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갑작스러운 실직이나 질병, 재난 등으로 생계 한계선에 내몰린 취약계층을 위해 경남 의령군이 복지 진입 장벽을 완전히 걷어낸 새로운 긴급 구호 체계를 선보였다.
의령군은 별도의 소득 증빙 서류나 사전 자격 심사 없이 먹거리와 생필품을 즉시 건네고, 이를 계기로 제도권 복지망까지 끌어올리는 신규 복지안전망 사업 '그냥드림'을 본격 운영한다.
지난 9월 한 달간의 시범 운영을 통해 현장 전달 체계를 가다듬은 군은 이달 8일부터 관내 거점인 의령읍사무소와 부림면 동부사회복지관 2곳에 거점을 마련하고 주민 맞이에 들어갔다.
이번 사업의 핵심은 기존 공공 복지제도가 지닌 행정적 한계를 보완한 '선(先)지원 후(後)상담' 원칙에 있다.
현행 긴급복지 지원은 신청주의에 기반해 복잡한 자격 입증과 소득·재산 조회를 거치는 탓에, 당장 하루 끼니와 생필품이 급한 위기가구가 제도 진입 단계에서 발길을 돌리는 복지 사각지대 문제가 꾸준히 제기돼 왔다.
'그냥드림'은 이러한 절차적 문턱을 전면 생략함으로써, 위기 징후가 감지된 주민이 현장에서 간단한 신청서만 작성하면 라면과 통조림, 화장지, 비누 등 1인당 2만원 상당의 필수 먹거리 및 생활용품 3~5종을 즉각 수령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주목할 점은 이 사업이 단순한 일회성 물품 배부에 머물지 않고 능동적인 '위기가구 발굴 창구'로 기능한다는 점이다. 이용자가 처음 방문했을 때는 어떤 심사도 없이 긴급 물품을 건네 심리적 안정과 행정에 대한 신뢰를 형성하는 데 집중한다.
이어 물품이 소진돼 두 번째 방문할 때부터는 자연스럽게 전문 복지상담을 병행하게 된다. 상담 과정에서 만성적 빈곤이나 복합 위기가 확인되면 관할 읍·면 복지전담팀으로 즉각 인계돼 기초생활보장 등 공적 급여 신청, 민간 복지자원 결합, 통합사례관리로 이어지는 단계별 밀착 지원이 가동된다.
즉, 물품 지원이라는 가시적 유인책을 통해 숨어 있는 위기가구를 수면 위로 끌어올리는 셈이다.이러한 신속 구호 체계의 든든한 버팀목은 군이 2019년부터 축적해 온 '나눔냉장고'의 민관협력 자산이다.
지역 내 기업과 단체, 주민들의 자발적인 기부로 운영돼 온 나눔냉장고는 지난해 의령읍과 부림면에서만 연간 1만3000여 회의 이용 실적을 거두며 풀뿌리 나눔 플랫폼으로 확고히 자리 잡았다.
군은 이 성숙한 자원 순환 시스템에 공공 복지행정의 전문성을 덧입혀 정책적 시너지를 극대화했다.
'그냥드림' 창구는 의령읍사무소와 부림면 동부사회복지관에서 매주 수요일부터 금요일까지, 오전 9시부터 낮 12시 사이에 운영된다. 지원은 특정 개인의 상습 의존을 방지하고 형평성을 확보하기 위해 1인당 최대 3회를 원칙으로 정했다.
다만 화재로 보금자리를 잃었거나 급작스러운 실직·중증 질환 등으로 스스로 위기 상황을 벗어나기 어렵다고 판단되는 가구에 대해서는 담당자 심층 검토를 거쳐 예외적으로 추가 지원을 이어갈 방침이다.
오태완 의령군수는 "생사의 갈림길이나 절박한 위기에 처한 이웃에게 가장 절실한 것은 복잡한 서류 작성과 심사 대기 기간이 아니라 당장 건네받을 수 있는 온정의 손길"이라며 "도움의 손길이 간절한 순간 단 한명의 군민도 행정의 높은 문턱 앞에서 좌절하지 않도록, 행정이 먼저 다가가 발굴하고 자립할 때까지 끝까지 살피는 현장 중심 복지를 실현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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