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국내 주요 제분업체 6곳이 사료 원료로 쓰이는 밀가루 부산물 가격을 8년 넘게 담합한 혐의로 공정거래위원회(이하 공정위) 심판대에 올랐다. 담합 관련 매출액은 약 1조4000억원으로, 공정위 심사관은 과징금 부과와 함께 법인 및 임직원 고발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공정위는 전날 대한제분(001130)·사조동아원(008040)·사조대림(003960)·삼양사(145990)·CJ제일제당(097950)·한탑(002680) 등 6개사의 밀가루 부산물 가격담합 혐의에 대한 심사보고서를 위원회에 제출하고, 해당 업체들에 송부했다. 심사보고서에는 조사 결과와 심사관의 제재 의견이 담겼으며, 법 위반 여부와 최종 제재 수위는 향후 심의를 거쳐 결정된다.
심사관은 이들 업체가 2017년 4월부터 2025년 10월까지 약 8년6개월간 매월 밀가루 부산물 판매가격을 합의한 것으로 판단했다. 담합은 공정위 조사가 시작된 지난해 10월 종료된 것으로 파악됐다.
담합 대상은 밀가루 제조 과정에서 나오는 소맥피와 등외분이다. 소맥피는 밀 껍질과 일부 전분질이 섞인 부산물로 배합사료에 섬유질을 공급하는 데 사용된다. 등외분은 식용 기준에 미달하는 밀가루로, 사료 원료를 서로 결합하는 용도로 쓰인다. 조사 대상 6개사의 소맥피 시장 점유율은 약 78%에 달한다.
이들 제품은 농협사료와 축협 등 사료 제조업체에 공급된다. 이에 부산물 가격담합이 사료 제조원가를 높이고 축산농가의 생산비 부담으로 이어졌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다만 실제 농가 부담 증가분이나 소비자 피해 규모는 확인되지 않았다.
오행록 공정위 카르텔조사국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담합이 사료 가격에 일부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봤다. 육류 가격에도 간접적인 영향이 있을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번 사건은 지난 5월 발표된 밀가루 가격담합 사건과 별개다. 공정위는 두 사건을 동시에 조사했으나 국민 생활에 미치는 영향과 시급성을 고려해 밀가루 사건을 먼저 처리했다.
조사 대상에도 차이가 있다. 밀가루 담합 사건에 포함됐던 대선제분과 삼화제분은 부산물 담합 혐의가 확인되지 않아 이번 사건에서 제외됐다. 반면 사조대림은 사조동아원에 부산물 판매를 위탁하는 과정에서 담합에 관여한 것으로 조사됐다.
공정위는 부산물 가격이 국제 원맥 가격보다는 수입 소맥피 가격과 더 높은 연관성을 보인다고 설명했다. 구체적인 가격 합의 방식과 주도 업체, 담합 종료 이후 판매가격 변동 여부 등은 공개하지 않았다.
심사관은 이번 행위가 공정거래법상 가격담합에 해당한다고 보고 시정조치와 과징금 부과, 법인 및 임직원 고발을 요청했다. 특히 '매우 중대한 위반행위'로 판단했으며, 당시 기준 해당 행위에 적용되는 과징금 부과기준율은 관련 매출액의 10.5~15%다.
공정위는 업체들의 의견 제출 등 방어권 보장 절차를 마치는 대로 위원회를 열어 법 위반 여부와 과징금 규모, 고발 대상 등을 확정할 계획이다.
Copyright ⓒ 프라임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comment--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댓글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