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이데일리 = 대구 김진성 기자] “종아리가 좀 불편하던데요?”
지난 20일 서울 잠실구장. KIA 타이거즈 좌완 이의리가 LG 트윈스와의 준플레이오프 3차전서 10-1로 앞선 7회말 2사 만루서 박해민을 몸쪽 슬라이더로 1루 땅볼 처리, 가을야구 첫 등판을 마쳤다. 이의리이 이날 등판은 좌타자가 즐비한 삼성 라이온즈와의 플레이오프를 대비하는 목적이 강했다.

이날 흥미로웠던 건 이의리의 복장이다. 평소 노멀한 유니폼 차림이었던 이의리가, 평소와 좀 달랐다. 빨간 양말을 유니폼 바지 위로 길게 올려 신었다. 얼핏 보면 곽도규와 흡사했다. 멀리서 보면 마치 흰색 반바지에 빨간색 반스타킹을 신은 듯한 모습. 이번 플레이오프의 키 플레이어가 마치 쌍둥이처럼 같은 컨셉으로 마운드에 오르는 것일까.
그러나 자세히 보면 이의리와 곽도규는 다르다. 곽도규는 진짜로 빨간 긴 양말을 무릎까지 씌운다. 정말 반바지처럼 보인다. 반면 이의리는 빨간 긴 양말을 신었는데 무릎까지 덮지는 않았다. 자세히 보면 차이가 보인다. 곽도규는 양말과 유니폼이 교차하는 무릎 부근을 단정하게 정리한 것도 눈에 띈다.
이의리는 25일 플레이오프 1차전이 취소되자 “도영이나 사람들이 단을 올릴 때 양말 말고 슬립을 신고 단을 올리더라고요. 그런데 도규한테 마침 그게 하나 더 있어서 그걸 하고 있다. 나는 그(곽도규) 정도까지 안 올린다. 종아리까지 올려보니까 종아리가 좀 불편하더라고요. 그래서 좀 그렇게까지 올리나 싶었는데 경기할 땐 자연스럽게 내려가더라고요”라고 했다.
종아리까지 양말로 덮으면, 종아리가 압박을 받는 느낌이 들기 때문에 아예 무릎까지 끌어올려 신는 게 맞다. 결과적으로 이의리는 곽도규의 물품을 빌려 포스트시즌 선전을 다짐했다고 보면 된다. 또 양말을 무릎까지 올리든 허벅지까지 올리든 야구만 잘 하면 아무런 상관이 없다.
알고 보면 두 사람은 각별하다. 이의리는 2024년 한국시리즈 5차전서 등판를 마치고 내려오면서 상의를 풀어헤치더니 이의리의 상의 유니폼을 드러내 화제를 모았다. 당시 이의리는 토미 존 수술을 받고 재활 중이었다. 친한 형과 마음만큼은 한국시리즈서 함께하고 싶었던 것이다.
이의리는 그런 곽도규가 고맙기만 하다. “너무 좋은 후배다. 야구선수로서 존중받을 만한 마인드도 갖고 있다. 야구에 대한 지식도 좋다. 필터링 없이 피드백도 많이 해준다. 도규가 시즌 막판 결정적 순간에 계속 점수를 주긴 했는데 우리 팀에선 가장 중요한 필승조 투수라는 건 변함없는 사실이다. 그 부분을 본인도 잘 생각해서 마운드에선 즐기면 좋겠다”라고 했다.

이의리 역시 올 시즌을 잘 마무리하고 싶은 마음이다. “올해 너무나도 많은 경험을 했다. 더 좋은 경험이라고 생각한다. 이런 경험을 하면서 성장을 많이 한 것 같다. 너무 뿌듯하다. 플레이오프에서도 불펜으로 팀에 도움이 될 수 있는 상황이다. 좋은 모습을 많이 보여드리고 싶다”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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