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이데일리 = 방금숙 기자] 올해 한국을 찾은 외국인 관광객이 1700만명을 넘어선 가운데 관광객의 불편을 키우는 제도적 허점이 국정감사에서 도마 위에 올랐다. 트립닷컴의 환불 제한과 미신고 영업 논란부터 외국인 결제·인증 장벽, 관광특구 사후 관리 부실까지 관광산업 전반의 개선 과제가 집중적으로 제기됐다.
23일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종합국정감사에서는 글로벌 온라인 여행 플랫폼(OTA) 트립닷컴의 환불 규정과 통신판매업 미신고 영업 문제를 비롯해 외국인 관광객의 국내 여행 불편, 관광특구 관리 실태 등이 주요 쟁점으로 다뤄졌다.
조계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증인으로 출석한 홍종민 트립닷컴 한국지사장에게 과도한 환불 제한과 통신판매업 미신고 영업 문제를 집중 질의했다.
조 의원은 명동의 호텔 상품이 다른 판매처에서는 28만원이지만 트립닷컴에서는 20만4280원이고, 대신 예약 확정 30분 이내에 취소해야 전액 환불된다고 지적했다.
조 의원에 따르면 항공권도 항공사는 출발일까지 남은 기간에 따라 취소 수수료를 차감한 금액을 환불하는 반면 트립닷컴은 결제 후 24시간이 지나면 출발까지 환불이 불가능하다.
국내 전자상거래법상 소비자는 계약 내용에 관한 서면을 받은 날부터 7일 이내 청약 철회를 할 수 있지만, 상품의 성격에 따라 예외를 둔다.
이에 대해 홍지사장은 “환불 불가 상품은 저희가 임의로 만들어낼 수 있는 상품은 아니다”며 “환불 불가 조건으로 좀 더 저렴한 가격에 구매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고 답했다. 다른 OTA에서도 파는 상품이라는 설명이다.
조 의원이 규정을 시정할 뜻이 있느냐는 거듭 질문하자 “돌아가서 검토한 뒤 답변을 드리겠다”고 했다.
미신고 영업도 질타를 받았다. 트립닷컴 싱가포르는 2017년부터, 트립닷컴코리아는 2020년부터 신고 없이 영업해 왔다.
조 의원은 트립닷컴 측이 국내에서 통신판매업 신고를 하지 않은 채 영업하다가 지난해에야 신고를 했다고 추궁했다.
홍 지사장은 “2020년부터 신고하기 위해 많이 알아봤지만 방법이 없었다”고 해명했다.
조 의원은 “수년간 미신고 상태로 영업했다는 것은 환불 거부 등 분쟁이 발생했을 때 책임을 묻기 어렵게 하고 소비자 피해구제를 차단한 행위”라며 “배짱 영업 아니냐”고 질타했다.

외국인 관광객이 국내에서 겪는 결제·인증 불편도 도마 위에 올랐다.
김윤덕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야놀자리서치의 한국‧일본 관광 관련 온라인 댓글 분석 결과를 토대로 방한 관광객의 불편 체질 개선을 촉구했다.
공개된 자료에 따르면 한국 관광 관련 불만 사유는 디지털 인증 27.8%, 관광정보‧안내 16.4%, 교통 13.1%, 결제 12.0% 순으로 나타났다. 분석 대상 댓글 중 불만 표현 비율은 한국이 약 11%로 일본(약 7%)보다 높았다.
해외 신용카드 결제가 거부되거나 한국 휴대전화 번호가 없으면 본인 인증을 할 수 없는 사례, 현금 충전 방식의 교통카드와 열차표 결제 오류 등이 주요 불편으로 꼽혔다.
김 의원은 외국인 관광객 유치가 늘어도 실제 여행 과정에서 겪는 디지털·결제 장벽을 해소하지 못하면 관광 만족도를 높이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김 의원은 “K-컬처 열풍으로 물 들어올 때 노를 저어야 하는데, 이 기회를 놓치면 관광객은 썰물처럼 빠져나갈 것”이라며 문체부 중심의 범정부 대응을 요구했다.
최 장관은 “국가관광전략회의를 통해 관계 부처와 지방자치단체가 함께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관광특구 제도도 개선 대상에 올랐다. 진선미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관광 환경이 달라졌는데도 지정 기준에 미달하거나 관광지 기능을 잃은 특구가 실질적인 개선 없이 방치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최 장관은 지난해 연구용역을 거쳐 올해 개편안을 마련 중이라며 “5년이 되면 지정된 관광특구를 갱신하도록 제도를 바꾸려 한다”며 “관련 내용을 관광진흥법 개정안에 반영해 발의할 준비가 거의 마무리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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