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정부가 연일 '지방 주도성장'과 '지방 우대'를 공언하고 있지만, 실제 집행되는 국정 운영은 오히려 지방의 재정 부담을 가중시키고 수도권 중심의 쏠림을 심화시키고 있다는 경남도의 공식 비판이 나왔다.
박완수 경남도지사는 2일 확대간부회의를 주재한 자리에서 중앙정부 정책과 지역현장의 심각한 괴리를 조목조목 지적하며, 실질적인 대정부 제도 개선 건의와 지역주도 성장동력 확보를 강력히 주문했다. 박 지사는 이날 회의 시작부터 "정부 정책의 이면을 들여다보면 지방의 자율적 성장을 돕기는커녕 재정적·제도적 발목을 잡는 사례가 적지 않다"며 날 선 비판을 쏟아냈다.
박 지사가 가장 먼저 정조준한 대목은 '중앙정부의 모순된 재정 운용'이다. 최근 경기 둔화와 맞물려 지자체로 이전되는 보통교부세 등 주요재원은 대폭 삭감된 반면, 정부가 주도하는 농어촌 기본소득 등 대형 복지성 시범 사업들은 지자체에 과도한 매칭 예산(지방비) 분담을 요구하고 있다는 것이다.
박 지사는 "지방의 자체 재정수입은 줄어드는 마당에 국가 정책이라는 명목으로 지방비 부담만 떠안기는 기형적인 구조가 고착화되고 있다"며 현행 국비지원 방식의 근본적인 수술을 촉구했다.
특히 부동산 및 국토 개발 정책에 적용되는 '수도권 일변도 잣대'에 대해서도 강한 유감을 표명했다.
정부가 수도권의 집값 안정을 이유로 대규모 개발제한구역(그린벨트)을 과감히 해제해 주택 공급에 나서는 반면, 정작 청년 유출과 인구감소로 소멸 위기에 직면한 비수도권 지방에 대해서는 각종 규제의 빗장을 여전히 걸어잠그고 있다는 진단이다.
박 지사는 "수도권은 주택 공급 부족과 가격 폭등이 문제지만, 지방은 악성 미분양이 장기화되며 건설·실물 경기가 얼어붙어 있는 전혀 다른 시장 구조"라며 "지역의 특수성을 무시한 채 획일적인 잣대로 일관하는 부동산·규제정책은 지방의 자생력을 오히려 갉아먹는다"고 꼬집었다.
뿐만 아니라 지역 경제의 명운이 걸린 핵심 광역 SOC(사회간접자본) 사업에 대한 정부의 늑장 대응도 도마 위에 올랐다.
막대한 국가 재정을 투입하고도 지반 침하와 설계 논란 등으로 수년째 개통이 미뤄지고 있는 '부전~마산 복선전철'과 첫 논의 이후 20년 넘게 표류 중인 '가덕도신공항'의 착공 지연이 대표적 사례로 지목됐다.
박 지사는 800만 영남권 주민이 이용하는 김해공항이 이미 수용 한계를 넘어선 포화 상태임에도, 먼 훗날 완공될 신공항 건설을 이유로 당장의 활주로·터미널 시설 개선조차 정부지원에서 배제되고 있는 현실을 강도 높게 비판했다.
그러면서 신공항 조기 착공과 함께 김해공항의 단기 이용 불편해소 대책을 병행 추진할 것을 정부에 강력히 촉구했다.
이 같은 구조적 불균형을 타개하기 위해 박 지사는 도 간부진을 향해 정밀한 정책대응을 주문했다.
행정안전부가 인구소멸 위험도 등을 반영해 도입을 추진 중인 '지방 우대지수'가 선언적 구호에 그치지 않도록, 실제 국가재정이 투입되는 주요 국고보조사업의 국비 분담 비율을 대폭 끌어올리는 제도적 지렛대로 활용해야 한다는 전략이다.
이어 박 지사는 외부적 제도 개선 요구에 그치지 않고 경남 내부의 자강론도 거듭 역설했다.
민선 8기 들어 2년 연속 10조원 이상의 대규모 투자유치 실적을 달성한 점은 높이 평가하면서도, 업무협약 체결에 머무르지 않고 실제 공장 착공과 고용 창출로 이어지는 실질적 정착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특히 우주항공청 개청 이후 본격화된 우주항공 복합도시 조성과 소형모듈원전(SMR), 물리적 제조 현장에 인공지능을 접목하는 '피지컬 AI' 등 첨단 제조업 생태계 선점을 위해 기업 유치에 도정의 총력을 기울일 것을 당부했다.
앞서 지난달 사천에어쇼와 연계해 처음 개최된 우주항공방위산업전에 대해서도 "단순 일회성 행사를 넘어 글로벌 방위산업 플랫폼으로 육성해야 한다"며 "연구개발(R&D), 기업 유치, 투자 펀딩, 국제 전시가 톱니바퀴처럼 맞물려 돌아가야 경남이 세계적인 우주항공 거점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다"고 청사진을 제시했다.
박완수 경남도지사는행정 내부적으로는 인공지능 전환(AX)의 속도전을 주문했다. 최근 가동을 시작한 도민 맞춤형 'AI 기반 통합복지플랫폼'을 기폭제 삼아 복지는 물론 교통관제, 문화관광, 의료 접근성, 재난안전 대응 등 도정 전 영역으로 생성형·물리적 AI 도입을 확장하겠다는 구상이다.
박 지사는 이를 속도감 있게 실행할 수 있도록 실무 컨트롤타워 역할을 할 전담 추진팀(TF)의 조속한 구성을 지시했다.
경남도는 이날 박 지사가 제기한 지방재정 제도 개선 및 교통 SOC 확충 건의 과제를 세부 데이터로 구체화해 국무조정실과 기획재정부, 국토교통부 등 관계 중앙부처에 공식 전달하고, 대정부 협의를 전방위로 펼쳐나갈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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