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위크=권정두 기자 공정거래위원회가 셀트리온의 하도급법(하도급거래 공정화에 관한 법률) 위반을 적발해 제재 처분을 내렸다. 이에 셀트리온은 법리적인 추가 소명이 필요하다며 행정소송을 제기하겠다고 밝혔다. 코로나19 진단키트를 둘러싼 셀트리온과 휴마시스의 법적 공방이 셀트리온과 공정위의 법적 공방으로까지 번지는 모습이다.
◇ 납품 지연 둘러싼 갈등… 또 다른 법적공방으로
공정위는 지난달 29일 셀트리온의 하도급법 위반 행위에 대해 시정명령 및 과징금 6억3,000만원의 제재를 결정했다고 발표했다.
공정위는 셀트리온이 코로나19 진단키트 제조를 수급사업자에게 위탁한 뒤 진단키트의 품목을 수차례 변경하면서 변경계약 서면을 교부하지 않거나 납품을 받고 난 후에야 서면을 지연 발급하는 등 서면 발급 의무를 위반하고, 수급사업자의 귀책이 없음에도 임의로 위탁을 취소했다고 판단했다.
이 같은 결정은 셀트리온과 휴마시스 간 갈등에 대한 공정위 차원의 판단 및 제재라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셀트리온과 휴마시스의 갈등은 코로나19 사태가 한창이던 당시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초 양측은 수요가 폭증한 코로나19 진단키트를 미국 시장에 공급하기 위해 손을 맞잡았으나 납품 지연을 둘러싸고 갈등에 휩싸였다. 셀트리온은 휴마시스의 납품 지연으로 가격 하락과 재고 발생, 신뢰 하락 등의 큰 피해를 입었다고 주장했다. 반면, 휴마시스는 셀트리온 측이 지체상금을 청구하지 않는 등 납품 지연과 관련해 문제 삼지 않다가 일방적인 단가 인하 및 지원금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자 계약을 부당하게 파기했다고 맞섰다.
이후 양측의 갈등은 치열한 법적 공방으로 이어졌다. 셀트리온은 선급금 반환 및 납품 지연에 따른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소송을, 휴마시스는 물품대금 및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소송을 각각 제기한 것이다. 이에 대해 1심 재판부는 지난해 7월 셀트리온은 휴마시스에게 127억원을 지급하고, 휴마시스는 셀트리온에게 39억원을 지급하라는 판결을 내렸다.
이런 가운데, 공정위가 해당 사안과 관련해 하도급법 위반 판단을 내리며 제재를 결정하자 셀트리온은 이에 대해서도 법적 대응 방침을 밝혔다. 셀트리온은 “공정위의 의결 결과를 존중하나, 당시 팬데믹 상황 속 계약 이행 과정과 세부 경위에 대해 법리적으로 추가 소명이 필요하다고 판단해 행정소송을 진행하기로 결정했다”며 “향후 행정소송에서 당시의 계약 체결 및 이행 경위, 코로나19 팬데믹 당시의 시장 환경, 납기 지연으로 발생한 손해와 민사 1심과 2심 진행과정에서 확인된 사실관계 등을 충실하게 소명할 계획이다. 이와 별도로 현재 진행 중인 민사소송 항소심에도 성실히 임해 계약상 책임과 손해 범위에 대한 판단을 구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셀트리온은 또한 “이번 사안을 계기로 계약 체결과 거래상대방 관리, 계약 이행 및 해지 절차 전반을 다시 한번 점검하겠다”며 “앞으로도 공정한 시장 질서와 관련 법령을 철저히 준수하고, 투명한 경영과 주주가치 보호를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이에 따라 셀트리온과 휴마시스의 코로나19 진단키트 납품 지연 갈등은 양사 간 법적 공방을 넘어 셀트리온과 공정위의 법적 공방으로까지 번지게 됐다. 각자의 입장이 여전히 첨예하게 맞서고 있는 가운데, 법적 결론에 따른 파장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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