잊고 있던 박진만의 능력, 1차전 충격패 이후 '더 미팅' 있었다…"지금은 축제다. 즐겨야 한다"

마이데일리
27일 오후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진행된 '2026 신한 SOL KBO리그 포스트시즌' KIA 타이거즈와 삼성 라이온즈와의 플레이오프 2차전 경기. 삼성이 8-3으로 승리한 뒤 마운드에서 기뻐하고 있다./대구=곽경훈 기자27일 오후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진행된 '2026 신한 SOL KBO리그 포스트시즌' KIA 타이거즈와 삼성 라이온즈와의 플레이오프 2차전 경기. 삼성 박진만 감독이 경기를 지켜보고 있다./대구=곽경훈 기자

[마이데일리 = 김경현 기자] 삼성 라이온즈 박진만 감독의 장점 중 하나는 선수단 관리다. 시즌 중 선수들의 체력을 철저하게 관리한다. 144경기 페넌트레이스에 돋보이는 능력.

관리는 체력에서 끝나지 않는다. '멘탈'을 잡아주는 미팅도 여러 번 효과를 봤다.

2025년 세 번의 '미팅'이 대표적이다. 시즌 초 르윈 디아즈가 부진할 때, 8월 중순 5연패로 팀이 8위로 추락했을 때, 한화 이글스와의 플레이오프 4차전이다. 결과는 다음과 같다. 디아즈는 50홈런 158타점 괴물 타자가 됐고, 10-4로 5연패를 끊은 뒤 10경기 8승 1무 1패 상승세를 탔고, 김영웅의 연타석 스리런 홈런으로 승리했다.

22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2025 신한 SOL BANK KBO 포스트 시즌' 삼성 라이온즈와 한화 이글스 플레이오프(PO) 4차전 경기. 삼성 김영웅이 7회말 1사 1-2루에 역전 3점 홈런을 친 후 기뻐하고 있다. 김영웅은 앞선 타석에서 동점 3점 홈런을 기록했다./대구=곽경훈 기자

2025년 플레이오프 4차전을 마친 뒤 구자욱은 "6회 끝나고 감독님께서 선수단을 한 번 모았다. 지금까지 너무 잘 해왔으니까 못 해도 된다. 우리 즐겁게, 재미있게 한 번 해보자. 웃으면서 활기차게 하자. 우리 선수들 정말 대견하다. 이런 말씀을 해주셨다. 선수들이 거기서 힘을 얻어서 정말 명경기를 한 것 같다"고 박진만 감독의 말을 전했다.

이제 시계를 지난 26일 KIA 타이거즈와의 플레이오프 1차전으로 돌려보자. 삼성은 1-5로 완패했다. 플레이오프 1차전 패배 팀이 한국시리즈로 오른 확률은 22.9%(8/35)에 불과하다.

경기 내용도 답답했다. 믿었던 에이스 크리스 페덱은 4⅔이닝 5실점으로 조기에 무너졌다. 타선은 단 2안타 빈공에 그쳤다. 최형우 대타 카드는 써볼 타이밍도 없었다. 반면 상대는 포스트시즌 4연승을 달리며 기세가 하늘을 찔렀다.

26일 오후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진행된 '2026 신한 SOL KBO리그 포스트시즌' KIA 타이거즈와 삼성 라이온즈와의 플레이오프 1차전 경기. 섬성이 1-5로 패배한 뒤 고개를 숙이고 있다./대구=곽경훈 기자

당시 팀 분위기는 어땠을까. 원태인은 "사실 어제(1차전) 경기 끝나고 분위기가 너무나도 안 좋았었다. 이제 오늘(2차전) 경기를 무조건 잡아야 되는 입장이었다"고 했다.

구자욱은 "아무래도 (KIA 1차전 선발) 제임스 네일 선수 볼이 좋았다. KIA가 강한 팀이기 때문에 경기를 내줬다고 생각한다"며 "저희 선수들 조금 의기소침한 것 같았다"고 돌아봤다.

박진만 감독이 선수들을 소집했다. 구자욱은 "우리 감독님께서 말씀하신 게 '지금은 축제다. 즐겨야 된다'라는 말씀을 하셨다. 그 부분을 한 번 더 강조했다. 과감하게 하자고 하셨다. 그리고 '질 때 지더라도 우리 과감하고 즐겁게 해서 지자' 이런 말을 하셨다"고 전했다.

박진만 감독의 ‘더 미팅’이 통한 것일까. 2차전은 달랐다. 선발 아리엘 후라도는 6⅔이닝을 2실점으로 막았다. 통산 플레이오프 첫 승리. 타선은 9안타를 몰아치며 8점을 냈다. 3회부터 대거 4득점, 집중력이 돋보였다.

특히 삼성의 분위기가 살아났다. 가을야구란 중압감을 벗어던진 듯했다. 선수들은 큰 목소리로 서로를 격려했다. 6회에 최형우가 해럴드 카스트로를 보살로 잡아내자, 삼성 더그아웃은 말 그대로 뒤집어졌다. 류지혁은 보살공을 기념구로 쓰라는 듯 최형우에게 챙겨줬고, 최형우는 그런 류지혁에게 꿀밤을 먹였다. 정규시즌마냥 시끌시끌한 사자 군단으로 돌아왔다.

구자욱은 "매 이닝 분위기가 계속 좋았다. 시즌을 치르면서도 이런 분위기는 잘 없었다. 이 분위기를 잘 살려서 계속 이어 나갔으면 좋겠다"고 했다.

천재는 노력하는 자를 이길 수 없고, 노력하는 자는 즐기는 자를 이길 수 없다고 한다. 2차전 삼성은 경기를 즐겼다. 박진만 감독의 한 마디가 선수단을 일깨웠다.

27일 오후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진행된 '2026 신한 SOL KBO리그 포스트시즌' KIA 타이거즈와 삼성 라이온즈와의 플레이오프 2차전 경기. 삼성 최형우가 6회초 카스트로의 안타를 잡아 2루에서 태그아웃 시킨 뒤 미소를 짓고 있다./대구=곽경훈 기자27일 오후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진행된 '2026 신한 SOL KBO리그 포스트시즌' KIA 타이거즈와 삼성 라이온즈와의 플레이오프 2차전 경기. 삼성 최형우가 7회말 1사 KIA 김범수를 상대로 솔로 홈런을 때린 뒤 구자욱과 포옹을 하고 있다./대구=곽경훈 기자27일 오후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진행된 '2026 신한 SOL KBO리그 포스트시즌' KIA 타이거즈와 삼성 라이온즈와의 플레이오프 2차전 경기. 삼성이 8-3으로 승리한 뒤 박진만 감독과 최형우가 하이파이브를 하고 있다./대구=곽경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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