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SK 투자 물꼬…호남 반도체 생태계 확장 본격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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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호남권 반도체 첨단 국가산업단지 조성사업이 설계 단계에 진입하면서 관심이 사업 추진 속도에서 실제 투자 여건과 산업생태계 확장으로 옮겨가고 있다. 정부의 신속한 사업 추진 기조와 전남광주통합특별시의 행정·재정 지원, 기업의 투자 의지가 맞물리면서 서남권 반도체 클러스터 조성도 구체화하는 흐름이다. 

2030년 6월 첫 양산을 목표로 부지와 전력·용수 공급망 구축에 속도를 내는 가운데, 기업이 투자에 나설 수 있는 비용 구조와 안정적인 생산 인프라를 갖추는 일이 산업거점 도약의 핵심 과제로 떠올랐다.

특히 대규모 생산시설 유치를 넘어 소재·부품·장비 기업과 연구개발 거점, 전문인력 양성까지 연결하는 산업생태계 구축이 중요해졌다. 반도체 공장 건설이 지역 내 협력업체 유치와 양질의 일자리 창출로 이어져야 투자 효과를 지역경제 전반으로 확산할 수 있기 때문이다.

◆ 기업 투자 의지에 정부 지원 가세…국가산단 조성 속도

광주특별시는 출범과 함께 반도체산업지원단을 꾸리고 기업별 전담 지원체계를 마련했다. 부지 조성부터 공장 가동까지 기업의 요구를 신속하게 반영하는 원스톱 지원체계를 통해 투자 과정에서 발생하는 행정 부담을 줄이겠다는 구상이다.

지난 7월 29일 광주 군공항 부지 약 250만평이 반도체 국가산단 후보지로 지정된 데 이어, 8월 25일 용수와 9월 1일 전력 공급사업의 예비타당성조사 면제가 국무회의에서 의결됐다. 부지 확보와 핵심 기반시설 구축을 병행할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되면서 사업 추진의 속도도 한층 빨라질 것으로 기대된다.

이재명 대통령도 지난 9월 29일 메가프로젝트 점검회의에서 필요하다면 법규와 지침을 바꿔서라도 반도체 클러스터 조성에 속도를 내라고 주문했다. 정부 차원의 추진 의지가 분명해지면서 관계기관 간 협력과 일정 조율에도 힘이 실리고 있다.

기업의 현장 행보도 이어졌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지난 10월 9일 광주 군공항과 탄약고 이전 예정지를 방문한 뒤 "용인과 전남광주에서 공장을 병행 건설해야 할 수도 있다"며 "최대한 빠른 속도로 건설하겠다"고 밝혔다. 호남권 생산거점 조성에 대한 기업의 관심이 구체적인 현장 점검과 건설 일정 검토로 이어졌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이후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과 강신철 국방부 장관, 홍지선 국토교통부 장관이 잇따라 현장을 찾아 산단 조성과 부지 확보, 기반시설 공급 계획을 점검했다. 정부와 기업, 지자체가 같은 현장에서 사업 일정을 논의하면서 산단 조성을 위한 협력 기반도 강화되고 있다.

◆ 2030년 첫 양산 목표…부지·전력·용수 동시 확보

호남권 반도체 국가산단 조성의 관건은 기업의 투자 일정에 맞춰 생산 기반을 갖추는 데 있다. 통합특별시는 전체 부지 확보를 기다리기보다 우선 활용할 수 있는 탄약고 이전 예정지 등 약 63만평부터 단계적으로 개발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계획대로 진행되면 2027년 인허가와 설계, 일부 부지 조성을 거쳐 2028~2029년 반도체 팹 건설을 진행하고 2029년 1차 팹 완공을 목표로 사업을 구체화할 수 있다. 2030년 6월 첫 양산을 위해서는 부지 공급과 공장 건설뿐 아니라 전력·용수 시설의 준공 시점도 긴밀하게 맞물려야 한다.

홍지선 국토교통부 장관은 지난 15일 광주 군공항 부지를 찾아 "기업의 투자 일정에 맞춰 산단 부지를 유례없는 속도로 조성하고 적기에 제공하는 것이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산단 계획에 기업 수요를 반영해 충분한 부지를 조성하고, 연계 교통망과 정주여건 개선도 함께 추진하겠다는 방침이다.

