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알고 보면 LG 트윈스는 김선빈(36, KIA 타이거즈)의 번트에 두 번 당했다.
지난 3일 잠실경기. 김선빈은 4-4 동점이던 9회초 1사 1,3루 찬스서 손주영의 바깥쪽 커터를 1루 쪽으로 툭 밀었다. 밀어치기 장인이 또 밀어친 게 아니라 번트를 1루쪽으로 댔다. 이 타구를 1루수 이영빈이 잡고 1루에 던져 아웃카운트를 올렸다. 3루 주자 김도영이 결승 득점을 올렸다.

LG는 이영빈이 그 타구를 안 잡았으면 파울이 됐을 것이라고 아쉬워했다. 반면 KIA는 이영빈이 의도적으로 타구를 안 잡았다고 해도 번트를 잘 대서 세이프 됐을 것이라고 봤다. 일어나지 않은 일이니 결론을 알 수 없지만, 그 순간 이범호 감독의 세이프티 스퀴즈 번트 지시는 성공했다. 3루 주자 김도영이 발이 빠르니 극단적인 수어사이드 스퀴즈 번트까지 시도할 이유는 없었다.
그런데 지난 12일 3위 결정전서도 김선빈의 번트가 나왔다. 1-1 동점이던 4회말 역시 1사 1,3루 찬스. 김선빈은 임찬규의 바깥쪽 슬라이더에 이번엔 투수 오른쪽으로 번트를 댔다. 김도영은 역시 김선빈이 번트를 댄 이후 홈으로 파고 들었다. 이는 벤치의 작전이 아닌, 기습번트에 의한 득점인 것으로 해석된다.
김선빈의 이 번트안타가 9일 전과 달리 결승타가 되지는 못했다. LG 문정빈이 6회 동점 솔로포를 쳤기 때문. 결국 KIA는 8회말 김도영의 결승 투런포로 또 이겼지만, 승부처서 김선빈의 영리한 플레이가 또 다시 경기를 흔들 수 있다는 걸 확인한 하루였다.
벤치의 작전과 야수의 수행능력이 가장 좋은 팀은 다름 아닌 LG다. 염경엽 감독이 지난 4년간 그렇게 짜임새 있는 팀을 잘 만들었다. KIA는 팀 장타율 1위팀답게 상대적으로 중심타선의 한방 위력으로 경기를 풀어가는 스타일이다.
그러나 KIA도 단기전서 언제나 장타력으로 승부하긴 어렵다. 물론 단기전은 홈런 한 방의 가치가 더 높지만, 그 홈런이 원하는 순간 무조건 터진다는 보장은 전혀 없다. 때문에 1점 짜내기는 꼭 필요하다. 그런 측면에서 3일 경기를 잡은 과정은 엄청난 의미가 있었다. LG에 어쨌든 다른 한가지를 더 신경 쓰게 했기 때문이다. 김선빈은 3일 경기가 우연이 아니라는 것을 12일 경기서 입증했다.
김선빈은 밀어치기 장인이면서 ‘야잘잘’이다. 야구에 대한 기본기, 센스, 임기응변능력, 작전수행능력 모두 갖춘 선수다. 안정적인 수비력 역시 건재하다. 이 선수의 활약이 도나스 트리오와 시너지를 내면 KIA의 플레이오프 진출은 그만큼 수월해질 것이다.

참고로 김선빈은 2년 전 한국시리즈 MVP였다. 17타수 10안타 타율 0.588 2타점 3득점이었다. 단, 2011년 준플레이오프는 14타수 무안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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