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이데일리 = 방금숙 기자] ] 서울 성수동 아차산로 인근 한 매장 앞에 호수와 암석, 빨간 카누가 놓였다. 캐나다 로키산맥의 산악마을 밴프를 본뜬 공간이다. 캐나다 커피 브랜드 팀홀튼이 국내 첫 플래그십 ‘팀홀튼 밴프 타운 성수’를 내달 3일 열고, 커피전문점의 테두리를 넘어선 ‘올데이 다이닝’ 전략을 시험한다.
팀홀튼 운영사 비케이알(BKR)은 29일 오픈에 앞서 미디어데이를 열고 매장과 메뉴를 공개했다. ‘팀홀튼 밴프 타운 성수’는 오는 11월 3일 문을 연다. 463㎡(약 140평) 규모에 104석을 갖췄다. 1층 72석과 루프톱 32석으로 나뉘며, 매일 오전 8시부터 오후 10시까지 운영한다.
매장 안으로 들어서자 원목과 석재로 꾸민 골목길, 캐빈형 좌석, 캐나다 현지에서 공수한 소품이 눈에 들어왔다. 공간 곳곳에는 산악마을의 풍경을 담은 영상과 자연의 소리도 더했다. 커피를 주문하고 곧바로 나가는 일반적인 카페와 달리, 마을을 거닐듯 공간을 둘러보고 식사까지 즐기도록 설계했다.

안태열 BKR 최고사업책임자(CBO)는 “오늘은 특별한 매장 하나를 소개하는 자리가 아니다”라며 “팀홀튼이 한국에서 어떤 브랜드로 성장하고자 하는지 청사진으로 보여주는 곳”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커피와 도넛을 넘어 고객의 모든 일상에서 즐길 수 있는 음식과 따뜻한 공간, 친절한 환대까지 팀홀튼만의 경험을 더욱 선명하게 보여주고 싶었다”며 “밴프 타운 성수는 바로 그 고민에서 출발했다”고 설명했다.
◇ 100여종 메뉴 중 50종 성수점 전용…화덕 베이글부터 파스타까지
메뉴는 100여종이다. 이 가운데 50종은 성수점에서만 판매한다. 매장 안 화덕에서 구워내는 몬트리올식 베이글 6종을 비롯해 퀘벡식 브렉퍼스트 푸틴, 멜트 샌드위치, 파스타 등 식사 메뉴와 나나이모바, 비버테일 같은 캐나다식 디저트를 선보인다.

간판 메뉴는 화덕 베이글이다. 계란과 꿀을 넣은 반죽을 꿀물에 데친 뒤 매장 안 화덕에서 직접 굽는다. 직접 맛본 베이글은 겉면이 바삭하고 속은 촘촘하면서 쫄깃했다. 쪽파베이컨, 세사미듀오, 솔티피스타치오, 갈릭할라피뇨, 와일드베리 등 크림치즈 5종 중 취향에 맞는 것을 골라 곁들일 수 있다. 아보카도와 연어 등으로 속을 채운 베이글 샌드위치 3종도 마련했다.
캐나다식 식사 메뉴도 눈길을 끈다. 퀘벡식 푸틴은 감자튀김에 치즈와 소스를 곁들인 음식이다. 멜트 샌드위치는 속 재료와 치즈를 조합해 식사 메뉴로 구성했다. 브런치부터 저녁 식사까지 해결할 수 있도록 파스타 등으로 메뉴 폭을 넓혔다.
블랙커피는 브루잉 바에서 4종을 맛볼 수 있다. 이 가운데 멕시코·콜롬비아 등 3종은 성수점 전용이다. 커피 취향에 맞춰 메뉴를 추천하는 방식으로 커피 전문점으로서의 정체성도 살렸다.

푸드 강화는 팀홀튼이 내건 핵심 전략이다. BKR은 일반 매장에도 5평 이상 규모의 주방인 ‘팀스 키친’을 두고 도넛을 직접 굽거나 멜트 샌드위치를 주문 즉시 조리한다. 성수점은 여기에 화덕을 더하고 파스타 등 조리 메뉴까지 확장한 모델이다.
안 CBO는 “화덕에서 직접 반죽해 구운 몬트리올 베이글과 다양한 브루 커피 등을 많은 사람이 함께 어울리며 즐길 수 있도록 했다”며 “밴프의 작은 마을과 산 중턱에서 사람들이 쉬면서 어울리는 모습을 공간 곳곳에 담으려 했다”고 말했다.
◇ 매출보다 브랜드 경험…회전율 낮아도 ‘머무는 공간’ 택했다
공간은 제품을 판매하는 데 그치지 않는다. 밴프의 호수와 산악마을을 모티프로 원목과 캐빈형 좌석을 배치하고, 캐나다 식품과 굿즈를 판매하는 숍도 마련했다. 방문객이 매장에 들어서는 순간부터 여행을 시작하는 듯한 경험을 제공하겠다는 취지다.

이 같은 공간 구성은 수익성 측면에서는 부담이 될 수 있다. 실제 이날 질의응답에서 안 CBO는 좌석 회전율과 매출에 불리할 수 있다는 점을 인정했다.
그는 “이런 형태의 구조는 회전율이 낮고 체류 시간이 길어 매출이나 경제성 측면에서 불리한 것이 사실”이라면서도 “현재는 한국 시장에 침투하고 안착하는 단계인 만큼 팀홀튼이라는 브랜드가 고객에게 어떤 브랜드로 인식되는지가 훨씬 중요하다”고 말했다.
성수점을 첫 플래그십 장소로 선택한 것도 브랜드 경쟁력을 검증하기 위해서다. 팀홀튼은 해당 콘셉트의 플래그십이 글로벌 시장에서도 사실상 처음이라고 설명했다.
안 CBO는 “성수는 트렌드를 이끄는 사람들이 모이고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충분한 매력을 갖춰야 하는 상권”이라며 “팀홀튼이 한국형으로 진화하는 과정에서 고객들에게 검증받을 수 있는 가장 냉정한 곳이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팀홀튼은 2023년 12월 신논현역점을 시작으로 국내 시장에 진출했다. 현재 운영 매장은 36개로, 올해 초 제시한 연내 50개 목표를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2028년까지 160개로 확대한다는 중장기 목표도 세웠다.
확장 전략은 직영점 중심이다. 올해 신규 매장은 직영으로 운영하고, 가맹 사업은 2027년 이후 소수 파트너를 대상으로 도입할 계획이다.
메뉴 전략도 확장한다. 팀홀튼은 2027년 저당 메뉴와 단백질 함량을 높인 제품, 대체 카페인 음료 등 웰니스 관련 제품을 선보일 계획이다. 다양한 고객의 식생활과 건강 관련 수요에 대응한다는 취지다.
안 CBO는 “캐나다의 모습을 있는 그대로 옮기기보다 자연과 사람, 음식과 커뮤니티가 어우러진 따뜻한 정서를 한국 고객의 일상과 취향에 맞게 구현하려고 노력했다”며 “화려함을 앞세우기보다는 편안하게 머물면서 좋은 커피와 음식, 사람들끼리 어울릴 수 있는 공간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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