산단 조성원가와 기반시설 비용 역시 기업의 투자 판단을 좌우할 주요 변수다. 대규모 투자 구상을 실제 생산능력으로 연결하려면 토지 공급 조건을 합리적으로 설계하고, 전력과 용수를 필요한 시점에 안정적으로 공급할 수 있어야 한다. 관계기관의 계획을 구체적인 공사 일정과 공급 시점으로 연결하는 실행력이 중요한 이유다.

◆ 팹 유치 넘어 소부장·인력까지…지역 산업생태계 키운다

반도체 클러스터의 경쟁력은 생산시설의 규모만으로 결정되지 않는다. 소재·부품·장비 기업과 연구개발 기관, 전문인력이 함께 모여 공급망을 형성해야 산업적 파급효과를 키울 수 있다.

광주특별시는 기업의 요구사항을 산단 조성계획에 반영하고, 기업 유치부터 인허가와 기반시설 공급까지 지원을 집중할 계획이다. 반도체산업지원단을 중심으로 투자 과정의 애로를 신속하게 해소하고, 지역 대학과 연계한 전문인력 양성 및 기업 수요에 맞는 인력 공급체계도 주요 과제로 추진한다.

산업단지 주변의 정주여건 개선도 병행한다. 통합특별시는 반도체 클러스터와 연계한 주거·교육·의료·교통 기반을 마련하기 위해 전담 태스크포스(TF)를 구성했다. 기업이 투자하고 인재가 유입되며 가족이 함께 정착할 수 있는 산업도시를 조성해 생산거점의 지속가능성을 높이겠다는 취지다.

민형배 특별시장은 "전력과 용수, 도로와 교통은 물론 주거와 교육, 의료까지 한꺼번에 준비하겠다"며 "기업이 투자하고, 인재가 와서 살며, 가족이 함께 정착할 수 있는 산업도시를 만들겠다"고 밝혔다. 통합특별시는 약 6조원 규모의 통합재정을 기업 지원과 산업 기반 확충에 적극 활용하겠다는 방침이다.

◆ 앰코 추가 투자 지원…통합 행정으로 기업 애로 해소

통합 행정의 효과는 기존 반도체 기업의 추가 투자 지원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앰코는 지난 6월 광주 북구 첨단지구 공장에 1조원 규모의 투자를 발표한 뒤 추가 증설을 추진했다. 그러나 기존 하수처리시설의 처리 용량이 한계에 이르면서 폐수 처리 문제가 새로운 과제로 떠올랐다.

통합특별시는 이를 해결하기 위해 전남 장성군 공공폐수처리장과 연계하는 방안을 마련했다. 장성군과 업무협약을 맺고 인허가부터 시설 공사, 운영까지 협력하기로 하면서 지역 경계를 넘어 기업의 투자 애로를 해소할 기반을 마련했다.

기업의 투자 계획을 실제 증설로 연결하려면 공장 부지뿐 아니라 폐수 처리와 같은 환경 기반시설도 함께 확보해야 한다. 이번 사례는 광주와 전남의 행정·산업 기반을 연계해 기업의 추가 투자 여건을 개선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향후 반도체 클러스터 조성 과정에서도 지역 간 자원과 기반시설을 공동 활용하는 방식이 투자 지원의 효율성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호남권 반도체 국가산단은 이제 부지 조성 계획을 넘어 기업 투자와 생산 기반, 산업생태계를 함께 설계하는 단계로 나아가고 있다. 2030년 첫 양산 목표를 실현하려면 부지와 기반시설의 적기 공급, 기업의 투자 집행, 협력업체와 전문인력 확보가 유기적으로 맞물려야 한다.

전남광주통합특별시는 행정·재정 지원을 바탕으로 기업의 투자 여건을 개선하고, 산단 조성을 지역 산업 전반의 성장으로 연결하는 데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대규모 생산시설 유치를 넘어 소재·부품·장비 생태계와 양질의 일자리까지 확장한다면, 호남은 반도체 산업의 새로운 성장축으로 도약할 기반을 갖추게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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