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대신증권과 미래에셋자산운용 등 금융투자업계에서 해킹 사고가 잇따르는 가운데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이 금융권의 정보기술(IT) 보안 강화를 주문했다. 인공지능(AI)을 활용한 사이버 공격이 고도화되고 있는 만큼 금융회사 스스로 보안 취약점을 찾아 제거하는 자율 방어체계를 구축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이 원장은 28일 서울 여의도 금융감독원 본원에서 열린 '2026년 은행지주 이사회 의장 정례 간담회'에서 이같이 밝혔다.
이날 간담회에는 KB·신한·하나·우리·NH농협·BNK·iM·JB 등 8개 은행지주 이사회 의장 및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금감원에서는 이 원장과 곽범준 은행담당 부원장보 등이 자리했다.
◆ 주요 금투사 해킹 사고 언급…AI 위협에 보안 강화 주문
이 원장은 이날 "어제 주요 금투사 쪽에서 전반적인 해킹 사고가 발생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금융투자업계로 확산하는 사이버 공격에 대한 우려를 드러냈다.
최근 금융권에서는 대신증권에 이어 미래에셋자산운용에서도 해킹 사고가 발생하는 등 보안 우려가 커지고 있다. 지난 14일 기준 은행과 저축은행, 상호금융, 여신전문금융회사 등 금융회사 16곳에서 침해사고가 발생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 원장은 "최근 국내 금융회사 침해사고는 사이버 공격의 방식이 나날이 고도화되는 가운데 공격 대상이 비핵심시설로 확대되는 등 전방위적 양상을 보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특히 AI가 해킹 수단으로 활용되면서 보안 취약점이 쉽게 탐지되고 동시다발적 공격이 상시화될 것으로 보이는 만큼 금융회사 스스로 IT 자산을 철저하게 관리하고 보안 취약점을 능동적으로 찾아내 제거하는 자율 방어체계를 조속히 구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금융회사의 소극적인 보안 투자 관행에 대해서도 경고했다.
이 원장은 "IT 보안을 부수적 업무로 간주해 규제 요구 사항만을 형식적으로 준수하거나 IT 보안 투자를 '비용'으로 인식해 충분한 인력과 자원을 투입하지 않는 행태가 더 이상 반복돼서는 안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IT 보안은 고객의 재산과 정보를 보호하고 금융 신뢰를 위한 핵심 업무라는 인식하에 이사회가 IT 보안 역량 제고를 위해 앞장서 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 은행지주 안건 99% 원안가결…CEO 승계절차 투명성 강조
이 원장은 금융지주 자회사 최고경영자(CEO) 승계절차의 투명성과 공정성 강화도 주문했다. 현재 금융당국은 이사회의 독립성과 책임성을 높이고 CEO 승계절차에 대한 통제를 강화하는 지배구조 개선방안을 마련하고 있다.
특히 지난해 8개 은행지주 이사회 의결안건 993건 가운데 983건(99.0%)이 원안대로 가결된 점을 지적하며 사외이사의 실질적인 견제 역할을 강조했다.
이 원장은 "그간의 사례를 볼 때 사외이사가 안건에 대해 반대표결 한 경우가 매우 드물며, 중대한 사안에 대해서도 이사회 차원의 충분한 검토가 이뤄지지 않는 경우도 있었다"고 꼬집었다.
이어 "경영진이 제공하는 자료에만 의존하지 말고 적극적인 자료요청, 외부전문가 활용 등을 통해 안건을 심도 있게 검토하는 등 이사의 충실의무를 다해주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연말 금융지주 자회사 CEO 인선을 앞두고 승계절차의 공정성도 강조했다.
이 원장은 "현재 금융지주 자회사 CEO의 승계절차가 본격적으로 진행 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며 "지배구조 개선방안의 취지를 충분히 반영해 자회사 CEO 승계절차의 투명성과 공정성을 보다 강화해 주길 당부드린다"고 밝혔다.
◆ 보여주기식 사회공헌 경계…해외점포 내부통제 강화 촉구
금융권의 사회적 책임 강화와 해외점포 금융사고 예방을 위한 내부통제 개선도 요청했다.
은행권의 사회공헌 규모는 지난해 2조1600억원으로 처음 2조원을 넘어섰다. 5대 금융지주 역시 향후 5년간 약 70조원 규모의 포용금융 확대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다만 이 원장은 "이제는 얼마나 많이 지원했는가를 넘어 사회공헌 활동이 우리 사회에 어떤 변화를 만들어 냈는가를 고민할 시점"이라며 "일회성 지원이나 보여주기식 활동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지적했다.
해외점포 금융사고에 대한 관리·감독 강화도 강조했다. 국내은행 해외점포에서는 지난해 12건(1249억원)의 금융사고가 발생했으며, 올해 1~9월에도 11건(840억원)이 발생했다.
이 원장은 "리스크에 대한 인식부터 측정 및 대응의 단계별로 원칙을 재정립하고, 본점의 정책과 관리 수준이 현지 영업에도 일관되게 적용될 수 있도록 관리·감독 체계를 강화해 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금감원도 기존의 제도 개선사항이 잘 작동하는지 점검하는 한편, 현장 운영과정에서 나타난 제도의 미비점 및 개선 필요사항을 지속적으로 발굴·보완해 나가겠다"고 첨언했다.
--comment--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댓글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