라나코진 데자파르보벡)가 건강보험 급여 문턱을 넘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약 40억원에 달하는 약가가 환자 접근성과 건강보험 재정 사이에서 어떤 평가를 받을지가 관건이다.

4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보건복지부는 이날 신속등재 시범사업 대상 의약품 선정을 위한 선정심의위원회를 개최했다. 이번 사업에는 13개 기업이 총 14개 품목으로 신청했으며, 최대 5개 품목이 선정될 예정이다.


신속등재 시범사업은 희귀질환 치료제의 건강보험 등재 기간을 기존 최대 240일에서 100일 이내로 줄이는 제도다. 등재 전 비용효과성 평가를 생략하고 실제 임상 성과를 바탕으로 사후 평가하는 방식으로 전환하며, 약가는 미국·영국·독일 등 A8 국가 조정 최저가의 90% 수준을 보장하는 것이 핵심이다.

이번 신청 품목 가운데 관심을 모으는 치료제는 글로벌 제약사 CSL베링이 개발한 헴제닉스다. B형 혈우병 환자를 대상으로 하는 유전자치료제로, 혈액응고 제9인자를 암호화한 유전자를 간세포에 전달해 체내에서 해당 응고인자를 지속적으로 생산하도록 설계됐다.

기존 혈우병 치료제가 부족한 응고인자를 주기적으로 보충하는 방식이라면, 헴제닉스는 단 한 차례 투여로 장기적인 치료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는 점에서 차별화된다. 중증 및 중등도 중증 B형 혈우병 남성 54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임상 3상 'HOPE-B'에서는 투여 3년 후에도 환자의 94%가 추가 치료 없이 상태를 유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높은 약가는 급여 등재의 최대 걸림돌이다. 헴제닉스는 출시 당시 350만달러(약 47억원)에 가격이 책정됐으며, 현재도 미국 표시가격이 40억원대에 이른다. 국내에서는 2024년 식품의약품안전처 허가를 받은 뒤 건강보험 급여를 신청했지만, 약 35억원의 희망약가가 제시된 가운데 등재로 이어지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B형 혈우병 환자는 약 450명으로 추산된다. 환자 수가 제한적인 희귀질환 치료제지만, 단일 치료에 수십억원이 투입되는 만큼 건강보험 재정에 미칠 영향도 고려해야 한다. 

반면 CSL베링 내부 통계에 따르면 B형 혈우병 환자는 평생 치료 과정에서 약 2000만달러(약 267억원)의 비용이 발생할 수 있어, 장기적인 관점에서는 1회 치료의 경제성을 따져볼 필요가 있다는 시각도 있다.

복지부 관계자는 "이날 선정심의위원회에서 대상자가 확정되는 것은 맞지만 당일 공개하기는 어려울 수 있다"며 "이후 자료를 통해 결과를 발표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헴제닉스 외에 이번 시범사업에 신청한 주요 품목으로는 한국MSD의 폐동맥고혈압 치료제 '윈레브에어'(소타터셉트), 한국BMS제약의 골수형성이상증후군 치료제 '레블로질'(루스파터셉트), 한국아스트라제네카의 발작성 야간 혈색소뇨증 치료제 '보이데야'(다니코판), 입센코리아의 원발성 담즙성 담관염 치료제 '아이커보'(엘라피브라노르) 등이 있다.

Copyright ⓒ 프라임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alert

댓글 쓰기 제목 신속등재 첫 관문 오른 초고가약…'헴제닉스' 향방은

댓글-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로딩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