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인트경제] 기후위기로 인해 폭염과 한파가 연중 연례행사처럼 반복되고 있는 가운데, 정부의 대표적인 에너지 복지 제도인 '에너지바우처'의 지원 사각지대가 심각한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기초생활수급 가구 중 무려 30%에 달하는 세대가 혜택을 받지 못하고 있어 제도 개선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 기초생활수급자 201만 가구 중 61만 가구 지원 대상서 제외
더불어민주당 허성무 의원(경남 창원 성산구)이 지난 16일 한국에너지공단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25년 기준 기초생활보장 수급가구 약 201만 세대 가운데 61만 세대가 에너지바우처 지원 대상에서 제외된 것으로 집계됐다.
최근 5년간(2021~2025년) 집행된 에너지바우처 예산은 △2021년 806억 원 △2022년 1923억 원 △2023년 2200억 원 △2024년 4365억 원 △2025년 4145억 원으로 총 1조 3439억 원에 달한다.
연도별 발급 가구 현황을 보면 △2021년 163만 7000세대 중 77만 7000세대 △2022년 169만 9000세대 중 113만 3000세대 △2023년 178만 8000세대 중 122만 5000세대 △2024년 188만 4000세대 중 125만 8000세대 △2025년 201만 3000세대 중 140만 세대에 지원되는 데 그쳤다. 매년 예산은 늘고 있으나 증가하는 수급 가구를 완전히 포용하지 못하면서 사각지대는 오히려 고착화되는 모양새다.
◆ 협소한 선정 기준과 주먹구구식 금액 산정이 화근
이처럼 대규모 사각지대가 발생하는 근본적인 원인은 현행 지원 구조의 한계 때문이다. 에너지바우처는 에너지 취약계층을 돕는 제도임에도 불구하고, 일반적인 기초생활보장급여와 달리 소득 기준만으로 대상자를 선별하지 않는다. 대신 수급자 중에서도 노인, 영유아, 장애인, 임산부, 중증질환자 등으로 대상을 까다롭게 한정하고 있어 제도적 허점이 발생하고 있다.
사각지대 방치뿐만 아니라 지원 금액을 결정하는 과정 역시 도마 위에 올랐다. 법에 따라 지급되는 생계급여의 경우 중앙생활보장위원회가 복지부 장관, 각 부처 차관, 민간 전문가 등이 참여해 합리적으로 급여액을 산정한다.
반면 에너지바우처는 한국에너지공단이 관계 부처와 금액을 임의로 산정하고 예산당국과 협의하는 등 주먹구구식 방식으로 운영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 허성무 의원, '에너지급여법' 발의…"법적 기준 명확화해야"
전문가들은 에너지 취약계층의 생존권 보장을 위해 지원 체계의 근본적인 대수술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허성무 의원은 “기후위기로 폭염과 한파가 심해지면서 에너지 취약계층의 냉·난방비 부담이 임계치를 넘고 있다”며 “에너지바우처 역시 다른 기초생활보장급여처럼 법적 근거에 따라 수급 기준을 명확히 하고, 급여액도 전문적이고 합리적인 기준으로 결정해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이에 허 의원은 지난해 2월 '에너지급여법' 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 해당 법안에는 △에너지급여 선정 기준을 기준 중위소득의 30% 이상으로 설정하고 △산업통상자원부가 수급자의 가구 규모·소득인정액·거주 형태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수급품을 정하도록 하는 등의 제도적 장치가 담겼다.
법안이 통과될 경우 그간 복지 사각지대에 놓여 있던 에너지 취약계층의 지원 체계가 한층 두터워질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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