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이데일리 = 김경현 기자] 삼성 라이온즈 박진만 감독의 장점 중 하나는 선수단 관리다. 시즌 중 선수들의 체력을 철저하게 관리한다. 144경기 페넌트레이스에 돋보이는 능력.
관리는 체력에서 끝나지 않는다. '멘탈'을 잡아주는 미팅도 여러 번 효과를 봤다.
2025년 세 번의 '미팅'이 대표적이다. 시즌 초 르윈 디아즈가 부진할 때, 8월 중순 5연패로 팀이 8위로 추락했을 때, 한화 이글스와의 플레이오프 4차전이다. 결과는 다음과 같다. 디아즈는 50홈런 158타점 괴물 타자가 됐고, 10-4로 5연패를 끊은 뒤 10경기 8승 1무 1패 상승세를 탔고, 김영웅의 연타석 스리런 홈런으로 승리했다.

2025년 플레이오프 4차전을 마친 뒤 구자욱은 "6회 끝나고 감독님께서 선수단을 한 번 모았다. 지금까지 너무 잘 해왔으니까 못 해도 된다. 우리 즐겁게, 재미있게 한 번 해보자. 웃으면서 활기차게 하자. 우리 선수들 정말 대견하다. 이런 말씀을 해주셨다. 선수들이 거기서 힘을 얻어서 정말 명경기를 한 것 같다"고 박진만 감독의 말을 전했다.
이제 시계를 지난 26일 KIA 타이거즈와의 플레이오프 1차전으로 돌려보자. 삼성은 1-5로 완패했다. 플레이오프 1차전 패배 팀이 한국시리즈로 오른 확률은 22.9%(8/35)에 불과하다.
경기 내용도 답답했다. 믿었던 에이스 크리스 페덱은 4⅔이닝 5실점으로 조기에 무너졌다. 타선은 단 2안타 빈공에 그쳤다. 최형우 대타 카드는 써볼 타이밍도 없었다. 반면 상대는 포스트시즌 4연승을 달리며 기세가 하늘을 찔렀다.

당시 팀 분위기는 어땠을까. 원태인은 "사실 어제(1차전) 경기 끝나고 분위기가 너무나도 안 좋았었다. 이제 오늘(2차전) 경기를 무조건 잡아야 되는 입장이었다"고 했다.
구자욱은 "아무래도 (KIA 1차전 선발) 제임스 네일 선수 볼이 좋았다. KIA가 강한 팀이기 때문에 경기를 내줬다고 생각한다"며 "저희 선수들 조금 의기소침한 것 같았다"고 돌아봤다.
박진만 감독이 선수들을 소집했다. 구자욱은 "우리 감독님께서 말씀하신 게 '지금은 축제다. 즐겨야 된다'라는 말씀을 하셨다. 그 부분을 한 번 더 강조했다. 과감하게 하자고 하셨다. 그리고 '질 때 지더라도 우리 과감하고 즐겁게 해서 지자' 이런 말을 하셨다"고 전했다.
박진만 감독의 ‘더 미팅’이 통한 것일까. 2차전은 달랐다. 선발 아리엘 후라도는 6⅔이닝을 2실점으로 막았다. 통산 플레이오프 첫 승리. 타선은 9안타를 몰아치며 8점을 냈다. 3회부터 대거 4득점, 집중력이 돋보였다.
특히 삼성의 분위기가 살아났다. 가을야구란 중압감을 벗어던진 듯했다. 선수들은 큰 목소리로 서로를 격려했다. 6회에 최형우가 해럴드 카스트로를 보살로 잡아내자, 삼성 더그아웃은 말 그대로 뒤집어졌다. 류지혁은 보살공을 기념구로 쓰라는 듯 최형우에게 챙겨줬고, 최형우는 그런 류지혁에게 꿀밤을 먹였다. 정규시즌마냥 시끌시끌한 사자 군단으로 돌아왔다.
구자욱은 "매 이닝 분위기가 계속 좋았다. 시즌을 치르면서도 이런 분위기는 잘 없었다. 이 분위기를 잘 살려서 계속 이어 나갔으면 좋겠다"고 했다.
천재는 노력하는 자를 이길 수 없고, 노력하는 자는 즐기는 자를 이길 수 없다고 한다. 2차전 삼성은 경기를 즐겼다. 박진만 감독의 한 마디가 선수단을 일깨웠다.


Copyright ⓒ 마이데일리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comment--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댓글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