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이데일리 = 최주연 기자] 한국은행이 두 달 연속 금리를 인상하는 ‘백투백’ 이후 금리를 동결했다. 성장세와 물가, 주택가격 상승 등 긴축 압력에도 속도 조절을 택한 것이다. 앞선 7월과 8월 금리 인상 효과를 점검하며 추가 인상 시기를 판단하려는 것으로 풀이되며, 이번 금리 동결은 금통위원 7명의 전원 만장일치로 결정됐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22일 통화정책방향 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연 3.00%로 동결했다고 밝혔다. 이번 정책 결정은 이미 예견된 ‘매파적’(통화긴축 선호) 동결이었다. 금리 인상 사이클이 끝났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의미다.
금융업계는 반도체 수출 호조에 따른 성장세와 국제유가 상승, 주택가격 및 가계대출 불안이 지속되면서 오는 11월 올해 마지막 통화정책방향 회의에서 추가 인상에 나설 가능성도 열려 있다는 데 무게를 싣고 있다.
성장세는 긴축 압력을 키우는 요인이다. 올해 1∼8월 누적 경상수지는 2792억달러 흑자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696억7000만달러를 크게 웃돌았다. 이형일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지난 16일 기자간담회에서 올해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최고 3.6%에 달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는 한은이 지난 8월 제시한 3.3%보다 높은 수준이다.
물가 부담도 가시지 않고 있다. 중동 전쟁 장기화로 국제유가가 상승하면서 브렌트유는 지난 20일 장중 배럴당 112달러에 육박해 5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한은은 지난 2일 물가상황 점검회의에서 비용 충격의 전이와 수요 측 압력 확대 등으로 근원물가를 중심으로 높은 오름세가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주택가격과 가계대출 역시 금융안정 측면의 부담이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가격은 지난해 2월 첫째 주부터 이달 둘째 주까지 88주 연속 상승했다. 지난달 감소했던 5대 은행 가계대출 잔액도 이달 들어 다시 늘었다. 지난 15일 기준 잔액은 783조5983억원으로 9월 말보다 2조7643억원 증가했다.
대외 여건도 추가 긴축 여부를 판단할 변수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는 지난 9월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해 연 3.75~4.00%로 조정했다. 한국 기준금리가 연 2.50%였던 당시 1.25%포인트까지 벌어졌던 한미 금리차는 한은의 두 차례 인상으로 0.75%포인트까지 좁혀졌다가, 연준의 금리 인상으로 미국 금리 상단 기준 1.00%포인트로 다시 확대됐다. 향후 연준의 추가 금리 인상은 한미 금리차를 더 벌릴 수 있다.

한미 금리차 확대는 원화 약세 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지만, 원/달러 환율은 최근 하락세를 보이며 장중 1322.8원까지 내려왔다. 다만 환율 안정만으로 성장·물가·금융안정 측면의 긴축 필요성이 해소됐다고 보기는 어렵다.
결국 시장의 관심은 11월 추가 인상 여부와 한은의 정책 신호에 쏠릴 전망이다. 성장세와 물가 상방 압력, 주택시장 및 가계대출 불안이 이어지는 가운데 금리 인상에 따른 취약 차주의 부담도 고려해야 하기 때문이다.
금통위는 통화정책방향 의결문에서 “앞으로 성장세를 점검하면서 중기적 시계에서 물가상승률이 목표수준에서 안정될 수 있도록 하는 한편 금융안정에 유의하여 통화정책을 운용해 나갈 것”이라면서 “향후 통화정책은 물가·경기 흐름 및 금융안정 상황을 면밀히 점검하면서 추가 인상의 시기와 속도 등을 결정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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