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 여동생' 김유정, 같은 얼굴인데 악녀도 밀정도 낯설지 않다 [MD피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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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김유정 갈무리 / 티빙, 마이데일리 및 SBS

[마이데일리 = 김하영 기자] 배우 김유정이 매 작품마다 새로운 얼굴로 시청자를 찾고 있다.

김유정은 tvN 20주년 특별 기획 토일드라마 '100일의 거짓말'에서 거짓말과 진실 사이를 오가는 이가경 역을 맡아 밀정 로맨스를 펼치고 있다.

'100일의 거짓말'의 재미는 이가경이 언제 거짓말을 하고, 또 언제 진심을 꺼내는지를 지켜보는 것이다.


특히 극 중 "난 밀정이 아니야. 나한테 배후가 있다면 그건 이천만 조선인이다. 대한독립만세!"라고 외친 장면에서 선명하게 드러났다. 평소 거짓말을 할 때 손가락을 꼬는 행동을 보이는 이가경이 처음으로 해당 제스처를 취하지 않았다. 이어 지난 6회에서는 금석중에 죽음을 목격한 뒤 사토 히데오/김태경 품에 안겨 "안 괜찮아요"라고 털어놓은 뒤 참았던 눈물을 쏟아내는 순간 역시 마찬가지다. 이처럼 나라를 잃은 현실과 마주하며 감정이 변해 가는 과정을 섬세하게 그린다.

/ tvN '100일의 거짓말'

실제로 유인식 감독은 "반짝이는 기지와 순발력, 능청스러운 연기력, 감출 수 없는 미모까지 이가경을 설명하는 단어들을 나열하면 김유정 배우가 얼마나 이 역할에 잘 어울리는지 느낄 수 있다"며 극찬했다. 이어 "이번 작품에서 김유정은 불꽃처럼 타오른다"며 만족감을 드러냈다.

전작 '친애하는 X'에서는 정반대의 얼굴로 우리의 곁을 찾았다. 가장 높은 곳에 올라가기 위해서라면 무엇이든 서슴지 않는 백아진으로 분해 악랄하면서도 위태로운 모습을 선보인 것. 국민 여동생 이미지와는 거리가 먼 파격적인 팜므파탈 캐릭터였지만 오히려 새로운 얼굴을 보여줬다는 평가를 받았다.

/ 티빙 '친애하는 X'

또한 '마이 데몬'에서는 송강과 판타지 로맨스를 펼치며 극강의 비주얼 합으로 글로벌 팬들에게 김유정이라는 배우를 알렸다. 이 밖에도 '홍천기', '구르미 그린 달빛' 등에서는 잘 어울리는 한복 비주얼과 함께 사극의 색을 자연스럽게 입었고, '편의점 샛별이', 영화 '20세기 소녀'를 통해서는 현대극과 청춘 로맨스에서도 두각을 드러냈다.

/ SBS '마이 데몬'

김유정의 강점은 어떤 시대와 장르에도 쉽게 물드는 얼굴과 그에 맞춰 달라지는 연기 톤에 있다.

같은 얼굴인데도 작품마다 먼저 보이는 인상이 다르다. '친애하는 X'에서는 사람을 이용하고 버리는 백아진의 서늘함이, '100일의 거짓말'에서는 능청스럽게 거짓말을 늘어놓다가도 조국의 현실 앞에서 무너지는 이가경의 얼굴이 먼저 눈에 들어온다. 작품이 색을 칠하면 그 색을 고스란히 받아들이는 흰 도화지와 닮았다.

의상에서도 이를 살펴볼 수 있다. 아역 시절부터 성장 과정을 지켜본 배우인 만큼 성인이 된 뒤 교복을 입어도 어색하지 않다. 또한 '구르미 그린 달빛'에서는 어린 나이에도 사극 로맨스의 중심을 이질감 없이 이끌었다. 또한 박보검과는 풋풋한 청춘 사극, 지창욱과는 생활 밀착형 로맨스, 송강과는 악마와 재벌이라는 판타지 로맨스, 박진영과는 경성 첩보 로맨스를 만들어 내고 있다. 상대 배우의 이미지가 달라도 김유정의 얼굴은 자연스럽게 그 안에 녹아든다.

'해를 품은 달'의 국민 여동생에서 '친애하는 X'의 악녀 백아진, 이제는 거짓말과 진실 사이를 오가는 밀정 이가경에 이르기까지 김유정은 22년 동안 한 가지 색에 머무르지 않았다. 작품이 바뀌면 얼굴도, 분위기도, 연기의 온도도 달라졌다. 흰 도화지처럼 어떤 색을 입혀도 결국 자신의 것으로 만들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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