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D현대·HMM, 1.9조 친환경 선박 건조 계약…“선대 경쟁력 맞손”

마이데일리
20일 HD현대와 HMM이 1만3000TEU급 LNG 이중연료 추진 컨테이너선 8척에 대한 건조 계약을 체결했다. (오른쪽부터) 여용화 HD현대중공업 선박영업본부장, 최원혁 HMM 대표이사가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HD현대

[마이데일리 = 심지원 기자] HD현대와 HMM이 친환경 선박을 매개로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 HD현대는 선박 건조부터 핵심 기자재 공급까지 맡아 고부가가치 선박 시장에서 입지를 넓히고, HMM은 친환경 선대 확충으로 운항 경쟁력을 높인다는 전략이다.

HD현대 조선 중간 지주사인 HD한국조선해양은 HMM과 1만3000TEU급 액화천연가스(LNG) 이중연료 추진 컨테이너선 8척에 대한 건조 계약을 체결했다고 20일 밝혔다. 계약금액은 약 1조9196억원이다.

이번에 수주한 선박은 길이 337m, 너비 51m, 높이 27.9m 규모다. LNG와 기존 선박유를 모두 사용할 수 있는 이중연료 추진 엔진을 탑재한다. 선박은 HD현대삼호와 HD현대중공업에서 각각 6척, 2척씩 건조해 오는 2029년부터 순차적으로 HMM에 인도할 예정이다..

LNG는 기존 선박유 대비 온실가스 배출량을 23% 이상 줄일 수 있는 저탄소 연료다. 질소산화물과 황산화물 배출량도 처리 장치와 연계하면 각각 80%, 99% 이상 감축할 수 있어 국제해사기구(IMO)의 환경 규제에 대응하기 위한 대안으로 꼽힌다.

특히 이번 선박에는 HD현대의 친환경 독립형 탱크 제작기지인 HD현대에코비나에서 생산한 독립형 LNG 연료탱크가 탑재된다. 선박 건조뿐 아니라 핵심 기자재까지 그룹 내에서 공급해 친환경 선박 분야의 밸류체인을 강화한다는 의미가 있다

이번 계약은 HMM의 친환경 선대 확대 전략과 HD현대의 설계·건조 기술력이 맞물린 사례다. HMM은 친환경 선박을 확보해 주요 항로의 운항 효율성을 높이고, HD현대는 대형 컨테이너선 건조 실적을 바탕으로 친환경 선박 시장에서 수주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게 됐다.

HMM은 1만3000TEU급 컨테이너선을 극동-인도-지중해(FIM) 노선에 투입해 원양 핵심 항로의 운항 효율성을 높일 계획이다. 이와 함께 2800TEU급 컨테이너선 3척과 1700TEU급 1척 등 피더선 4척도 리세일(Resale) 방식으로 확보한다. 리세일은 건조 중인 선박의 계약을 인수하는 방식으로, 필요한 선대를 비교적 빠르게 확보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피더선은 주요 거점 항만과 중소 항만을 연결하는 역할을 한다. HMM은 대형 컨테이너선과 피더선을 연계하는 '허브 앤드 스포크' 전략을 통해 항로 네트워크를 강화하고, 아프리카와 인도 등 성장 잠재력이 높은 지역으로 지선망을 확대하고 있다.

이번 선박 투자는 HMM의 중장기 성장 전략과도 맞닿아 있다. HMM은 2030년까지 컨테이너선 166척(선복량 147만TEU), 벌크선 110척(1352만DWT)을 확보하는 등 선대 확충과 물류 인프라 구축에 총 29조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컨테이너 부문에서는 대형선과 피더선을 함께 확보하는 전략에 따라 운항 및 발주 선박 기준 피더선 규모를 지난해 3월 12척에서 올해 42척으로 늘렸다. 벌크 부문에서도 선종 다변화와 장기계약 기반의 선대 확충을 추진하고 있다. 벌크 선대는 지난해 3월 44척에서 올해 60척으로 증가했으며, 기존 드라이벌크와 탱커 중심에서 가스선·자동차선·다목적선 등으로 구성을 넓히고 있다.

HMM은 선박 투자 외에도 미국 타코마 터미널(WUT)의 크레인 교체 등 글로벌 물류 거점 확보와 디지털 전환에 투자하고 있다. 이번 선박 투자를 포함하면 HMM의 올해 선대 확충·물류 인프라·미래 기술 관련 투자 규모는 약 6조원이다. 최원혁 사장이 부임한 지난해 3월 이후 누적 투자액은 12조원에 이른다.

HMM은 선박 건조에 통상 2~3년 이상이 걸리는 만큼 글로벌 해운 시황의 사이클을 고려해 선제적으로 투자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향후 해운 호황기에 대비해 경쟁력 있는 선대를 미리 확보하겠다는 취지다.

HD현대 역시 이번 수주를 계기로 HMM과의 협력을 강화하고 친환경 선박 시장에서 입지를 넓힐 계획이다. LNG뿐 아니라 메탄올 등 다양한 친환경 연료 추진 선박의 설계·건조 경험과 핵심 기자재 공급 역량을 바탕으로 고부가가치 선박 수주를 확대한다는 전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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