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이데일리 = 대구 김진성 기자] “죽일 생각 별로 없었는데…그냥 잡고 바로.”
타격장인이 수비장인으로 변신했다. 최형우(43, 삼성 라이온즈)가 포스트시즌 최고령 홈런, 안타, 타점을 경신했지만, “의미 없다”라고 했다. 대신 “호수비가 100배 기쁘다”라고 했다. 최형우는 27일 KIA 타이거즈와의 플레이오프 2차전에 5번 좌익수로 선발 출전, 3타수 2안타(1홈런) 2타점 1볼넷 1득점했다.

실제 본인의 말대로 타격보다 수비가 화제였다. 5-1로 앞선 6회말 2사 주자 없는 상황. 헤럴드 카스트로가 좌익수 최형우의 키를 넘는 타구를 터트렸다. 이때 최형우의 수비가 놀라웠다. 곧바로 뒤돌아서서 타구가 펜스를 맞고 튀어나오길 기다렸다. 낙구지점을 정확히 예상했다. 타구를 잡고 정확하게 2루 커버를 들어온 2루수 류지혁에게 송구, 카스트로를 저격했다.
삼성라이온즈파크에 모인 팬들의 박수가 쏟아졌다. 삼성 덕아웃은 당연히 난리가 났다. 사실 크게 어려운 타구는 아니었지만, 정석에 가까운 펜스플레이는 단연 인상적이었다. 최형우는 경기 후 여전히 수비에 자신이 없다면서도, ‘1초 꺼드럭’을 선보여 취재진의 웃음을 유도했다.
최형우는 웃더니 “(카스트로를)죽일 생각은 별로 없었는데, 그냥 잡고 바로 했는데”라고 했다. ‘바로’와 ‘했는데’ 사이에 오른손으로 화려한 손목 스넵을 선보이며 고개를 살짝 잦혔다. 1초간 ‘유쾌한 꺼드럭’이었다.
최형우는 이내 진지해졌다. “공이 내가 봐도 말도 안 되게 잘 갔다”라면서도 “수비에 대한 부담은 지금도 있다. 그런데 이건 어쩔 수가 없다. 단기전이라서 실수 하나로 승패가 결정될 수도 있어서…계속 불안감이 있는 것 같다”라고 했다.
박진만 감독은 최형우의 호수비로 팀 분위기가 바뀌었다며 3차전에도 좌익수로 나간다고 했다. 최형우는 웃더니 “전화를 한번 드려야 겠다. 야구장이 커지는지(3~4차전 광주KIA챔피언스필드) 모르시는 것 같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최형우는 “이제 뭐 아시다시피 나이가 있으니까 판단하는 게 쉽지 않다. 에전엔 가끔 나가도 어느 정도 잡을 수 있었는데 지금은 몸도 흔들리고. 팬들에게 감사하다. 파울 타구 잡으러 뛰어 갔다 왔는데 박수를 쳐주고. 노인우대 해주는 것처럼…너무 감사했다”라고 했다.

구자욱이 햄스트링을 다쳤다가 돌아왔지만, 수비는 불가능하다. 그렇게 최형우가 1차전 결장 이후 2차전서 호수비로 돌아왔다. 시리즈 분위기가 바뀐 건 분명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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