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있는데 없다.
KIA 타이거즈의 17~18일 LG 트윈스와의 준플레이오프 1~2차전 불펜 운영을 보면 눈에 띄는 사실 하나가 있다. 왼손 파이어볼러 이의리(24)의 배제다. KIA는 17일 1차전서 3-1로 앞선 8회초에 선발투수 제임스 네일에 이어 성영탁, 곽도규, 전상현을 올려 경기를 마무리했다.

18일 2차전에는 5-2로 앞선 7회초에 아담 올러에 이어 곽도규, 성영탁, 조상우, 전상현을 투입해 경기를 마무리했다. 결과적으로 KIA는 연이틀 불펜이 경기중반까지 잡은 리드를 지켜 1~2차전을 모두 잡고 플레이오프 진출까지 1승만 남겨뒀다.
이의리가 안 보인다. 간단히 말해 이의리가 단기전 필승계투조에서 제외됐다는 의미다. 시즌 막판 마무리 보직에선 물러났다. 당시 이범호 감독은 이의리를 6~7회보다 앞에 사용하겠다고 했고, 실제 그렇게 정규시즌을 마무리했다.
이범호 감독의 17~18일 준플레이오프 1~2차전 불펜 운영을 보면 답이 나온다. 이의리를 마무리로 쓸 때도 그랬지만, 전상현도 공식적으로 마무리라고 한 적이 없다. 그러나 전상현은 이의리가 마무리 보직을 내려놓은 뒤 자연스럽게 8~9회를 맡아 좋은 결과를 낸다. 시즌 막판 페이스가 워낙 대단했고, 단기전서도 기대대로 제 몫을 해냈다.
전상현 앞을 성영탁, 곽도규, 조상우가 책임지는 구도다. 곽도규가 시즌 막판 다소 안 풀리는 구간이 있었으나 무너지지는 않았다. 2차전서 나선 조상우도 주자를 남겨놓고 전상현에게 배턴을 넘겼지만, 그렇게 나쁜 투구 내용은 아니었다.
결국 이 구성으로 포스트시즌을 운영한다고 보면 된다. 왕년의 마무리 정해영과 좌완 김범수는 배제됐다. 최지민은 아예 울산 폴리그 선수단에 합류한 상태다. 좌완으로 빠른 공을 던지는 이의리는 KIA 불펜의 짜임새를 끌어올릴 수 있는 카드다.
이범호 감독은 굳이 말을 하지 않지만, 결국 이의리의 제구가 마음에 걸렸다고 봐야 한다. 이중키킹을 하면서 구위도 올리고 제구의 안정감도 키웠지만, 마무리로 거듭된 등판을 하면서 장점을 살리지 못한 측면이 있었다. 1점이 중요한 가을야구서 볼넷 리스크가 있는 이의리를 중요한 상황에 쓰는 게 쉬운 일은 아니다.
KIA로선 이의리가 8~9월의 페이스를 10월까지 이어가 포스트시즌서 좋은 활약을 펼치는 시나리오를 바랐을 것이다. 또 이범호 감독은 내년엔 이의리를 선발투수로 돌릴 생각을 어느 정도 했다. 마무리로 좋게 끝냈다면 이의리의 사기도 높아졌을텐데, 최상의 시나리오가 현실화되지는 못했다.
그래도 이의리가 포스트시즌서 그냥 벤치에 앉아있지 않을 것이다. 경기가 접전으로 흐르고 필승조를 소모한 상황이면 좌우타자 가리지 않고 등판할 가능성이 남아있다. 가을야구는 불펜 운영이 공격적이다. 이범호 감독도 당장 한 번의 위기에 바로바로 투수를 교체했다.

어쩌면 KIA 불펜의 최후의 보루가 이의리일 수도 있다. 그럴 때 잘 던진다? 가을야구 전체의 판도를 바꿀 수 있다. 가을에 158km 포심이 타자들의 허공을 가르는 것만큼 짜릿한 일이 또 있을까. 스트라이크만 던지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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