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공격했던 ‘가짜 기지국’, KAIST가 방어 약점 찾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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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용자의 스마트폰을 속이는 ‘가짜 기지국’은 개인정보 유출의 골칫거리로 꼽힌다. 대표적인 국내 공격 사례는 지난해 발생한 ‘KT 무단 소액결제 해킹 사건’이다.  이 가운데 국내 연구진이 가짜 기지국을 이용한 개인정보 탈취 공격에 대응할 수 있는 보안 기술 개발에 성공했다. / 뉴시스
이용자의 스마트폰을 속이는 ‘가짜 기지국’은 개인정보 유출의 골칫거리로 꼽힌다. 대표적인 국내 공격 사례는 지난해 발생한 ‘KT 무단 소액결제 해킹 사건’이다.  이 가운데 국내 연구진이 가짜 기지국을 이용한 개인정보 탈취 공격에 대응할 수 있는 보안 기술 개발에 성공했다. / 뉴시스

시사위크=박설민 기자  최근 개인정보 탈취 사건이 잇달아 발생하면서 국민적 불안감이 크다. 특히 전화번호, 주민번호 등 주요 개인정보를 보관하는 통신사들도 비상이다. 통신사들을 대상으로 한 인공지능(AI)기술, 해킹 등을 활용한 사이버 공격 사례가 빈번해지면서다. 특히 이용자의 스마트폰을 속이는 ‘가짜 기지국’은 골칫거리로 꼽힌다. 이 가운데 국내 연구진이 가짜 기지국을 이용한 개인정보 탈취 공격에 대응할 수 있는 보안 기술 개발에 성공했다.

◇ KAIST, 가짜 기지국 공격 2,592가지 재현…기존 탐지기술 허점 확인

한국과학기술원(KAIST)는 4일 전기및전자공학부 김용대 교수 연구팀이 가짜 기지국의 다양한 동작을 재현해 기존 탐지 기술이 놓치는 공격을 확인할 수 있는 시험 플랫폼 ‘데빌레이(Devilray)’를 개발했다고 4일 밝혔다. 이번 연구는 국가보인기술연구소, 경희대학교, 플로리다대학교 등과 공동 진행했다.

가짜 기지국은 정상 이동통신 기지국인 것처럼 신호를 보내 주변 스마트폰의 연결을 유도하는 장비다. 스마트폰의 식별 정보를 수집하거나 위치를 추적하고 통신을 방해하는 데 이용될 수 있다. 최근에는 범죄자들이 차량 등에 가짜 기지국을 싣고 다니며 금융기관이나 배송업체를 사칭한 피싱 문자를 직접 전송하는 ‘SMS Blaster’ 범죄도 증가하고 있다.

대표적인 국내 공격 사례는 지난해 발생한 ‘KT 무단 소액결제 해킹 사건’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지난해 12월 발표한 최종 조사 결과에 따르면 범인들은 불법 초소형 기지국(펨토셀)을 KT 통신망에 연결, 가입자 개인정보를 유출했다. 유출된 개인정보는 2만2,227명의 것이다. 무단 소액결제 피해도 368명, 약 2억4,300만원에 달했다. 조사 결과 KT의 기지국 인증서 관리와 접속 검증 체계에 허점이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하고자 KAIST 연구진은  실제 상용 가짜 기지국의 동작과 기존 연구, 국제 이동통신 표준인 3GPP 규격을 함께 분석했다. 특히 알려진 공격 방식에 그치지 않고, 같은 목적을 다른 메시지와 절차로 수행할 수 있는 경우까지 고려했다.

이와 함께 가짜 기지국의 동작을 주변 통신망 탐색, 가짜 기지국 신호 송출, 스마트폰 연결 유도, 공격 수행의 네 단계로 나눴다. 공격자가 바꿀 수 있는 동작은 7개 핵심 요소로 정리했다. 여기에 실제 통신 절차에서 함께 사용할 수 없는 조합을 걸러내는 21개 규칙을 적용했다. 이를 통해 총 2,592개의 서로 다른 공격 동작 구성을 구현했다.

연구팀은 데빌레이로 통신 메시지, 기지국 정보, 무선 신호, 통계적 특징, 머신러닝 등 서로 다른 원리를 사용하는 기존 탐지 시스템 7종을 평가했다. 그 결과 각 시스템이 최소 192개의 동작 구성을 탐지하지 못했다. 데빌레이를 통해 그간 찾지 못한 기술적 취약점을 새롭게 발견, 가짜 기지국 탐지 기술의 정확성과 보안성을 높일 수 있게 된 것이다.

KAIST 연구진이 개발한 데빌레이처럼 가짜 기지국 탐지 기술의 약점을 사전에 파악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해외서도 관련 연구가 활발히 진행 중이다. 이처럼 공격을 사전에 재현해 보안 기술의 약점을 찾는 연구는 해외에서도 진행되고 있다. 미국 국립표준기술연구소(NIST)는 지난 9월 5G 시험망에서 6가지 가짜 기지국 공격 상황을 재현하고 기존 보안 기술의 대응 능력을 분석했다.

미국 통신사들이 직접 참여하는 연구도 있다. ‘5G 시큐리티 테스트베드’다. 지난해 실시된 가짜 기지국 공격 시험 연구다. 당시 10가지 공격을 진행한 결과, 정상적인 인증·암호화 기능을 적용한 5G 단말기는 시험 범위에서 개인정보를 노출하지 않는 것으로 확인됐다.

김용대 KAIST 교수는 “데빌레이를 통해 탐지 기술 연구자뿐 아니라 실제 가짜 기지국을 찾아야 하는 이동통신사와 정보·수사기관도 다양한 공격 상황을 시험할 수 있을 것”이라며 “모든 상용 장비를 직접 확보하지 않고도 방어 기술을 개발하고 검증할 수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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